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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번이고 만날 수 있다면
범속해지기 쉽지만
이것이 처음이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때
아무렇게나 스치고 지나칠 수 없다

 

법정 스님의 말씀입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만나는 지, 한치 앞도 헤아릴 수 없는 현실에서 너무 가볍게 사람들을 여기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소중한 사람임에도 편하다고 쉽게만 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식구, 친구 그리고 애인.

 

"사실 이성과의 사랑에서 우리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을 사랑할 뿐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우리가 느끼는 행복감이다. 하지만 모든 행복감이 그렇듯이 얼마 후면 그것마저도 시들해진다. 진정한 사랑은 에고가 사라진 사랑이다. 그 때는 오직 상대방만을 염려하고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 마음의 문은 언제나 당신에게 열려있습니다. 당신이 삶에서 무엇을 하던."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이레. 2007)>에 실려있는 말이에요.

 

연애하기 좋은 계절인 봄, 사랑에 관해 깊게 생각해 볼 말이기에 적어봅니다. 이해득실 계산이 당연하고 약삭빠르게 셈을 하는 세태에서 조건없이 열려있는 사랑은 어렵게만 느껴지네요. 그래도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할 거 같네요. 어떤 사랑을 하고 계신가요?

 

순수했던 첫사랑을 돌이켜봅니다. 간직하고 계실 거예요. 그냥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왔고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을. 그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기엔 너무 욕심이 커진 걸까요? 나이가 들어 현실을 알아갈수록 이것저것 따지는 게 늘어가네요. '사랑이 밥 먹여 주냐'는 질문과 함께 매섭게 불어 닥치는 '조건'들에 한없이 마음이 추워지네요. 무엇을 사랑하고 있나요?

 

수천의 생을 반복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난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 입보리 행문

 

옛 경전에도 적혔듯이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사랑할 시간이 주어질 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사랑만 하기에도 모자란 시간, 곁에 있는 사람을 다시 쳐다봅니다. 지금 후회 없이 사랑하고 있나요?

 

별이 아무리 많아도 하나뿐인 태양만큼 밝지 못합니다.
아무리 많은 사랑을 알아도 단 한 사람을 진정으로 아는 것만큼
삶에 기쁨과 의미를 주지 못합니다. - 장영희의 '생일'

 

전남대 철학과 김상봉 교수는 "최고의 욕망은 참된 만남이다"고 얘기를 합니다. 마음 깊이 물어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외롭고 참된 만남을 바랍니다. 사랑이 우리의 삶을 구원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영혼을 구원할 겁니다. 이리도 넓디넓은 세상에서 마주 보며 웃을 참된 사랑, 하고 계신지요? 마지막 말이 아래와 같길 바라며.

 

당신의 사랑을 믿사옵니다. 이것이 내 마지막 말이 되게 하소서. - R. 타고르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www.bookdail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마음속 108마리 코끼리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 연금술사(2013)


태그:#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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