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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입구
▲ 서울역사박물관 <서안비림명비전> 특별전 입구
ⓒ 고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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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희지, 구양순, 안진경. 이들은 동양서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필들이다. 이들의 글씨가 서울에 왔다.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7월 2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중국 서안비림박물관이 소장한 진귀한 탁본들을 전시한다.

서안비림박물관(중국 섬서성 서안시 삼학가 15호)은 1087년 중국 북송(北宋)때 설립되어, 약 9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박물관으로 비석이 숲처럼 많아 ‘비림(碑林)’이라 이름 붙여졌다. 서안비림박물관은 국보급 134점 등 중국역사상 진귀한 비석 3500여점을 소장하고 있어 중국 고대서법예술의 보물창고로 알려져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은 2008년 북경올림픽을 기념하여 열리는 전시로 서안비림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엄선한 125점의 비석 탁본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중국 대표 서체들을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서예 대가들의 글씨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 정말 좋은 일 아닌가. 또 이 기회에 이들 서체를 눈에 익혀 내 것으로 만들어 본다면 두고두고 뿌듯할 듯하다. 그렇다면 전시작품들과 함께 중국 서예사를 잠시 살펴보도록 하자.      

중국 서예는 아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중국 서예의 기원으로 생각되는 갑골문 중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는 상나라 수도 안양에서 출토된 것으로 기원전 13~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서예의 주요 서체로는 전서(篆書), 예서(隸書), 행서(行書), 초서(草書), 해서(楷書)를 들 수 있으며, 이 다섯 가지 서체는 당(唐)대에 이르러 모두 완성된다.     

중국 최초로 문자를 통일한 이사(李斯)의 소전(小篆)체로 전해지고 있으며, 크기는 218cm x 84cm이다.
▲ 진시황(秦始皇) 역산각석(?山刻石) 중국 최초로 문자를 통일한 이사(李斯)의 소전(小篆)체로 전해지고 있으며, 크기는 218cm x 84cm이다.
ⓒ 서울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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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서는 이들 서체의 원조라 할 수 있는데, 갑골문 내지 금석문에서 비롯된 글씨로 상형문자 형식을 발전시켜 문자화시킨 것이다. 전서는 또한 대전(大篆)과 소전(小篆)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지금 보편적으로 전서라 함은 소전을 일컫는다. 소전은 진나라 시황제 때 중국 통일 후 여러 지방에서 다르게 쓰이는 글자들을 이사(李斯)가 정리하여 완성한 글자체이다. 현재 전서는 동양권에서 사인 대신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도장 혹은 인장 등에 쓰이고 있다.

당(唐) 천보(天寶) 4년(745)에 제작되었으며, 당 현종의 예서(隸書)를 볼 수 있다. 크기 620cm x 132cm
▲ 당현종 석대효경비(石臺孝經碑) 당(唐) 천보(天寶) 4년(745)에 제작되었으며, 당 현종의 예서(隸書)를 볼 수 있다. 크기 620cm x 132cm
ⓒ 서울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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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는 진나라 때 전서를 바탕으로 발전한 글씨체로 획의 굵기가 모두 같은 전서와 달리 획에 리듬감과 장식성을 주어 전서보다 자유롭다. 예서는 흔히 잠두안미(蠶頭雁尾)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한데, 이는 획의 모양이 누에의 머리와 기러기의 꼬리 같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당(唐) 함형(咸亨) 3년(672), 왕희지(王羲之) 행서(行書)를 집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높이396cm, 너비114cm
▲ 당(唐) 집왕성교서비(集王聖敎序碑) 당(唐) 함형(咸亨) 3년(672), 왕희지(王羲之) 행서(行書)를 집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높이396cm, 너비11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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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서는 보다 효과적이고 빨리 글씨를 쓰기 위한 해서의 흘림체로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서체이다.

 조맹부는 원대(元代)의 유명한 정치가이며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이 비에는 당시 서화가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문징명(文征明)이 발문을 써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조맹부의 호인 송설도인(松雪道人)를 딴 그의 송설체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비문에는 행서와 초서가 함께 보인다. 크기는 158cm x 69cm
▲ 원(元) 조맹부(趙孟?) 유천관산시비(遊天冠山詩碑) 조맹부는 원대(元代)의 유명한 정치가이며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이 비에는 당시 서화가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문징명(文征明)이 발문을 써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조맹부의 호인 송설도인(松雪道人)를 딴 그의 송설체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비문에는 행서와 초서가 함께 보인다. 크기는 158cm x 6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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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서는 글이 끝날 때까지 붓이 종이에서 떨어지지 않고 유연한 흐름으로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행서와 달리 특별한 훈련 없이는 읽기가 매우 힘들어 공식 문서나 서한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초서는 중국 서예의 미학적 요소를 극화시켜 표현한 또 다른 예술로 인식될 수 있다. 

당(唐) 건중(建中)원년(780)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안진경(顔眞卿)의 서법이 최고에 이르렀다고 생각되는 70여세때의 글씨라 한다. 해서(楷書)의 전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크기는 330 cm ×130cm
▲ 당(唐) 안씨가묘비(顔氏家廟碑) 당(唐) 건중(建中)원년(780)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안진경(顔眞卿)의 서법이 최고에 이르렀다고 생각되는 70여세때의 글씨라 한다. 해서(楷書)의 전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크기는 330 cm ×130cm
ⓒ 서울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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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는 정자체를 이르는데, 상기 열거한 서체 중 가장 마지막으로 완성된 서체다. 해서는 예서를 바탕으로 초기 행서에서 발전된 서체로 각각의 획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붓의 놀림이나 획의 굵기가 단정하게 정립되어 글을 읽어나가는데 있어 전혀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해서는 공식적인 문서에 널리 쓰이며, 한자 서예를 시작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훈련을 받는 서체이다.

다양한 선묘화를 서예작품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 <서안비림명비전> 전시실 내부 다양한 선묘화를 서예작품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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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안비림명비전에는 서예뿐만이 아니라 공자, 관우, 달마, 산수화 등의 그림도 함께 선보여 다양한 석물예술을 접할 수 있다.

탁본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 제공(유료)
▲ 탁본체험코너 탁본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 제공(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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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에서는 주요전시작품을 설명하는 MP3를 2000원에 대여할 수 있으며, 하루에 2번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는 전시설명이 있다. 직접 탁본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유료 탁본체험도 제공하고 있다. 또 전시장 입구에는 전시관련 활동지가 비치되어 아이들과 함께 전시를 관람하며 퀴즈를 푸는 재미도 누릴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전시관람안내
개관시간: 월~금(09:00~19:00), 토, 일(10:00~19:00)
8.23(토) ‘서울의 밤’ 행사: 오후 6시 큐레이터 전시설명
8.24(일) 오전 02:00까지 개관
관람료: 어른(20~64) 700원, 군경 300원, 어린이·청소년·노인(65세 이상) 무료



태그:#서울역사박물관, #서안비림명비전, #탁본, #중국서예, #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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