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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도 싸지 말고 방귀도 뀌지 마...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데... 냄새 나잖아... 김치나 된장국도 먹지 마... 외쿡사람들 싫어해..." (누리꾼 '오광')
"G20 기간에는 음식물을 집에서 썩혀주세요. 지금 이게 대한민국이냐?" (@kevinx64)
"쥐20 두 번 했다간 대한민국 국민을 이슬만 먹고사는 요정 만들 기세~!" (@Jeong92)

지난 2일 G20 홍보 포스터에 쥐를 그린 대학 강사에 대해 경찰이 "G20을 방해하려는 음모"라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된 데 이어, 이번엔 서울 서대문구가 G20 서울정상회의 기간 동안 주민들에게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계속되는 정부의 과잉 대응, "쥐20 두 번 했다간..."

서대문구 곳곳에는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서대문구청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오는 10일~12일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고, 10일~11일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누리꾼들과 트위터리안들은 "G20 두 번 했다가는 사람 잡겠네... 벽보에 낙서했다가 구속당할 뻔해... 토론도 못하게 해, 밥도 못해먹어, 누구를 위한 G20이냐...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風雲兒')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와 관련,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냄새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 가동을 멈추고, 음식물 쓰레기 배출 자제 요청을 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배출되는 양이 많으면 처리 시설을 가동해야 하지 않겠냐"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협조 안내문에 나오는 '10일~11일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에 대해 "음식물 수거 위탁업체가 구청의 계획을 잘못 이해하고 넣은 것"이라며 "기사가 나온 이후 해당 안내문을 모두 수거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에는 서강대학교가 오는 6일로 예정되었던 'G20에 맞선 대안경제포럼'에 대해 "정부에서 예민한 사항이고 학교도 거기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금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주최 측이 반발하자 서강대는 'G20에 맞선'이라는 문구를 넣지 말 것을 요구했고, 주최 측은 이를 받아들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아이디가 '님의 침묵'인 누리꾼은 "G20 회의를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건지!! 기껏해야 19개국에서 그것도 지도층 몇이 지켜보고 있겠지... 호들갑 좀 그만 떨어라!!"고 성토했고, '엘피스'는 "지금이 5공이냐? 왜 88올림픽 때처럼 공항 가는 길에 보이는 허름한 집도 다 철거하고 쫒아내지 그냥"이라며 비꼬았다.

트위터리안 '@concert_4u'는 "G20으로 택시 운전사들도 불만, 영화사들도 메가박스 쉬니까 타격, 여행사들은 좀 나을까요? G20으로 조금이라도 득보는 곳은 어디일까요? 갑자기 궁금..."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G마켓 폐쇄하라! 어디 감히 '가카'를 사고 팔아... 건방지게"

G20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이 그려져 있다.
 G20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이 그려져 있다.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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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잉 대응은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G20 홍보물에 쥐를 그려 넣은 대학 강사 박아무개씨의 그림은 누리꾼들로부터 일명 '쥐벽서'로 불리고 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의 '홍벽서'를 패러디한 것이다. <성균관스캔들>에서 '걸오'역을 맡은 유아인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은 붉은 종이, 즉 '홍벽서'를 날린다.    

"쥐벽서(홍벽서) 진짜 예술이다... ㅋㅋㅋㅋ" ('다모아')
"진짜 개그가 따로 없네. ㅋㅋㅋ포스터에 고양이라도 그리면 대통령 암살 목적이라고 하겠네?" ('김우중')
"오늘부로 G마켓 폐쇄해라... 국가원수 모독죄다... 어디 감히 가카를 사고 팔아... 건방지게..." ('카이')

그런가하면 "이제 소녀시대는 어쩌나? G20이라 쥐를 그렸다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소녀시대는 노래 gee에서 수십 번을 외쳤던 것 같은데... 게다가 애송이라는 뜻의 베이베까지."(@latteemiele)라며 소녀시대의 '안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장 소녀시대 구속하라... 대중가요를 통해 국가원수를 모독하려는 불순한 음모가 있다... 쥐~ 쥐~ 쥐~ 쥐~ 쥐~ 쥐~♪" ('피터팬')
"사회비판적 노래, 소녀시대가 부릅니다, '쥐'" (@nimnaaaa)

"이명박 정부의 '듣보잡 수준의 작태'가 국격을 현저히 낮추고 있다"

G20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대응이 오히려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오전 민주노총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G20 대응 활동 탄압을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의 G20 대응 활동 탄압 사례로 서강대 측의 G20 국제민중대회 장소 사용 약속 일방 파기, 파키스탄 여성단체 활동가 칼리크 부슈라 비자 발급 거부, 진보 성향 매체 <레프트21> 배포 중단 통보 등이 그 사례로 제시됐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G20 정상회의와 관련해서 행하고 있는 '듣보잡' 수준의 작태가 국격을 현저히 낮추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희성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포스터에 쥐 그림 하나 그렸다고 영장을 청구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 보면, G20이 허구적이고 소리만 요란하다는 것이 알려질까봐 정부가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태그:#쥐벽서 , #G20, #서대문구 , #음식물쓰레기, #G20 정상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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