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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비가 멈추어 가고 흐르는 시냇물도 맑아 온다.
배를 띄워라, 배를 띄워라.
낚싯대를 둘러메니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흥겨움을 참을 길이 없겠구나.
찌거덩 찌거덩 어야차!
안개가 자욱한 강과 겹겹이 둘러선 묏부리는 누가 그림으로 그려냈는가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고산 윤선도
 
죽성리 명품 나무, 여섯 그루의 나무가 모여 마치 한그루처럼
 
오늘(19일) 새벽 안개 자욱한 죽성리 노거수(해송)가 존재하는 두호(두모포) 마을을 찾았다. 이 노거수는 부산시 지정 기념물 50호이다. 여섯 그루의 나무가 모여서 마치 한 그루의 큰 나무처럼 보이는 노거수로서 수령은 약 250년~300년으로 추정 되는 해송(곰솔)으로, 그 자태가 신묘했다.

이 마을은 고산 윤선도 선생의 유배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드라마 <드림> 촬영 현장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마을이다. 하얀 바다 안개에 싸인 포구는 마치 산수화 속의 풍경을 보는 듯 했다. 기장군은 동쪽에 동해를 끼고 있어 어느 곳이든 아름다운 고장이지만, 두호 마을은 기장군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고장이다.
 
부산시 기장군은 기장읍·장안읍·정관면·철마면·일광면의 2읍 3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쪽으로 동해에, 서쪽으로 경상남도 양산시·금정구에, 남쪽으로 해운대구에, 북쪽으로 울산시·양산시에 접한다. 대표적 산으로 용천산(543m)·달음산(588m)·백운산(520m)·천마산(400m)·철마산(605m) 등이 있다. 
 
한일합작 드라마 <드림> 촬영지 두호 마을. 드라마 <드림>은 소년원 출신 격투기 선수가 역경을 딛고 성공을 향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드림> 촬영 오픈 세트장으로 알려진, 죽성리 해안 언덕의 그림 같이 아름다운 교회의 문은, 그러나 열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는 월전마을·두호마을·원죽마을 등 3개의 부락을 포함하고 있다.  두호 마을은 죽성리 월전마을처럼 주민 수에 비해서 어민 수가 적은 마을에 속하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의 젊은 층이 부산 등 대도시로 나가서 살기 때문. 두모포에는 대개 장어 낱말이 들어간 간판을 달고 있었다.
 

고산 윤선도 선생이 머문 자리, 두호 마을 풍경... 산수화 속 같아
 

두호 마을은 고산 윤선도 선생이 1618년 겨울에 유배되어 7년간 머문 곳이다. 고산 윤선도 선생은 일생동안 20년이란 긴 유배생활로 점철된 생애를 사셨다. 고산 선생은 이곳에서 '견희요', '우휴요'등 시조 6수를 남겼다고 전해진다. 
 
선생은 이곳에서 답답한 유배 생활의 외로움 등을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달랬는데, 특히 '황학대'는 금빛 찬란한 학이 날개를 펴는 모습과 같아, 이태백, 도연명 등 많은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았다는 양자강 하류의 황학루에 비교될 정도라서, 고산 선생이 이름을 '황학대'라고 지었다고 전해온다.
 
황학대는 두호 마을 가운데 동산을 이르는데, 동산에는 30여 그루의 해송들이 자라고 있다. 그리고 고산 선생은 이곳에 살면서 이 마을 사람들을 보살피기도 해서,  마을 사람들은 고산 선생을 의원님으로 불렀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죽성리에는 황학대, 노거수(해송) 외 죽성리 왜성이 있다. 죽성리의 왜성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 구로다 나가마사가 축성한 성이다.1594년(선조 27) 봄에 왜군들은 성을 쌓아 조선을 장기전으로 굴복시키려 하였는데, 죽성리 왜성은 이 때 쌓은 왜성 중의 하나이다.
 

왜성은 죽성마을의 뒤편 해안에 접해있는데, 둘레가 약 960m이고 성벽 높이는 약 4m이며 3단으로 축조되어 있다. 서생포성과 울산의 학성, 증산왜성을 연결하는 요충지 역할을 했다. 성곽의 주요 부분은 남아 있지만 외곽 부분은 밭과 민가에 의해 많은 부분이 점거되어 있다.

 
정말 죽성리 두호 마을은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산수화 속에 들어온 착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이 마을은 기장 미역, 다시마, 멸치 등이 유명하고, 부근의 대변항과 해마다 멸치 축제 등 다양한 먹거리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SBS 드라마 <드림> 촬영 이후,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새벽 하얀 안개 속에 잠긴 바다 풍경이 여름바다의 신비로움을 더해 주었다.
 

 

태그:#죽성리, #기장군, #해송, #윤선도, #두모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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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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