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부세종청사 1단계를 청소하는 용역노동자들은 3년째 임금이 동결이다. 기본급 116만 원을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째 동일하게 받고 있다. 매년 물가도 오르고 최저임금도 오르는데 유독 정부세종청사 비정규직 노동자들 임금만 제자리인 것이다.

그 이유는 청사관리소가 매년 임금을 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2년에 용역을 설계하고 3년짜리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여전히 3년전 인건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년 인건비를 조정할 수 있다.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조정이 가능하다. 그 법에 따르면 입찰일을 기준일로 하여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산출된 품목조정률과 지수조정률이 100분의 3 이상 증감된 때는 계약금액의 조정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매년 물가와 인건비가 3% 이상 오르면 국가가 계약한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법적 근거가 있음에도 3년 동안 한 번도 인건비를 조정하지 않았다.

정부세종청사 인건비 차별철폐 비정규직 결의대회에서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동일노동 동일임금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3년째 임금동결 인건비를 인상하라 정부세종청사 인건비 차별철폐 비정규직 결의대회에서 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동일노동 동일임금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민재

관련사진보기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과 용역회사는 협의를 거쳐 2014년에 계약금액조정을 요구했다. 조달청을 거쳐 안행부를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과정만 해도 7개월이 걸렸다. 그리고 3월에만 해도 청사관리소에서는 용역계약을 이미 해버렸기 때문에 인건비 조정이 어렵다고 통보했었다.

그동안 수차례 공문발송, 서명운동, 면담요청, 국회의원 면담요청, 기자회견 등을 하고 나서야 겨우 기획재정부에 예비비 신청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는 기다려달라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인건비 차별철폐 비정규직 결의대회에서 우의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 인건비 차별 철폐하라 정부세종청사 인건비 차별철폐 비정규직 결의대회에서 우의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장이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 김민재

관련사진보기


7개월을 기다린 청소용역노동자들은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 행동하기 시작했다. 오늘(3일)부터 매주 중식집회를 하기로 했고, 이후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이면 빗자루를 집어던지고 더 강력한 투쟁을 하기로 결의하였다.

문제는 3년동안 인건비가 동결된 것도 억울하고 화가 나는데 1단계, 2단계 같은 청사를 청소하는 용역노동자 간의 임금차별이다. 1단계와 2단계는 청사건물을 짓고 입주한 순서에 따라 부르는 것인데 1단계는 1동 국무조정실에서 6동 환경부가 입주해 있고 2012년도부터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2단계는 9동 국가보훈처에서 15동 문화체육관광부가 입주해 있고 2013년부터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설계하고 계약을 한 시점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청사에서 같은 청소업무를 담당하는 용역노동자간에 인건비 차별이 존재한다.

원가상으로는 6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실수령액은 많을 때는 10만 원 이상이 나기도 한다. 3년 동안 임금동결도 이해가 안 되는데 같은 일을 하는데 인건비가 다른 차별은 더욱 기가 막힐 뿐이다. 이러한 비정규직 차별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자행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청소용역노동자들이 1, 2단계 인건비 차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하라 정부세종청사 청소용역노동자들이 1, 2단계 인건비 차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 김민재

관련사진보기


7월 3일 비가 내릴 듯 구름이 잔뜩 낀 날씨에 정부세종청사 1단계 청소용역노동자들은 점심도 굶고 거리에 모였다. 바닥에 앉아서 김밥으로 끼니를 대충 떼우고 중식집회를 하기 위해서 이다. 대회사를 시작으로 같은 비정규직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연대사로 집회 열기는 뜨거웠다. 경과보고, 구호외치기 등 여느 집회와 다르지 않는 집회였다.하지만 봉정선 세종지회장의 현장투쟁 발언은 듣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정부세종청사를 청소하는 봉정선 세종지회장이 현장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봉정선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세종지회장 정부세종청사를 청소하는 봉정선 세종지회장이 현장투쟁발언을 하고 있다.
ⓒ 김민재

관련사진보기


"우리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버스노선도 제대로 없을때부터 정부세종청사에 새벽같이 나와 청사 곳곳을 깨끗히 청소한 것이 죄입니까? 3년 동안 116만원 기본급 똑같이 받아가면서도 계속 참은 것이 죄입니까? 아니면 1단계, 2단계 같은 청사 청소하는데 적은 인건비 받는 우리가 죄입니까? 지은 죄도 없는데 왜 우리는 사람 취급도 안해주나요. 기획재정부에 면담하러 가도 시간없다고 공무원들은 회피하고 인건비 인상하라고 7개월동안 말했는데 계속 기다리라는 답변 이건 우리를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닌가요?"

결의대회 마지막 순서로 노동조합 임원들과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투쟁결의문을 낭독하는 청소용역노동자들 결의대회 마지막 순서로 노동조합 임원들과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김민재

관련사진보기


3년동안 똑같은 임금, 그리고 동일 업무에 인건비 차별, 청사내 용역직원들인데도 면담조차 거부 당하는 것이 바로 이 나라 비정규직의 현실이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차별이 철폐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차별을 용인하고 부추기는 모습이 될 것이다. 청소용역노동자는 더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청소용역노동자들이 빗자루를 던지고 청소업무를 중단하기 전에 정부가 답을 내야 한다. 청사관리소와 기획재정부는 이 문제에 즉각 해결책을 가져와야 한다.


태그:#정부세종청사, #공공비정규직, #인건비, #비정규직, #차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