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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국은 무능한 보수정권을 맥없이 쳐다만 볼 수밖에 없는 참담함을 진보세력에게 주고 있다. 낙관은 온데간데없고 화병에 걸린 얼굴만이 마주하고 있다. 비관적이라는 것은 전망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진보세력이 갖고 있는 현실을 판단하는 잣대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진보지식인들은 계급배반투표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만큼 세상물정을 모르는 용어도 없다. 계급을 정확히 인식하면 그건 선진엘리트이지 어떻게 대중이라 할 수 있는가. 대중은 눈에 보이는 만큼 인식한다. 그래서 본질적인 인식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대중인 것이다.  영화 <국제시장>을 둘러싼 논쟁에서 이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대중이 정치세력을 판단할 때 제일의 준거로 삼는 것은 자신들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이다. 직접적인 관련성의 긴밀도는 경제적 이해를 매개로 형성되며 이러한 의식은 서민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실현하는 것으로 발전된다. 그들은 비로소 정치의 주체로서 자신들을 자각하고 낮은 차원이든 높은 차원이든 자신들의 처지에 맞게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

대중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즉 평평하다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자신의 생활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는 정치는 모두 헛것으로 판단한다. '남의 편' 정치 즉 엘리트정치라는 것이다. 그러한 정치에서는 보수가 항상 승리하게 되는 것은 정치학의 기본정설이다.

진보에겐 대중 살려내는 활동이 중시돼야

그래서 진보는 자신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정말 아래로 갈 뿐만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집단으로 대중을 살려내는 활동이 가장 중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태까지 진보는 그런 활동을 조금 하다가도 자신들의 엘리트적인 명제를 실천하려고 계획을 잡으면 그냥 대중을 대상화해버리고 활동현장에서 떠나버렸다. 민주노동당에서 실천되기 시작한 민생정치는 진보정파들의 이념중심활동에 밀려 초라한 모습으로 바뀌어버렸다.

현 시기의 삶의 현장에서 표현되는 서민의 고통은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문제, 재벌중심 산업정책으로 인한 갑을문제와 재벌의 문어발식 경영형태, 주거용 및 상인 세입자 문제, 비정규직 과다문제 등이다.

우리사회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눌 때 희망적인 내일을 바라보고 가는 사람을 진보라 생각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만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주로 한다. 중하층과 하상층의 경우는 요동이 굉장히 크다. 구관 즉 집권당이 혁신의 빨강색 잠바만 입고 나오면, 안심을 해버린다.

70~80년대에 있었던, 진보전쟁이라는 사고는 대중이 더 나아질 것을 기대할 것이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지,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을 기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이러한 대중의 보수적인 심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집권하려면 민생정치실현 위한 전면 개혁 필요

내가 시청에 자주 나가지 않는데, 1만 명 나오면, 뭐하고 10만 명 나오면 뭘 할 것인지 생각 없이 숫자놀이만 하고 있다. 자꾸 싸움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진보승리는 어렵다.  

중하 하상층을 합하면 모두 1000만이다. 이들을 이해하면 권력은 넘어온다. 이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 정권을 찾아올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벽을 치고 나눠먹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새누리당이 하는 것은 말릴 힘이 없고 집권하려면 민생정치실현을 위한 전면적인 개혁이 있어야한다.

개혁론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기구를 통해서 당을 바꾸어나가는 수단이 필요한데, 수단에 대한 논의는 전혀 진행하지 않는다. 그냥 탁상공론이라는 것이다. 막연히 '현장이 답'이라는 것은 모택동이 정치공작을 위해 하방을 명령하던 것과 똑같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광장에 나가기만 좋아하는 활동가들과 지지자들에게 특정한 정치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을 따라 활동을 하면 대중들이 진보활동가들을 좋아하고 그에 따라 활동가들도 대중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게 되는 윈윈의 정치활동방식이다. 그것이 진정한 민생정치활동이다. 그로 인해 활동가들의 자질이 더 좋아지더라, 혹은 패거리 정파정치가 더 줄어들더라... 등의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논쟁을 안 하면, 끝없는 소모적인 논쟁만 하고 끝나버린다.

세종대왕은 집현전을 만들어 보수적인 대신들을 이기고 한글창제 등 진보적인 정책을 실현하였다. 마음에 드는 사람들끼리 정당을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다음 집권플랜을 만들자고 큰소리만 칠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민생정치 실행부서를 범진보진영의 근본으로 삼겠다는 선언이 시급한 때다.

덧붙이는 글 | 이선근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 대표



태그:#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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