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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적이고 이기적인 교육의 현실을 되짚어보며 교육과 환경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강조한다. 신자유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전 세계적 추세로 인해 우리는 자연과 순응할 수 없는 관계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세계적으로 남성 정자 수는 1938년 이래 50%나 줄었고, 엄마의 모유는 치명적 유독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유럽 숲의 약 80%는 산성비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치명적인 현실에도 우리는 맹목적인 성장논리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무시해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 간의 표면적이고 효율성만을 따지는 교육혁명을 비판하고 보다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교육의 변화를 역설한다.

 

저자는 "점점 전문화하는 교육과정과 인간 조건에 관한 큰 질문을 하는 능력 사이"에 커다란 갭이 존재한다고 보았으며 결국 인간 조건인 '사랑, 지성, 지혜, 미덕, 책임감, 가치, 양식'에 관한 질문이 그 출발점이라고 보았다.

 

효율성만을 따지는 기존의 교육체제와 교육과정을 새롭게 재편하여 참된 인간의 가치와 생명의 가치, 지구 환경과 더불어 순응하는 교육혁명을 저자는 '바이오필리아 혁명'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우리 젊은이 몇이 북부 주에 있는 대학들에 다닌 적이 있소. 그들은 당신네 과학을 배웠지요. 하지만 우리 곁으로 돌아온 뒤 보니, 그들은 달리기도 못하고, 숲에서 살아가는 법이라고는 전혀 아는 게 없었소. 사냥꾼으로도, 전사로도, 조언자로도 맞지 않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소."

 

1744년 북아메리카 원주민 6부족 연합의 추장들이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라는 제안을 받고 한 말이라고 한다. 우리가 얼마나 무지몽매하며 애써 진실에 눈을 가리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해 주는 대목이다. 

 

저자는 교육에 관한 문제에 앞어 교육이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교육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교육의 위험성과 문제를 살펴본다. 또한 교육혁명에서 꼭 생각해야할 첫 번째 원칙들-사랑, 지능, 물과 석유, 덕, 숲과 나무, 정치, 경제-을 강조하며 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는 바이오필리아 혁명의 지침을 마련한다.

 

교육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저자는 "역사적으로 프랜시스 베이컨이 주장한 지식과 힘의 통합은 그토록 많은 해악을 끼쳐온 현대의 정부, 기업, 지식 사이의 동맹을 예고했다. 식자층과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결별은 창조성, 유머, 전체성을 다루는 정신보다 분석적 정신의 우위를 예고했다. 르네 데카르트의 인식론에서는 자아와 대상을 근본적으로 가르는 태도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세 가지가 합쳐져서 현대 교육의 토대를 이루었다"(본문 27)고 주장한다.

 

이러한 태도가 인간생존 뿐만 아니라 지구적 위기의 원인임을 지적하며 새로운 교육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장한다. 그는 모든 교육은 환경교육이며 원칙은 파이데이아라고 말한다. 교육의 목표는 어떤 과목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정통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또 지식에는 그것이 세상에서 올바로 쓰이는지 지켜볼 책임이 따르고 우리는 지식이 사람과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때까지는 무언가를 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육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은 성실함과 배려, 사려깊음의 역할 모델이 될 교육자와 관리자, 모든 운영 활동에서 전면적으로 철저하게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학습방식에 있어 '현실세계'와 단절된 기존의 학습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하녹 미묘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라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에서 인상깊은 것은 성실함과 배려, 사려깊음을 강조한 대목이었다. 수많은 교육학자들의 넘쳐나는 교육이론과 교육개혁 속에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살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는 저자의 인간애가 느껴졌다. 동양의 교육철학자 묵자의 '겸애사상'과 하워드 진 선생님의 '친절함과 배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나와 자연은 하나이며 '물아일체'의 사상이 교육의 근본이었던 과거 동양의 철학과 교육사상이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논리에 의해 무참히 짓밟혀 경쟁과 성장, 파괴의 논리에 인간과 환경 모두 설 곳을 잃은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교육의 위험은 무엇일까?

 

학교교육은 학생들에게 자 신이 누구인가를 알기 전에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를 걱정하게 만들며 학생들은 도덕적으로 메마르고 생명을 경시하게 될 것이다. 이런 학교교육은 문화쇠퇴의 공범이고 인간성 상실과 지구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러한 쇠퇴를 역전시키고 인간성을 회복하며 지구 위기를 극복하는 것 또한 교육제도임에 틀림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일까?

 

작가는 종과 환경을 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 우리는 사랑하고 때로는 싸우게도 하는 바로 그 감정을 경험적 지식에 통합한 더 폭넓은 과학 개념과 더 포관적인 합리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둘째, 인간의 자연지배가 선하며, 경제성장이 자연스러우며, 중요성에 상관없이 모든 지식이 똑같이 귀중하며, 물직적 진보가 우리의 권리라고 말하는 교과과정에 숨겨진 오만에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레오폴드는 생태교육이 우리의 '지적 강조점, 헌신하는 것, 애정의 대상, 신념'을 바꾸는 것을 지행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교육학의 낡은 가정들, 학과 중심의 교과과정이라는 구속복, 더 나아가 교실과 학교 건물 안에 틀어박힌 교육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교육의 위험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설픈 교육논리가 아닌 인간 조건에 관한 큰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할 것이다. 필자는 근본적인 인간 조건에 관한 질문에 대답으로 사랑, 지성, 지혜, 미덕, 책임감, 가치, 양식을 꼽고 있으며 이들이 교육의 뿌리가 될 때 진정한 바이오필리아 교육혁명이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 것을 구하기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다. 진정으로 지구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주와 만물이 하나되는 생명력이 충만한 인간이 되기 위한 근본적인 교육은 사랑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저자는 바이오필리아 혁명을 위한 방향으로 몇 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아이들에게 바이오필리아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유년기의 회복, 우리가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경험할 수 잇는 장소감의 회복, 출세 잠재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기존의 교육을 생태학과 열역학 법칙에 통제되는 세계를 맞는 바이오필리아 교육으로 바꾸는 것, 편견을 넘어서 우리 자신과 다르고 선척적으로 악하지 않은 모든 것을 존중하는 동물과의 새로운 계약, 생명중심주의가 국지적 규모에서 번성하도록 할 바이오필리아의 경제, 진정한 건강, 아름다움, 자기 터전의 생태적 안정성에 기여하는 것들을 포함하는 애국심이 필요하다.

 

우리가 바로 지구입니다

 

작가는 우리가 곧 지구이며 선천적으로 지구를 사랑하고 생명을 애호하는 천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직시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는 교육의 힘이 필요하다. 영어 교육(education)의 어원은 '이끌어내다'라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는 교육을 통해 생명을 존중하고 환경을 사랑하며 지구와 공존하는 근본적인 인간을 육성해야 할 것이다. 교육의 과제는 데이브 포이먼이 말한 것처럼 '이 눈부시고 풍부하고 활기에 찬 행성을 사랑하게끔 우리의 영혼을 일깨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작가는 근본적인 교육의 문제를 다루면서 생명과 사랑, 경외와 환경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대학입시의 평준화, 수준별 학습, 저소득층 자녀 교육 등 교육의 표면적인 측면을 겉핥기 식으로 개선하며 근본적인 인간의 내면의 소리를 무시했던 우리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는 그의 교육혁명은 국가나 체제가 아닌 나 스스로 시작해야할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개혁인 것이다.


학교를 잃은 사회 사회를 잊은 교육

데이비드 오어 지음, 이한음 옮김, 현실문화(2009)


태그:#학교, #교육,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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