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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기준으로 총선이 42일 남았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큰 격차로 패배했을 때만 해도 여당이 총선에서 100석도 못 건질 거란 전망이 팽배했다. 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이 격화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21대 총선 때 비교적 정확하게 결과를 예측했던 조대원 개혁신당 대구 수성을 예비후보는 지난해 4월 재보선 후에 '국민의힘이 100석도 위험하다'고 전망했다. 지금 판세는 어떻게 보는지, 선거운동 상황은 어떤지 궁금해 지난 26일 조대원 예비후보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조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대구 경북에서부터 정치 변화 시작해야 대한민국 바뀐다"
 
조대원 개혁신당 대구 수성을 예비후보
 조대원 개혁신당 대구 수성을 예비후보
ⓒ 조대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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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하시잖아요. 선거운동 하시는데 어때요?

"일산에서 국민의힘 옷 입고 할 때보다는 훨씬 재밌고 분위기가 좋아요. 반응도 훨씬 더 좋고요. 일단 명함을 드리면 다 받아주세요. 두 손으로 받는 분들도 꽤 많이 계세요. 대구도 최근에 많이 추웠는데 손 꺼내서 명함 받아주는 게 사실 대단한 정성이거든요. 제가 일반 유권자라면 정치인 꼴 보기 싫어서라도 명함 안 받을 텐데 말이죠. 또 낮에 가게 돌면서 인사드리면 일하시다가 일어서서 같이 인사해 주시는 경우가 아주 많아요."

- 대구는 보수정당에 우호적이어서 그럴까요? 

"보수를 떠나 대구에서 개혁신당은 '이준석 당'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준석 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게 우호적인 것보다 한 10배는 많고요. 선거운동 하면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를 참 많이 들어요. 당연히 이준석 당을 자신들이 밀어왔던 것과 같은 보수정당이라 여기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요."

- 출마 이유가 궁금합니다. 

"가슴 속에 늘 '나는 대구 경북 사람이야'라는 큰 자부심을 갖고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호남에 대해서도 '5.18 사죄해야 된다' '호남이 뭉치고 단결해서 민주당 찍는다고 해서 우리마저 똑같이 해선 안 된다'란 얘기를 방송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할 수 있었던 거예요. 대한민국 정치는 누가 뭐래도 '우리 대구 경북에서 이끈다'고 봤기에 대구 경북에서부터 정치적 변화가 시작돼야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단 생각을 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대구 와서 보니까 더 이상 대구분들에게서 그런 자부심과 자신감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대구 사람들마저 대구경북 국회의원 25명을 2류 혹은 3류 정치인이라고 여기더군요. 앞으로 10년 20년이 흘러도 이 사람들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 정치를 주도하는 지도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셨어요. 눈치 보고 줄 서고 아부하고, 예선이 본선보다 더 치열하니 당선만 되면 코빼기조차 보기 힘들다가 또 선거철이면 나타나 절 몇 번 하는 패턴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거란 무기력감을 호소하시더군요. 

목에 칼이 들어와도 바른말을 하고 아무리 배가 고파도 신의를 팔지 않는, 그래서 국민과의 약속이든 동료와의 약속이든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모습, 이익이 아닌 시대정신을 따라 큰 걸음을 하는 큰 정치인의 모습을 대구경북 사람들이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몰라요. 그걸 제가 꼭 한 번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 지역구를 대구 수성구을로 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작년 11월에 이준석 대표가 제게 연락 와서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혔을 때, 저 혼자 가라는 게 아니라 자기와 같이 대구에 가자고 했거든요. 어차피 저는 자란 곳이 수성구예요. 따라서 수성구 갑과 을 둘 중에 하나를 정해야 했는데 갑은 대구정치의 1번지니 만약 이 대표가 대구에 온다면 당 대표가 가는 게 맞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고려한 게 만약 주호영 의원이 공천 못 받고 탈당하면 개혁신당으로 영입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나마 대구경북 의원들 중에 대중에게 비호감도가 덜한 사람이 주호영 의원이잖아요. 그 주호영 의원의 지역구가 수성구 갑이니까 수성갑을 비운 겁니다."

- 지금 이준석 대표의 출마 지역구로 여러 곳이 거론되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저는 이준석 대표가 자신이 어느 지역으로 갈지 이미 마음속에 정해놨다고 봐요. 전략적 모호성으로 언론과 세간의 주목을 받기 위해 그동안 여기저기 흘렸다고 보고요. 하지만 이제 총선이 오늘(26일)부로 44일 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만약 대구로 온다면 빨리 발표하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어요. 다른 곳은 몰라도 대구 사람들은 눈치 보며 유불리 계산하는 거 아주 싫어하거든요. 장차 이 대표는 이 나라를 이끌어갈 보수정치권의 큰 지도자가 돼야 할 사람인데 대구경북을 놓치고서 어떻게 그게 가능하겠어요."

- 아까 이준석 대표가 같이 대구에 가자고 해서 대구에 왔다고 하셨잖아요. 만약 이 대표가 지역구로 대구를 택하지 않으면 후회하실 거예요?

"아니요. 저의 첫 도전이 2005년도 재보궐선거 때 경북 영천이었어요. 그때 들은 말이 '돈과 줄(빽) 중에 하나는 있어야 대구경북에서 정치를 하지 둘 중 하나도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거였어요. 그 얘기 듣고 제가 수도권으로 간 거였거든요. 근데 비록 제3당이지만 돈과 줄 없이도 고향인 대구로 와서 어쨌든 출마는 하게 된 거 아닙니까. 그리고 선거라는 무대에 올라 고향 사람들에게 지난 20년간 가슴속에 품어온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게 됐고요. 이게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러운지 몰라요. 그래서 요즘은 1분 1초가 참 소중하고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국민의힘 공천 1등 공신은 김건희... '최악'으로 기록될 것" 

- 개혁신당 얘기해 볼게요. 제3지대 빅텐트가 세워졌다가 깨졌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상당히 안타깝죠. 결론부터 얘기하면 저는 통합론잡니다. 새로운미래와 합치는 게 저의 대구 선거에는 분명 마이너스예요. 하지만 우리가 총선 결과에 관계없이 선거 이후에도 제3지대 정당을 유지하려면 그나마 상식과 양심을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이 모두 하나로 뭉쳐야 하는 거거든요. 작은 차이가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저는 생각했는데, 도리어 가진 게 너무 없다 보니까 뭉치기가 더 힘든 게 아닌가 싶어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그렇게 갈라지는 모습이 각자의 극성 지지층에겐 환호 받을 일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기득권 양당에 실망해서 어떻게든 새로운 모습의 정치를 기대했던 많은 국민들께는 큰 실망을 안긴 게 분명하거든요."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됐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오신 게 긍정적인 건 맞아요. 사실 이준석 대표에게 참신함과 젊은 패기가 있지만, 그게 대구경북 같은 곳에선 좀 가볍다거나 불안하다는 느낌이 많았거든요. 그런 부정적인 면을 김종인 공관위원장이 오시면서 많이 커버해 주실 수 있을 테니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선 특히 더 도움이 되겠죠.

그리고 그동안 이준석 대표를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당내엔 아무도 없었잖아요. 건강한 정당이라는 건 원래 늘 반론과 반대가 있어야 하는 거거든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반대하고 반론 제기했던 사람들을 '내부총질자' 혹은 '수박'으로 몰아 괴롭히고 따돌리고 쫓아냈던 것 때문에 지금의 제3지대 정당들이 만들어진 거잖아요. 개혁신당도 그 기득권 정당들처럼 다른 목소리 냈다고 혹은 이준석 대표 비판했다고 떼 지어 공격하고 조림돌림하면 되겠어요? 그간 발표된 정책들 중에 현실성이 떨어져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앞으로 김종인 공관위원장께서 조금 걸러주셔서 국민들께 안정감과 신뢰감을 높여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 후보님은 작년부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할 거라 예상하셨잖아요. 하지만 지금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국민의힘의 1당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저는 국민의힘이 제1당은 되지 못할 거로 생각합니다. 결국 1당은 민주당이 될 거예요. 하지만 예전엔 국민의힘이 100석도 못 할 거라고까지 생각했는데, 최근 보니 민주당이 못 해도 너무 못해요. 적어도 민주당은 '민주'자를 붙이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보단 민주주의의 흉내라도 더 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지금의 민주당을 어찌 민주적 정당이라고 보겠어요. 상식을 가진 국민이 봤을 땐 이젠 '이재명 당'이지 '민주당'이 아니에요. 그걸 국민들이 간파했기 때문에 지금 민심이 이처럼 출렁거리고 있는 거고요. 그럼에도 선거 막판에는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2년간의 통치 행태에 대한 평가가 총선의 제1이슈가 될 것이기에 국민의힘이 과반을 넘겨 제1당이 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가 거의 안 보이잖아요.

"대통령이 인기 있으면 선거 때 모든 후보가 대통령과 찍은 사진부터 선거사무소 외부 현수막에 넣었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대구경북에서도 대통령과 찍은 사진 내건 후보를 못 봤거든요. 그것만 봐도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대구경북에서조차 인기가 높지 않죠. 당연한 말이지만 이곳에 이재명 대표와 찍은 사진을 내건 민주당 후보를 본 적도 없고요. 현재 국민의힘은 가장 큰 약점이 윤석열 김건희 변수이니 최대한 김건희 윤석열 두 사람의 모습을 지우고 선거 치르려 노력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요?"

- 지금 총선이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대표의 대결이라 국민의힘이 이길 거라는 예상도 나오는데.

"그건 그쪽(국민의힘) 기대고요. 제가 봤을 땐 국민의힘이 100석 이하로 평가받던 최악의 상황보단 몇 십 석 더 가져갈 건데 결국 민주당을 이기지는 못할 거예요. 근본적으로 현재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갖고 있는 인적구성과 정당문화론으론 이제 더는 수도권 선거에서 못 이겨요. 수도권에서 못 이기는 정당이 전국 선거에서 승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요.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민주당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변수가 바로 제3지대 정당들인데 지금까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국민들이 제3지대에 대한 기대 역시 상당부분 접어버렸어요. 기존 거대 양당의 행태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현장에서 제가 매일 겪고 있는 냉정한 민심이고요. 앞으로 40일 동안 뭔가 획기적인 반전이 없다면 거대 양당의 의석 나눠먹기가 이번 총선에서도 재현될 것이고, 결국 민주당이 단 얼마의 차이로라도 제1당이 될 건 분명해보여요."

- 국민의힘 공천이 예상과 달리 별다른 잡음 안 나오는 것 같은데.

"당연하죠. 현역 컷오프를 한 명도 안 시켰잖아요. 뒤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불출마 선언하는 사람들까지 나오고 있고요. 사실 이게 정말 대단한 거거든요. 나이로도 한창이고, 정치 안 하면 따로 할 만한 전문직이 있는 것도 아닌 사람들이 스스로 국회의원 안 하겠다고 하는 걸 그간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어려운 걸 지금 국민의힘이 척척 해내는 걸 보면서 좀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저질러 놓은 잘못과 실책이 어디 한두 개여야 말이죠. 국민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게 많아도 너무 많아요. 지금은 민주당이 하도 헛발질을 해대니 국민들이 화가 나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는 것이고,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혼내는 중이지만 막판에 가면 결국 다시 '윤석열 심판'으로 돌아갈 거예요.

저만 해도 지난 2년간의 윤석열식 통치가 정말 숨 막힐 정도로 답답했거든요. 그런데 총선에서 과반 혹은 제1당을 국민의힘에게 주면 자신들이 지금껏 국가운영을 잘 해온 줄 여기고 더더욱 그런 통치를 더 세게 이어갈 거 아니에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절대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에요."

- 선거 몇 달 전에는 '용산에서 낙하산을 대거 내려 보내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국민의힘 현역들은 정말이지 개혁신당에 밥 한번 크게 사야 해요(웃음). 그게 다 개혁신당이 버티고 있으니까 현역들을 못 자른 거잖아요. 아직까지 대구에서 컷오프가 한 명도 안 나왔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그간의 통계를 살펴보면 지금의 국민의힘 공천이 얼마나 예외적인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죠.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런 개혁신당도 결국 2등 공신이고 1등은 바로 김건희 여사죠. 저는 김건희 여사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들을 못 자르는 거라고 봅니다(지난 21일 이기인 개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무개혁 공천은 김건희 여사의 특검 처리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말하며 "낙천 시 특검 표결의 이탈 표가 생길 것을 염려해 적폐와 동거를 자처한 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 편집자 주).

그러니까 특히 대구경북의 국회의원들은 선거 후에 김건희 여사를 업고 다녀야해요. 대구경북 국회의원들과 올드 보이들의 대거 생환이 그들에겐 가문의 영광과 승리감을 안겨줬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국민들에겐 엄청난 패배감과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잖아요. 분명 '민심과 시대정신'을 거스른 최악의 공천이라 역사에 기록될 거예요."

덧붙이는 글 | '전북의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태그:#조대원, #개혁신당, #국민의힘,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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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4.10 총선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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