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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건강센터 희망세상(대표 박성표)은 31일 경인지역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대규모 건강 검진과 건강권 포럼을 개최했다.
 이주노동자 건강센터 희망세상(대표 박성표)은 31일 경인지역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대규모 건강 검진과 건강권 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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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찾아온 추위도 사라졌다. 가을의 화창한 10월 마지막 날인 31일 많은 사람들이 도심 근교로 나들이 나가고, 어느 유행가가 생각나 센치멘탈 해지기도 하는 날이다. 하지만 10월 마지막 날 인천 부평구 부개초등학교운동장에선 의사와 간호사, 외국이 노동자, 자원봉사자가 뒤엉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를 위한 무료 건강검진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과 건강검진에 나선 '이주노동자 건강센터 희망세상' 회원들이다. 오전 10시부터 무료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전국에서 몰려든 이주노동자들과 이들을 맞이하는 자원봉사자들로 작은 초등학교는 붐볐다.

건강검진에는 인천과 안산, 부천을 비롯한 경인지역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강원도 등지에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주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진료사업을 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건강센터 '희망세상'은 이날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무료건강검진 및 건강포럼을 개최했다. 독감과 신종플루 백신 무료 접종도 진행됐다. 오후 4시부터는 '인권과 건강'이라는 주제로 포럼도 개최됐다. 

희망세상은 이주노동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내·외과, 가정의학, 정형, 피부, 이비인후과 진료와 혈액, 소변, 신체, 방사선, 흉부 촬영 검사 등을 진행했다. 또한 초음파 검사와 내시경 검사도 후속 진료 사업으로 진행한다. 이외에도 약물오남용, 에이즈 예방, 잇솔질 교육 등의 건강권 교육 사업도 이날 진행했다.

이날 무료진료에는 의사와 약사 등을 비롯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등 120여 명을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했다. 또한 '짜짜봉사단'이 의료진과 무료진료를 받기 위해 방문한 이주노동자들에게 무료로 우동과 자장면을 제공했다.

이날 건강사회를위한 치과의사회 소속 의사들은 2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진료했다.
 이날 건강사회를위한 치과의사회 소속 의사들은 2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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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세상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인천 참의료실천단 장정화 단장은 "이미 단체를 통해 200여 명이 진료를 희망했고, 개별적으로 진료를 희망해서 오시는 분들이 있다"면서 "이주노동자들은 3D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정신적·육체적으로 질병을 가지고 있음에도 제때에 진료를 받지 못해 뜻 있는 분들과 무료진료를 계획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장 단장은 "희망세상을 통한 이주노동자를 위한 진료도 진행하지만, 내년에도 무료 진료를 확대할 계획이나, 예산과 장소에서 애를 먹고 있다"면서 "희망세상은 차별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지향한다, 짧은 하루지만 이 안이 이들에게 작은 희망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희망세상은 낯선 이국땅에서 일하는 이주 노동자들이 혼자 아파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뜻으로 의사·한의사·약사·간호사들이 모여, 지난해 개소됐다.

희망세상은 작년 9월 20일 인천 부평 부개동에 개소해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치과·내과·외과·한방 등을 진료하고 있다. 2차 진료가 필요한 환자는 인천의료원과 한림병원 등 이주노동자들이 무료로 진료 받을 수 있는 병원과 연계시켜준다.

각종 검사를 마치고 치과 진료실 앞에서 만난 네팔 출신 버비(34)씨는 시화공단에서 4년째 근무 중이다. 버비씨는 "진료를 받고 싶지만, 말이 잘 안통하고 회사에서 병원가려면 어렵다"면서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버비씨는 이날 시화공단에서 함께 근무하는 네팔 출신 친구들과 함께 왔다. 

멀리 강원도 동해에서 온 중국 출신의 피해옹(40·여)씨는 한방진료 대기실에서 만났다. 핸드폰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에서 일하지 벌써 4년째인 피해옹씨는 진료와 검진을 받기 위해 일요일 오전 7시에 동해에서 출발했다. 무엇보다도 동해라는 작은 도시에서는 언어적 장벽이 커서 병원가기도 힘들어 이날 무료 진료를 받기 위해 멀리 동해에서 왔다고 한다.

주로 3D 업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은 낮선 이국에서 가치관과 문화의 차이, 생활양식의 변화, 언어 장애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격고 있다. 또한 과도한 직무와 거주환경의 불안정성, 저임금 등 으로 인해 정신건강 및 육체건강을 상당히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 보건의료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와서 아픈 경험이 있는 경우가 6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중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1/3 이상이 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은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제때에 진료를 받지 못해 만성 질환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방 치료를 받고 있는 이주노동자. 3D 업종 종사자가 많다보니, 물리치료보다 한방치료를 선호한다고 한다.
 한방 치료를 받고 있는 이주노동자. 3D 업종 종사자가 많다보니, 물리치료보다 한방치료를 선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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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조상 당시 가장 많은 질환은 위·십이지장 궤양 (25.1%)이고, 고혈압(24.9%),알레르기(18.4%), 관절염(12.7%), 당뇨(10.3%)로 나타났으나, 건강보험 가입 현황은 30% 정도로 낮은 실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 행동하는 의사회, 의과팀 우정, 인천시약사회, 참의료실천단,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인천의료원, 평화의료생협, 짜짜봉사단, 주)지레이테크,인천적십자병원,한림병원,한국간호조무사협회인천시회 부평구의사회, 랩지노믹스 검사센터,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경기지회 등이 함께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주노동자 건강센터 희망세상, #희망세상, #이주노동자, #이주노동자 건강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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