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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20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세대인 청년들의 어려움을 청년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20대 총선을 맞아 주거, 일자리, 등록금 3가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대 청년들을 만나 그들이 총선을 맞이하는 자세를 들어보았다.

서울시 '청년정책의 재구성 기획연구(2015)'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229만4494명) 중 22.9%(52만3869명)가 주거빈곤에 처해있다. 청년 주거 빈곤 문제는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청년층이 주거 안정에 취약한 이유는 불안정한 일자리와 저임금 구조에 있다. 2012년 기준 서울 청년가구 중 22.7%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임차료, 관리비, 난방비 등 포함한 비용)에 쓰고 있었다. 서울 전체가구의 경우 8.2%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많은 비용을 주거비에 사용한 것이다. 이처럼 청년들은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어야 할 자신의 집조차 구하기 힘든 형편이다.

그럼 이제부터 청년 문제 중 빼놓을 수 없는 주거 문제에 대한 각 당의 청년 주거 정책들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임팩트(IMFACT) 총선 취재팀이 조사한 6개당(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 *민중연합당은 청년 정책 중 주거 정책이 없어 제외함) 모두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쉐어하우스 임대주택(더불어민주당)', '청년희망임대주택(국민의당)', '반값임대 공정 주택(정의당)' 등으로 각 당마다 특색 있는 이름을 붙였지만 정책의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공약 몇 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새누리당은 전국 대학 기숙사의 수용 규모가 전체 학생의 19.4%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해 '대학연합기숙사 확충 정책'을 내놓았다. 연합기숙사는 수도권 중심으로 2개소씩 건립하고, 공공기금, 민간기부금, 국고 등으로 건립비를 확보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아무래도 여러 대학이 많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경기권 대학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정책이라 전국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의당은 세입자 전∙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이사비 공제를 신설할 것으로 계획했다. 이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윌세 세액공제율 15%로 확대, 전∙월세 이사비용 적용)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단순히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는 것에서 나아가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다 많은 청년들에게 경제적 혜택의 폭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지하∙옥탑방∙고시원 탈출을 위한 청년 주거 지원 정책으로 '월세 보증금 안심 대출'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노동당은 청년 생계비 절감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30%를 청년에게 할당하고, 전월세 전환율 상한제를 실시할 것이라 밝혔다. 특히 전월세 전환율 상한제는 임대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시장의 월세화가 전세가 급등으로 인한 저소득 청년층의 윌세 부담과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점에서 저소득층의 주거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또한 이러한 세입자 권리 강화를 위한 주거 정책으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나머지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은 쉐어하우스 임대주택 5만호 공급이나 청년희망임대주택 공급으로 청년 주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정책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 지금부터 주거 문제에 대한 세 명의 대학생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자. 임팩트(IMFACT) 총선 취재팀은 서울 은평구에 거주중인 24살 휴학생 구○○씨와 서울 소재 K대학에 재학 중인 20살 오OO씨, 마지막으로 서울 소재 S여대에 재학 중인 20살 신OO씨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우선 그들이 현재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물어보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 새내기이신 두 분과 달리 구씨는 휴학을 결정하게 되셨는데요. 어떤 이유가 있으셨나요?
구 : "요즘 취업도 어렵고 진로에 대해서 고민이 많아져서 휴학을 결정하게 되었어요. 졸업하기 전 휴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밖에 남지 않아서 이 시기를 활용하기로 했죠. 졸업을 한 상태로 고민에 대한 답을 모색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학교를 계속 다니는 것도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거든요. 동아리 활동이나 사회참여에 관심이 많은데 등록금, 생활비를 충당하면서 병행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지금은 진로 고민과 함께 다음 학기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요."

- 나머지 새내기 두 분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신 : "아무래도 신입생이다 보니 대학교 생활에 적응하며 지내고 있어요."
오 : "저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고, 과제 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 그럼 본격적으로 주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요. 세 분은 지금 어디에 거주하고 계신가요?
구 : "저는 서울 은평구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신 : "원래 살던 곳은 원주예요. 지금은 노원구 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자취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오 : "저도 고향은 원주고, 현재는 서대문구에 위치한 학교에서 약 7분 거리에 있는 자취방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 살고 계신 자취방은 어떤 조건으로 계약하셨나요?
구 : "한국주택공사에서 제공하는 대학교 임대주택에 당첨이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LH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월세를 사는 주변 친구들 말 들어보면 보증금도 많이 드는데 월 50, 60만 원은 기본이라고 하더라고요. 상대적으로 LH의 경우에는 그 정도의 부담은 되지 않아요. 전세금액의 손실이자를 충당해주는 체제여서 한 달에 방세만 13, 14만 원 정도 내는데 거기에 난방비, 수도세 전기세 등등 합치면 25만 원 정도가 드는 것 같아요."

신 : "원룸 4.4평 방으로 보증금 2천만 원에 월세 30만 원이에요. 그리고 여기에 전기세, 수도세, 난방비 등을 합한 '통합관리비'를 10만 원 더 내고 있어요. 이 '통합관리비'는 제가 쓴 만큼 비용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여러 기타 비용들을 통합해서 10만 원만 내는 시스템이에요.

오 : 원룸 약 6평 방으로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40만 원입니다. 수도세만 관리비 1만 5천원 정도  나가고, 가스비나 전기세는 추가로 쓴 만큼 또 내야 합니다."

- 구씨는 서울로 상경한 지 5년차에 접어드셨는데요. 주거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많은 청년들이 주거 문제가 해결된다면 미래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구 : "네. 사실 주거문제도 그렇고 교통비, 통신비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들이 많잖아요. 이런 문제만 해결되면 그 주거비를 마련하기 위해 쓰는 시간과 노력을 자신의 삶과 사회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LH 살기 전에는 보증금이 없고 월 35만 원인 집에 살았었어요. 창문도 없고, 누우면 딱 방이 차는 고시원 같은 곳이었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그 35만 원을 감당하려니까 도저히 다른 것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더라고요.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할 여유가 없었죠. 주거비 문제 해결이 정말 큰 보탬이 될 것 같아요."

- 신씨는 월세 30만 원이면 서울 대학가 치고 좋은 조건이신 것 같은데 처음 계약 조건이 그랬나요?
신 : "아니요. 이것도 집주인과 합의를 본 거예요. 원래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40만 원, 통합관리비 10만 원이었어요. 하지만 합의를 통해 보증금을 1천만 원 늘리고, 월세를 10만 원 줄였죠. 어차피 보증금은 나중에 방을 뺄 때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지만 월세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차라리 보증금을 늘리고, 월세를 아끼자는 생각이었죠."

- 신씨와 오씨는 대학 와서 처음 집을 구하는 거였을 텐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신 : "아무래도 경제적 부담이 컸죠. 보증금에 목돈이 많이 드니까요. 그래도 조건도 마음에 들고 바로 학교 옆이라 편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전용원룸이다 보니 안전하고, 주변 방범이나 치안도 잘 되어 있어 만족합니다."
오 : "집 구하고 짐 옮기는 등의 일보다 월세와 보증금으로 어려움을 느낀 것 같아요. 지금은 산 하나를 넘은 느낌이에요. 집 주변에 골목이 다소 많아서 치안이 걱정 됐었는데 가로등이 많이 설치돼 있어 그 부분에 있어선 안심하고 있어요."
20대가 바라보는 20대 총선 - 각 정당 별 청년 주거 관련 공약 모음
▲ 카드뉴스01 20대가 바라보는 20대 총선 - 각 정당 별 청년 주거 관련 공약 모음
ⓒ 신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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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바라보는 20대 총선 - 각 정당 별 청년 주거 관련 공약 모음
▲ 카드뉴스02 20대가 바라보는 20대 총선 - 각 정당 별 청년 주거 관련 공약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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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바라보는 20대 총선 - 각 정당 별 청년 주거 관련 공약 모음
▲ 카드뉴스03 20대가 바라보는 20대 총선 - 각 정당 별 청년 주거 관련 공약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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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당의 청년 주거 정책을 읽어 봐주시고, 마음에 드는 정책을 하나 뽑아주세요. 그리고 그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신 : "저는 더불어민주당의 '쉐어하우스 임대주택 5만호 공급 정책'이 마음에 듭니다. 제가 집을 구할 때, 부동산 아저씨께서 쉐어하우스는 보증금이 약 200만 원 정도로 굉장히 저렴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증금에 드는 목돈이 부담이 되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 보증금이 이처럼 저렴하다면 학생들 입장으로선 부담을 많이 덜게 될 것 같습니다.

쉐어하우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나는 한 자녀 가정의 남는 방을 집을 구하는 학생들에게 내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파트 같은 집 자체를 다수의 학생들이 주방, 화장실 등을 함께 공유하게 하여 같이 살게 하는 형태입니다. 정리하자면 쉐어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이 저렴한 것과 안정적이라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 "저는 새누리당의 대학연합기숙사(여러 대학 학생 공동 사용 가능 기숙사) 확충 정책이나 더불어민주당의 쉐어하우스 임대주택 5만호 공급 정책은 개인적으로 원치 않아요. 왜냐하면 연합기숙사나 쉐어하우스는 다른 학생들과 같이 살아야 하는데 자취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기숙사에 떨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혼자 편하게 사려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만약 연합기숙사나 쉐어하우스에 살게 되면 아무래도 다른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니 불편하고, 특히 연합기숙사는 수도권 중심으로 2개소씩 건립하게 되면 학교에서 멀 수도 있고요.

그래서 경제적 부담만 덜어주는 임대주택 확대 정책(국민의당: 청년희망임대주택 공급 정책, 새누리당: 1~2인 가구 대상 임대주택 공급 확대, 녹색당: 공공임대주택의 지역 균형적 공급, 정의당: 반값임대 공정주택 건설, 노동당: 공공임대주택 30% 청년 할당, *더불어민주당: 청년용 쉐어하우스 5만호 공급을 제외한 공공임대주택 정책으로는 향후 10년 동안의 장기공공임대주택 85만호 공급 정책이 존재)이 맘에 들지, 연합기숙사나 쉐어하우스 확충 정책이 마음에 들지는 않아요."

이렇게 주거 문제로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결과, 그들 모두 나름의 기준을 갖고 정책을 평가하고 있었다. 누구는 뚜렷하게 마음에 드는 정책이 없었고, 누구는 경제적 비용, 편리성을 기준으로 정책을 판단했다.

총선 정국에서 청년층의 존재감은 고령층에 비해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가 큰 원인이지만 세대별 투표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음도 크다. 그만큼 고령층이 사회의 '과대대표'가 되는 기형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각 정당들은 청년 공약보다 고령층 공약에 신경 쓸 수밖에 없고, 그 구체성과 실현가능성도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청년층은 자신들의 기준으로 정책과 정치인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소중한 한 표로 자신들의 의사를 적극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 당연한 권리가 있다.

청년층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외치고, 선거 때 소중한 자신의 투표의 권리를 행사한다면 아마 청년의 대표성과 그들의 삶의 만족도 또한 높아지지 않을까? 20대 청년들 모두 이번 20대 총선에서 자신의 능력과 권리를 마음껏 발휘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임팩트(IMFACT) 총선 취재- 주거편을 마무리한다.

연합언론동아리 IMFACT 프로젝트 취재팀
인터뷰- 세종대 15 김문경, 한국외대 16 김민구, 이화여대 16 최유리
기사- 세종대 15 김문경



태그:#총선, #청년 주거 , #20대 총선 ,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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