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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무엇을?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우리의 은인 미국 대통령이 오셨다!" 찬송가-조국찬가 가득 찬 광화문거리> 기사를 읽고서다.

 

기독교에서 찬송가는 오직 성삼위 하나님만을 위해 부르는 노래다. 인간을 위해 결코 부를 수 없다. 인간을 위해 부르는 순간 그 찬송가는 우상이 된다. 부른 사람 역시 우상숭배자가 된다. 그런데 바로 그 찬송가를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부른 것이다.

 

오늘 광화문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위해 찬송을 부른 사람 모두 기독교 신자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찬송가를 부르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 기독교 신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하나님만을 위해 불러야 할 찬송가를 사람인 오바마를 위해 불렀다는 것은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백 번 양보하여 미국이 한국을 구해 준 은인이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를 환영할 수 있다. 오바마를 비판하는 것이 자유이듯, 그를 환영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환영 방법 중 하나가 찬송가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하나님만을 위해 불러야 할 찬송가를 사람인 오바마를 위해 부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신격화도 이런 신격화가 없다. 아무리 미국이 대한민국에 은혜를 베풀었다는 생각을 했더라도 이것은 아니다. 주일학교에 다니는 어린아이들에게 물어봐도 찬송가는 하나님을 위해 불러야지 사람을 위해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구약 출애굽기 32장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간지 40일이 지나도록 내려오지 않자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금붙이로 금송아지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이 만든 금송아지를 자신들을 애굽에서 인도해 낸 신이라면서 절을 한다. 쉽게 말해 금송아지를 야훼 하나님이라면서 절한 것이다. 하나님은 나를 잊지 않고 섬겨주는 것을 보고 기뻐하고, 신앙이 갸륵하다고 했을까.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니었다. 이스라엘 백성을 멸절시켜 모세를 통해 새로운 민족을 형성하겠다고 하셨다. 물론 모세의 기도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멸절은 면했지만 3천명 정도가 죽임을 당했다. 하나님을 금송아지로 만든 죄에 대한 심판이었다.

 

오바마는 하나님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자신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결코 하지 않는다. 물론 그를 위해 찬송가를 부른 사람들도 오바마를 하나님으로 생각하면서 부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불렀다. 부르면 안 되는데도 불렀다. 이것이 문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서울광장에서 집회하는 장면을 보면 손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든 모습을 자주 보았다. 목사로서 부끄럽고, 가슴 아프다. 이런 책임은 신자들이 아니라 목사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은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하지만 신에게 돌려야 찬송을 인간에게 돌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오바마는 대한민국의 구세주가 아니다. 미국 이익을 위해 이 나라에 온 것뿐이다.


태그:#오바마, #찬송가, #한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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