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전북 군산은 짬뽕 특화 거리가 따로 있을 정도로 짬뽕으로도 유명합니다. 한국의 중국 음식 대부분이 임오군란 이후 이주해 온 화상(華商)이 퍼뜨린 것처럼 근대 도시 군산에 돈 벌러 온 화교들이 '산둥식 초마면'에 고춧가루와 고추기름을 넣어 '매운 초마면'을 만들었던 게 현재의 짬뽕이 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입니다.

서해안 갯벌에서 나는 바지락 등이 들어간 국물에 듬뿍 들어간 해산물을 만나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이 특징입니다. 짬뽕으로 유명한 군산에서도 맛집으로 소문난 복성루를 한 달 사이에 두 번 찾았습니다.

군산은 일제 강점기 쌀 수탈의 아픈 근대 역사가 깃든 곳이라 여러 번을 찾았지만, 그간 복성루에서 짬뽕은 먹지 않았습니다. 번번이 식당 앞에 줄 선 이들의 대열에 동참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북 군산은 짬뽕 도시입니다. 짬뽕 도시 군산의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전북 군산은 짬뽕 도시입니다. 짬뽕 도시 군산의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 김종신

관련사진보기

 
지난 4월, 직장동료의 제안으로 기다림의 줄에 동참해 드디어 맛을 보았습니다. 월요일 평일인데도 긴 줄은 여전히 있었지만, 이번이 아니면 언제 맛볼까 싶었습니다.

주차장은 따로 없습니다. 골목에 근처 주차장 등에 세워야 합니다. 주차한 벽면 한쪽에 '잡부의 하루(신성호 작)'라는 시가 적혀 있습니다. "천근만근 되는 육신에 붙은 / 눈은 세상의 무게에 힘겨워하고 // ~ 땀의 진액에 젖은 돈을 꼬옥 쥐고 / 작은 행복의 미소를 지으며 집으로 간다 //"

고단한 일용 잡부의 하루가 묻어나옵니다. 시를 읽으며 우리 차례를 기다립니다. 다행히 면 음식이라 회전율이 놓아서인지 다행히 20여 분의 인내만 있으면 되었습니다.
  
전북 군산은 짬뽕 도시입니다. 짬뽕 도시 군산의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전북 군산은 짬뽕 도시입니다. 짬뽕 도시 군산의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 김종신

관련사진보기

 
오래된 역사만큼 복성루는 허름합니다. 식당은 테이블이 몇 개 있는 홀과 한 줄로 앉아 먹는 좁다란 곳을 제외하고 방 2개는 좌식입니다. 겸상하지 않을 수 없는 좁은 곳입니다. 우리는 비닐에 신발을 담아 방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여기는 짬뽕과 물짜장이 유명하지만, 일행은 모두 짬뽕으로 통일했습니다. 앉자, 단무지와 양파, 깍두기 그리고 짬뽕에서 나오는 껍질을 버리는 용도로 커다란 대접 그릇 2개가 깔렸습니다.

앉아서 5분여 지나자 짬뽕이 나옵니다. 붉은빛이 탐스럽게 침샘을 자극합니다. 기다란 돼지고기 아래로 새우 한 마리와 홍합 여럿이 위를 덮습니다. 홍합을 건져 껍질을 벗겨내고 휘힉 저었습니다. 아래 숨어 있던 오징어 등이 보입니다. 붉은빛과 달리 덜 메웠습니다. 불맛이 배어 있습니다. 면은 미리 뽑아 놓은 탓에 약간 퉁퉁 부기가 덜 빠진 맛입니다.

화장실은 식당을 나와 골목으로 이어진 집에 따로 있습니다. 수세식 화장실이지만 비좁습니다.
  
전북 군산은 짬뽕 도시입니다. 짬뽕 도시 군산의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전북 군산은 짬뽕 도시입니다. 짬뽕 도시 군산의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 김종신

관련사진보기

 
5월 15일, 이날은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찾았습니다. 오전 10시부터 문을 연다고 나름 일찍 온다고 온 게 10시 40분. 역시나 이날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나마 일찍 온 까닭인지 15분 정도 기다림 끝에 들어갔습니다.

여든 넷 어머니께서는 매운 짬뽕을 먹기 힘들어하셔서 이번에는 물짜장으로 주문했습니다. 밑반찬은 저번과 같습니다. 잠시 뒤 물짜장은 간짜장처럼 소스가 따로 나왔습니다. 소스는 육류와 해산물 등을 녹말에 졸여낸 유산슬과 비슷합니다. 물짜장은 한국식 중화 요리의 일종으로 알려져있는데, 주로 전북지역에서 먹는다고 하고 걸쭉한 형태의 짜장면을 뜻합니다(국물은 없습니다).
  
전북 군산은 짬뽕 도시입니다. 짬뽕 도시 군산의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전북 군산은 짬뽕 도시입니다. 짬뽕 도시 군산의 복성루는 짬뽕 맛집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 김종신

관련사진보기

 
먼저 소스부터 먼저 한 숟가락 먹었습니다. 걸쭉하면서 달콤합니다. 반숙 계란후라이가 올려진 면 위에 소스를 얹고 저어서 먹습니다. 달짝지근한 맛에 오징어며 전복 등이 씹혀서 좋았습니다. 이가 부실한 어머니께서는 오히려 이에 걸린다며 골라냈습니다. 어머니와 나선 나들잇길이었는데 어머니는 이 음식을 어떻게 추억하고 떠올리실지 궁금합니다.

식사 후 화장실, 역시나 어머니께서는 화장실이 좁아서 힘들었다고 하십니다.

맛은 좋습니다. 다만, 기다리는 손님들도 비가 오나 햇살이 강하나 그대로 밖에서 마냥 기다리게 하는 게 아쉬웠습니다. 맛집이라도 이건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태그:#복성루, #군산맛집, #짬뽕맛집, #군산가볼만한곳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