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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첫 지도부 선출은 '참여경선'이 돼야 합니다.

 

통합신당 창당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갖은 우여곡절과 난관을 뚫고 마침내 야권통합 열차에 몸을 싣게 된 당원들의 가슴 속엔 기대와 설렘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출발을 목전에 두고 통합열차의 발목을 잡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통합열차를 '특권석'과 '국민석'으로 나누는 것도 모자라 대부분을 '특권석'으로 채우자고 요구합니다. 이른바 '당원 중심 경선'으로 통합신당 지도부를 뽑자는 주장이 그것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민주당 단독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며 통합신당 출범에 반대하던 구태세력이 이번엔 '당원 주권'이라는 미명 아래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당원 중심 경선'으로 통합신당 지도부를 뽑자는 주장은 한마디로 통합의 근본취지를 망각하고 신당의 대중적 기반을 스스로 좁히는 무책임한 발상입니다.

 

야권통합을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이 통합신당의 당원으로 새롭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을 가로막고, 민주당의 수적 우위를 내세워 어떻게든 당권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공천 기득권만 지키면 된다는 정략적 사고이기 때문입니다.

 

통합신당이 '이름만 바꾼 민주당'이라면 야권통합은 의미가 없습니다. 인물과 노선의 진보적 혁신은 물론, 당원의 규모와 구성에서 '보다 크고, 보다 젊은 새로운 정당'으로 발전해야 통합의 의미가 살고 신당의 가치가 빛날 수 있습니다.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새 지도부를 뽑자는 것은 '당원 주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당원, 더 젊어진 당원'의 참여 속에 통합신당을 출범시키자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도부 경선방식을 '대의원・당원 20%와 국민선거인단 80%'로 하자는 '혁신과 통합'측의 요구도 지나친 주장입니다. 통합신당의 첫 지도부 경선에 참여할 국민선거인단 모집은 무엇보다 더 많은 시민들을 통합신당의 당원으로 동참시키는 과정이 돼야 합니다. '공직후보뿐만 아니라 정당지도부도 완전국민경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견 혁신적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본질적으론 정당의 존립근거를 스스로 부인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혁신과 통합'측이 강조하는 '온라인 시민당원' 역시 통합신당에 소속감을 갖는 '당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합당을 통해 승계되는 민주당 진성당원과 선거인단 신청을 통해 새로 입당할 시민당원들의 당직 선출권에 차별을 두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경계심과 피해의식에서 나온 과도한 요구입니다. 민주당 통합협상위원회가 다수의 의견으로 제시한 '양측 동수의 대의원 20%와 민주당 진성당원을 포함한 국민선거인단 80%'로 경선을 치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입니다. 물론, 대의원과 당원・국민선거인단 사이의 비율을 조정하는 것은 기본원칙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제시한 혁신방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통합을 포기하겠다는 문재인 상임대표의 발언 역시 국민의 기대와 어긋나는 성급한 태도입니다. 대다수 민주당원들은 통합신당 건설을 민주당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상대적 소수인 '혁신과 통합'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민주당의 역동성과 건강함을 믿고 인내와 아량을 발휘할 때입니다.

 

박지원 의원께도 말씀드립니다.

 

문성근 대표의 서한에 대한 의원님의 답신에서 국민들이 느낀 것은 한마디로 '오만'입니다. '내가 모르면 민주당도 모르는 것이고,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민주당도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는 식의 '제왕적' 발상에 기가 차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문성근 대표가 말한 경선방식이 "금시초문"이라는 의원님의 주장이 진실인가에 대해선 이인영 최고위원이 이미 사실관계를 밝힌 바 있기에 따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수많은 당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박 의원께서 마치 통합신당 건설을 심판하는 감리사인 양 행세하는 모습이 당원과 국민들의 눈에 얼마나 낡은 리더십으로 비치고 있는지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건강보험 통합에 반대해왔던 김종대씨에게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직을 맡긴 MB식 인사가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것처럼, 통합추진의 발목을 잡아온 구시대・기득권 세력이 지도부를 맡은 통합신당은 국민의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민주당 상임고문이며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입니다


태그:#통합신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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