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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가 예산삭감한 모후프로젝트 관련 사업을 화순군이 의회 몰래 예산을 집행, 사업을 추진 의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의회가 예산삭감한 모후프로젝트 관련 사업을 화순군이 의회 몰래 예산을 집행, 사업을 추진 의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 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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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완준 전남 화순군수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모후산생태관광테마파크조성사업(이하 모후프로젝트) 22개 단위사업 중의 하나인 남면 남계~유마간 군도확포장 실시설계의 예산운용 적법성을 놓고 화순군과 군의회가 대립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화순군의회는 21일 제149회 임시회를 열고 16개 실과소로부터 2007년도 주요업무추진실적을 보고받았다. 모후프로젝트는 올해 말을 목표로 현재 타당성조사 및 기본설계용역이 진행 중이며 조사용역을 위해 5억여원의 사업비가 집행됐다.

모후프로젝트는 군정발전기획단(전완준 군수의 공약인 비전1030실현을 위해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된 임시부서) 소관업무보고에서부터 의회의 도마 위에 올랐다.

군정발전기획단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은 남면 남계~유마간 군도확포장 공사와 관련, 집행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예산을 임의대로 집행한 것은 ‘불법예산전용’이라며 감사원의 특별감사를 요청하겠다고 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22일 정형찬 의원은 “모후프로젝트와 비전 1030과 관련, 단돈 1원이라도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사용하면 불법”이라며 “원칙과 투명성에 의해 사업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정 의원은 “남계~유마간 군도확포장 관련, 사업이 확정되지도 않았고 편성된 예산도 없는 군도확포장 관련 실시설계가 어떻게 이뤄졌냐”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화순군은 “전남도에서 내남천기본계획용역이 설계 중인데 도로구간 중 산과 인접한 3곳의 선형을 화순군에서 확정해줘야 기본계획에 반영할 수 있어 부득이 실시설계를 하게 됐으며 하는 김에 (같은 도로선상에 있는) 유천지구 군도확포장 실시설계도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설비 ‘목’으로 책정된 예산에서 공사 입찰을 통해 남은 낙찰차액으로 같은 ‘목’의 사업을 추진했기에 예산전용은 아니고 ‘목변경’이며 위법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문행주 의원은 “남계~유마간 군도의 실시설계는 필요성에 의해 했다고 해도 유천지구군도확포장은 필요성도 제기되지 않았는데 사업을 추진한 것 아니냐”며 “군의회 차원에서 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청구, 예산집행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고 담당자를 문책하자”고 했다.

김실 의장도 “공무원들은 편법을 동원한 교묘한 방법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기술자고 이번  예산집행은 ‘편법’이며 공무원들이 자기신상을 보존하면서 편법을 쓰기위해 관계법을 다 동원했다”고 비난했다.

예산집행의 적법여부를 가리는 과정에서 전완준 군수와 의원들간의 고성이 오가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문행주 의원은 “집행부가 예산을 불법전용한 현장이 의회에 의해 포착됐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전완준 군수는 문 의원을 향해 “‘불법’이나 ‘포착’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문 의원도 “군수가 군의원이 발언하는 도중에 (의회의 동의도 얻지 않고) 마음대로 의사발언을 하는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로 묵과해서는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전완준 군수는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지금이 어느 시대냐”며 재차 “불법이나 포착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며 맞받아쳤다.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정형찬 의원이 정회를 요청했고, 김실 의장은 전완준 군수에게 “의원들이 군수에게 정상적으로 질의하고 의장이 답변을 허락하면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의회와 집행부는 정회시간에도 예산집행의 적법성을 놓고 본회의장 옆에 마련된 대기실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고성을 주고받으며 한동안 실랑이를 벌였다. 이날 소동은 의속개된 회의에서 군수가 “의사발언 절차를 지키지 않아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군수가 당초 일정에 없던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며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처음 문제를 제기한 조유송 의원이 화난 목소리로 발언을 했고 그간의 회의록을 살펴보니 유독 문행주 의원의 발언 중에 과격한 표현이 많아 군민들에게 공포를 주고 있다”고 말해 의원들의 심기를 불편케 했다.

이에 문행주 의원은 신상과 의사진행에 관한 발언을 통해 군수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문 의원은 “군수가 의원의 발언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은 의회가 스스로 의회의 권위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군수가 예정에도 없던 행사에 참석한다는 핑계로 자리를 모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전완준 군수는 이날 오전 청풍면 차리 마을정각 현판식에 다녀온 후 오후 속개된 본회의에 참석했다.

예산집행의 적법성을 따지는 일은 26일 열린 4차 본회의까지 이어졌다. 이날 있은 건설과 소관업무보고에서 문행주 의원은 “집행부가 예산집행이 적법했는지에 대한 답변을 하기보다는 이를 은폐시키려 한다”며 “권위있는 기관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 다시는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남계~유마간 군도 확포장공사는 3차례에 걸쳐 집행부에서 예산을 편성, 의회에 제출했지만 ‘모후프로젝트가 지나치게 확대과장됐기에 타당성조사용역 결과가 나오고 이를 통해 군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에 사업을 추진하라’는 차원에서 의회가 예산을 삭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행부가 예산을 원안철회했고 의회는 집행부가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다시 예산안을 제출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집행부가(의회의 예산승인도 받지않고) 시설비 낙찰차액을  군도확포장 실시설계용역비로 집행, 사업을 추진했다며 납득할만한 이유를 대라고 추궁했다.

사업실행부서인 건설과를 대신해 예산기획부서로서 답변에 나선 양정열 기획감사실장은 “(예산집행을 함에 있어) 하자가 없다고 생각해 집행했다”며 오히려 문 의원에게 “하자가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문행주 의원은 “예산사용지침에 의하면 예산은 같은 ‘목’내에서도 사업의 목적이 같을 때 전용할 수 있도록 돼있다”며 “집행부는 낙찰차액이 발생한 보월도로 개설과 관련, 인근 주민들이 지선연장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더니 여기서 생긴 낙찰차액을 남계~유마지구 군도확포장 실시설계에 사용했다”고 지적,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실 군의회의장은 “이번 예산집행은 의회의 시각으로 보면 ‘불법’일 수 있지만 적법여부를 떠나 ‘편법’으로 감정적인 문제로 불거지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해 더이상 논하는 것을 그만두자”고 했다.

한편 모후프로젝트는 전완준 군수의 고향인 남면의 모후산 일원에 추진되는 사업으로 국비와 지방비 등을 포함해 총 770여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모후산 일원이 화순군의 경계면에 위치해 있고 국도변에서도 20여분을 더 들어가야 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사업대상지의 대부분이 개인소유사유지에서 이뤄져 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남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화순, #전완준 , #모후산, #모후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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