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이스 수원의 수비수 불투이스가 제주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무릎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 불투이스 수원의 수비수 불투이스가 제주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무릎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3개월의 기나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단비였다. 수원의 수비수 불투이스가 수원삼성의 탈꼴찌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수원은 18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22를 기록한 수원은 한 경기를 덜 치른 강원(승점 20)을 제치고 리그 11위로 올라섰다.
 
김병수 감독의 용병술... 불투이스, 수원에 중요한 승리 안기다
 
수원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양형모가 골문을 지키고 이기제-박대원-김주원-한호강이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허리는 고승범-카즈키-명준재, 전방은 김주찬-박희준-김태환이 포진했다.
 
제주는 4-2-4로 나섰다. 김동준이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정운-임채민-김오규-임창우가 포백을 이뤘다. 중원은 전성진-김건웅, 전방은 이주용-권순호-김주공-서진수가 자리했다.
 
팽팽한 접전으로 가는 흐름이었다. 제주는 4명의 공격수를 앞세워 전방부터 압박을 가했다. 전반 9분 임창우의 크로스에 이은 김주공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11분에는 권순호가 박스 안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양형모 골키퍼에 막혔다.
 
수원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15분 이기제의 롱패스를 받은 고승범이 시도한 슈팅은 김동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수원은 전반 18분 박희준 대신 아코스티, 제주는 권성진, 권순호를 빼고 유리 조나탄과 헤이스를 넣었다. 전반 중반은 이렇다 할 슈팅 기회가 나오지 않았다. 미드필드 좁은 공간에서 공 다툼이 치열했다.
 
제주는 헤이스를 앞세워 몇 차례 좋은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39분 헤이스의 중거리 슈팅이 골문 바깥으로 날라갔고, 3분 뒤 헤이스가 띄어준 프리킥이 조나탄의 머리에 닿았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수원의 김병수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진우, 김경중을 투입하며 공격진을 완전히 개편했다. 제주는 주전 골키퍼 김동준이 부상으로 아웃되는 악재를 맞았다.
 
후반 초반 두 팀은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냈다. 후반 6분 카즈키, 후반 9분 헤이스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17분에는 헤이스의 패스를 받은 이주용의 슈팅이 양형모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1분 뒤 수원이 반격에 나섰는데, 명준재의 슈팅을 교체로 들어온 김근배 골키퍼가 쳐냈다.
 
김병수 감독은 후반 20분 공격수 안병준, 후반 36분 수비수 불투이스를 넣으며 높이를 강화했다. 용병술은 3분 만에 완벽하게 적중했다. 후반 39분 이기제가 왼발로 올린 코너킥을 불투이스가 높이 점프하며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결국 수원은 한 골을 위해 총력전으로 나선 제주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승점 3을 획득했다.
 
오랜 부진 끝에 최하위 탈출한 수원
 
수원은 지난 시즌 가까스로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잔류를 확정지었다. 수원이라는 축구명가의 자존심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였다. 올 시즌은 더욱 처참했다. 개막 후 10경기(2무 8패) 무승으로 최하위에 쳐졌다. 시즌 첫 승은 11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나왔다.
 
다급해진 수원은 지난 5월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김병수 감독 체제로 새롭게 탈바꿈한 수원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7월 중순까지도 수원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8월 들어 조금씩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지난달 15일 리그 선두 울산전 승리에 이어 강등권 경쟁팀 강원마저 제압하고,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지난 주말 강원에게 다시 11위 자리를 내주며 다시 꼴찌로 내려앉은 수원은 이번 27라운드에서 승리가 절실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은 주인공은 불투이스다. 지난 4월 30일 대구전 부상에 이어 5월 10일 김병수 감독의 데뷔전인 전북전에서는 퇴장을 당하며 실망감을 남겼다.
 
이후 벤치를 지키는 일이 늘었다. 불투이스는 지난 2019년 K리그로 입성한 후 최정상급 수비수로 명성을 날렸다. 울산에서 활약한 뒤 지난 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고 35경기에 출전한 핵심 자원이었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급격하게 줄어든 팀 내 입지로 인해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불투이스는 지난 12일 26라운드 전북전에서 15분을 소화하며 복귀했지만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이날 제주전에서도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시작했다. 후반 36분 교체 투입된 불투이스는 3분 뒤 천금의 결승골을 작렬하며 수원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경기 후 김병수 감독은 "내가 여태껏 본 헤더골 중 가장 아름다웠다"고 높게 평가했으며, 불투이스는 "한국에 있는 5년 동안 커리어에서 굉장히 힘든 기간이었다. 선수로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다. 앞으로 기회를 얻는다면 선발 출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투이스, 안병준의 복귀는 수원에게 천군만마와도 같다. 지난 6월 11일 인천전 이후 2개월 만에 무실점 경기일뿐만 아니라 다시 최하위 탈출에 성공하며 남은 후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
(수원월드컵경기장, 2023년 8월 19일)
수원 삼성 1 - 불투이스 84'
제주 유나이티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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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불투이스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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