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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학당 업무협정서에 서명하여 교환하는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왼쪽)과 김병민 연변대학교 총장
ⓒ 김영조
오륙십만 재중동포가 사는 조선족 자치주 연변, 그곳엔 2만3000명의 학생이 공부하는 연변대학교가 있다. 연변대학교는 중국 공산당 동북국이 맨 먼저 설립한 대학이다.

특히 연변대학교의 한국언어문학학과는 2001년 중국 교육부의 심사를 통해 9개의 국가급 중점학과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연변대학교는 조선-한국학학원(한국의 단과대학)을 중심으로 언어학연구소, 조선문학연구소, 조선-한국학연구센터, 중조한일(中朝韓日)문화비교연구센터, 민족연구원, 동북아연구원 등이 있고, 중국 내 한국학 연구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연변대학에 세종학당 설립 위한 협약식

▲ 국립국어원과 연변대학교 간의 세종학당 업무협정서를 낭독하는 국립국어원 최용기 국어진흥교육부장(왼쪽 끝)과 연변대학교 김영수 조선-한국학학원원장(오른쪽 끝)
ⓒ 김영조
이런 중국 동북지역 최고의 대학에 국립국어원이 올해 야심차게 시행하는 '세종학당'을 설립하기 위한 협약식이 29일 오전 11시 30분에 국립국어원에서 열렸다. 협약식에서 이상규 국립국어원 원장은 "연변대학교와 손을 잡고 세종학당을 설립함으로써 중국 동북지역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교육하는 전진 기지를 가지게 되었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김병민 연변대학교 총장은 "세종학당의 설립은 연변대학교로는 큰일일 수밖에 없다. 세종학당의 설립으로 우리 연변대학교는 중국 내 한국학의 중심을 더욱 확고하게 다지게 되었다. 이것이 아름다운 나라를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영광이다"라고 화답했다.

이어서 최용기 국립국어원 국어진흥교육부장과 김영수 연변대학교 조선-한국학학원원장이 업무협정서를 낭독했다.

▲ 협약식이 끝나고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에게 연변대학교 김병민 총장이 족자를 선물하고 있다.
ⓒ 김영조
이 협정서에는 중국 연변대학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세종학당의 개설과 지원, 한국어와 중국어, 한국 문화와 중국 문화의 비교 연구,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원에서 개발한 한국어 표준 교육과정과 교육 자료의 보급, 중국 지역 내 한국어 학습 수요에 대한 실태 조사와 연구 등을 두 기관이 협조한다는 내용이었다.

협약식의 정점으로 이상규 원장과 김병민 총장은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주고받았다.이로써 두 기관은 연변에 세종학당을 설립하기 위한 협약식을 마쳤다.

김병민 연변대 총장, 국립국어원 직원 대상 특강

▲ '중국 연변대학교의 한국학 연구와 중한 문화 교류'란 제목으로 특강을 하는 김병민 총장
ⓒ 김영조
이후 식사를 한 뒤 늦은 2시부터는 국립국어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김병민 총장의 '중국 연변대학교의 한국학 연구와 중한 문화 교류'라는 제목의 특강이 있었다.

김 총장은 특강에서 "연변대학교는 중국 내 한국학과 관련 인재의 양성 기지이며, 중국 내 한국학 연구의 핵심 기지이고, 중국 내 한국학 연구를 보여 주는 국제적인 창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변대학교에서 한국학 연구는 학문적 연구이기 이전에 생존 및 생존 방식 그 자체였고, 또한 가장 기본적인 존재 가치였다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이 특강의 결론으로 "우수한 문화는 자국에서뿐 아니라 광범위한 문화 교류를 통해 수용자 국가에서도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한국 문화는 이러한 우수성을 분명히 갖추고 있다. 따라서 연변대학교의 한국학 연구는 중한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여 한국 문화의 문화적 가치를 중국에서의 재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이어서 한류에 대한 견해도 덧붙였다. "수천 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 깊게 뿌리내린 중국인의 한국관은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청소년들만 가지고는 쉽게 바뀔 수가 없다"라며, 한류는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고 차별화된 그리고 사랑이 담긴 방식으로 고쳐 나가야 한다고 훈수를 두었다.

"언어 속에 숨어 있는 문화적인 함의 가르쳐야"
[인터뷰] 김병민 연변대학교 총장

▲ 대담을 하는 연변대학교 김병민 총장
ⓒ김영조
- 연변대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연변대학교는 중국 내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유수의 대학이다. 특히 한국학에 관한 한 최고의 대학일 것이다. 현재 비공식적인 통계에 의하면 근 50여개 정도의 종합대학과 수십 개의 전문대학, 단과대학들에 한국어학과가 설립되어 있는데 이러한 학과들의 교수진 중 85% 정도가 연변대학교 출신들로 집계될 정도이다."

- 조선족들은 한국어와 중국어의 이중 언어를 쓰고 있는데 이것이 삶에 도움을 주고 있는가?
"이중언어의 사용은 특히 중국 주류사회에 뛰어들어 거주국에 공헌함으로써 조선족이 중국에서 살아가는 데 아주 유리한 환경이 되며, 동시에 자기 정체성도 유지할 수 있는 언어생활이다."

- 연변대학교에 세종학당을 설립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나?
"연변대학교는 중국 내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연구하는 중심이다. 이런 대학교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세종학당을 설립하는 것은 지극히 적절한 일이다.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 인재의 양성, 한국어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연변대학 세종학당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중국에 전파하는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언어 교육은 언어만이 아닌 문화와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
"언어 교육은 언어 자체만의 교육이 될 수 없다. 언어 속에는 엄청난 문화를 안고 있으며, 사유, 가치 관념, 지혜, 저력 등을 모두 다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언어 교육에는 언어 속에 숨겨진 문화적 함의가 바탕이 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세종학당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도 같이 교육한다니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 조선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아는데 어떤 문학가를 좋아하나?
"나는 김시습, 박지원, 신채호 등을 좋아한다. 그들은 괴짜지만 양심과 재주를 겸비하고 있으며, 새로운 문화를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도 지니고 있어서 좋다. 또 그들은 하나같이 벼슬길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를 지녔다. 특히 신채호는 민족주의 역사관을 정립하는 데 뛰어난 공을 남겼다."

김병민 총장과의 대담은 일정이 빡빡하여 이동하는 차 안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소탈하고 사람 냄새나는 모습으로 대해 부담이 없었다. 그런 특징이 그를 동북지역 가장 큰 대학교의 총장으로 올려놓은 바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김영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대자보, 문화저널21, 수도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세종학당, #국립국어원, #연변대학교, #김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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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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