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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잘 가꾸어놓은 농원의 개집 지붕위로 늘어진 매화꽃가지는 한 폭의 그림인양 아름답습니다.
 동생이 잘 가꾸어놓은 농원의 개집 지붕위로 늘어진 매화꽃가지는 한 폭의 그림인양 아름답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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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풍경과 푸근한 사연들이 새록새록 피어납니다. 고향집은 언제 찾아가도 푸근하고 정겹습니다. 맨발로 달려 나와 거친 손으로 얼굴을 쓰다듬어 주시었던 어머니, 내 어머니가 계신 곳이 고향입니다.

언제나 당신의 몸 생각은 않고 일만하시던 어머니, 고향마을 돌담 집에는 여전히 어머님이 살고 계셨습니다. 오랜만에 찾아간 고향집 담장너머에서 금방이라도 날 부르는 소리 들려올 것만 같아 개나리 순 삐죽거리는 돌담 가에서 가만히 귀 기울여봅니다.

농원에 해맑게 피어난 봄까치꽃, 이 꽃은 개불알꽃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농원에 해맑게 피어난 봄까치꽃, 이 꽃은 개불알꽃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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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나무의 수형을 바로잡느라 매달아 놓은 고무타이어의 생소한 풍경도 시선을 붙듭니다.
 유자나무의 수형을 바로잡느라 매달아 놓은 고무타이어의 생소한 풍경도 시선을 붙듭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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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잘 가꾸어놓은 농원에는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농원 이곳저곳에는 봄까치꽃이 해맑게 피어나고 매화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개집 지붕 위로 늘어진 매화꽃가지는 한 폭의 그림인 양 아름답습니다.

축사에는 토끼와 염소, 닭들이 한데 모여 삽니다. 그 모습들이 참 진기합니다. 이들이 모여 사는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이 뎅그렁~ 소리를 내며 흔들립니다. 풀 한줌을 뜯어 던져주자 토끼 떼들이 우르르 몰려듭니다. 오물거리는 입모양이 귀엽습니다. 닭들은 물을 먹고 있습니다. 흑염소는 우두커니 바라봅니다.

풀 한줌을 뜯어 던져주자 토끼 떼들이 우르르 몰려듭니다. 오물거리는 입모양이 귀엽습니다.
 풀 한줌을 뜯어 던져주자 토끼 떼들이 우르르 몰려듭니다. 오물거리는 입모양이 귀엽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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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닭
 토끼와 닭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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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으로 들어서자 꼬리를 흔들며 반기던 진돌이는 관심을 끌려는 듯 재롱까지 피워댑니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꼬리를 흔들며 반기던 진돌이는 관심을 끌려는 듯 재롱까지 피워댑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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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용 닭들이 모여 사는 조그마한 닭장입니다. 겨울에 부화한 병아리 세 마리는 제법 자랐습니다. 유자나무의 수형을 바로잡느라 매달아 놓은 고무타이어의 생소한 풍경도 시선을 붙듭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 꼬리를 흔들며 반기던 진돌이는 관심을 끌려는 듯 재롱까지 피워댑니다. 마당가의 소나무와 철쭉 분재는 푸르름이 더해갑니다. 예전에는 낙숫물 떨어지는 처마 밑에 채송화가 피어나곤 했었는데... 아마 올 여름에도 예쁘게 피어나겠지요.

빛바랜 장독대는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어머님 떠나신 뒤로 장 담글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빈항아리는 수년을 그 자리에서 그렇게 허허롭게 버티고 서 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고향집에 가면 고향의 봄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지금은 어릴 때 친구들과 어머님도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고향집은 예나 지금이나 그곳에 있습니다. 나의 고향집은….

어머님 떠나신지 오래이지만 빈항아리는 수년을 그 자리에서 그렇게 허허롭게 버티고 서있습니다.
 어머님 떠나신지 오래이지만 빈항아리는 수년을 그 자리에서 그렇게 허허롭게 버티고 서있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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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기억은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고향집은 예나 지금이나 그곳에 있습니다. 나의 고향집은….
 어릴 적 기억은 추억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고향집은 예나 지금이나 그곳에 있습니다. 나의 고향집은….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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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지난 7일 강진보건소에서 근무하는 동생과 함께 고향집에 다녀왔습니다.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향집, #고향의 봄, #강진 계치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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