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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토요일 오후, 호주 시드니 칼링포드라는 동네에서 모처럼 한인들의 행복한 노래와 정겨운 웃음소리가 넘쳐났습니다.

호주에 살고 있는 통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름 하여 호주 통사모의 모임이 시작된 지 2년이 되는 날을 축하하는 작은 공연이 열린 자리였지요. 이날 공연에는 가족 단위의 출연 팀과 7080 문화를 경험한 장년층이 많아 분위기를 더욱 화기애애하게 만들었습니다.

통기타의 매력은 나이와 성별과 직업에 상관없이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데 있습니다.
▲ 호주 통사모 창립 2주년 기념 공연 통기타의 매력은 나이와 성별과 직업에 상관없이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데 있습니다.
ⓒ 신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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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에 창립된 호주 통사모는 많은 한인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 현재 570명이 넘는 온라인 회원 수를 기록하며 호주의 수많은 한인 동호회들 중에서 가장 큰 규모와 내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많은 온라인 동호회에서 회원수가 570명이라면 그리 규모가 크다 할 수 없지만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한인 수를 감안하면 굉장히 큰 규모라 할만 하지요. 이런 규모에 맞게 지난해 10월 31일에는 '시월의 마지막 밤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첫 정기 공연을 열어 많은 한인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무사히 행사를 마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프로도 아닌 순수 아마추어 통기타 동호회와 콘서트에 시드니의 많은 한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실 이민을 동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타국살이가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 생활 기반을 잡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야 하고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사람들일지라도 대부분 한국적인 문화와 정서에 대한 욕구를 채우기가 힘들어 무미건조한 생활의 반복을 느끼며 살지요. 그나마 그런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해소할 수 있는 곳이 종교 커뮤니티 이지만 종교라는 특성이 있으니 가장 일반적인 대중 문화에 대한 욕구까지는 충족해주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가끔 한인들을 위해 열리는 문화 공연은 대부분 종교적인 색깔을 띠거나 성악을 포함한
클래식 공연이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7080 문화를 대표하는 통기타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갖고 있는 이민 1세대와 1.5세대에게 호주 통사모는 대중 음악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한인 이민자로서는 처음으로 아마추어로 구성된 호주 통사모의 대중 가요 공연
▲ 호주 통사모 제1회 정기 공연 (2009년 10월) 한인 이민자로서는 처음으로 아마추어로 구성된 호주 통사모의 대중 가요 공연
ⓒ 신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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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통사모의 소개글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호주 통사모에 잠시 머물다 가는 이들에게는 그저 통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지나지 않지만 주인 의식을 가지고 함께 하는 이들에게는 통기타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사랑하는 모임"

그것이 '통사모'라는 말의 진정한 뜻일 것입니다. 흔히 노래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악하지 않고 순수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한 번을 만나도 백 번을 만난 듯 친근하고, 백 번을 만나도 한 번을 만난 것처럼 서로 깍듯한 호주 통사모. 이제 두 돌을 맞이한 호주 통사모가 이십 세의 건장한 청년이 되어서도 호주 한인 이민 사회의 대중 문화에 대한 해후소가 되기를 이민자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라봅니다.


태그:#호주, #통기타, #통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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