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주요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주요 장면' ⓒ SBS

 
<런닝맨>이 다시 한번 한겨울 야외 촬영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은 지난주에 이어 강원도 홍천에서 진행된 '런닝맨 겨울  MT' 편으로 꾸며졌다. 올해 들어 <런닝맨>은 지난 1월 1박 2일 촬영으로 진행된 '런닝맨이 떴다'를 시작으로 수시로 눈 쌓인 야외 녹화를 진행하며 편성시간 변경과 더불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주로 특정 건물을 빌려 실내 촬영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던 <런닝맨>이었지만 혹한기 야외 환경으로 나가면서 웃음의 강도는 영하의 추위를 녹일 만큼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이에 힘입어 직접 불 피우고 밥 해먹는 상황 속에서 멤버들의 입담과 예능감으로 확실한 분량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앞선 양평에서의 1박 2일간 촬영에서 점심 식사 준비에 3~4시간 이상 걸리던 문제점을 인식한 제작진은 생활계획표 마냥 정해진 시간표를 마련해두고 이에 맞춰 진행할 것을 멤버들에게 요구한다. 하지만 곧이 곧대로 응해줄 이들이 아니었다. 예상대로 시장에선 온갖 먹거리에 눈이 휘둥그래지는가 하면 재료 손질은 더디기만 하다. 

엉망진창 재료 손질... 또 한번 등장한 조미료의 힘
 
 지난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주요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주요 장면' ⓒ SBS

 
황태김치수제비, 황태 및 양미리 구이가 이날 도전해야 할 점심 메뉴였다. 하지만 미리 준비된 조리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전소민은 뜨거운 물에 양미리를 손질하는 바람에 졸지에 '샤부샤부' 요리가 되어 버렸다. 황태 역시 유재석이 너무 심하게 두드리는 바람에 살코기는 간데 없고 껍질만 남고 말았다.  

​급하게 양념 넣고 구운 황태는 기상천외한 '타이어 고기'(?)를 방불케했고 양미리 구이 역시 제대로 완성될 리 만무했다. 그나마 한 달 전 디포리와 멸치 육수 조절에 실패했던 일을 교훈삼아 양세찬이 몰래 투입한 조미료의 힘 덕분에 수제비 육수는 '웬지 모를 익숙한 맛'을 내며 성공적으로 완성되었다. 

이번에도 정신없이 완성된 식사이긴 했지만 멤버들은 비교적 입맛을 만족시키면서 주어진 미션을 성공시킨다. 곧바로 진행된 경품 추첨을 통해 벌칙 양도권, 영화 입장권, 가품 티셔츠, 양세찬 등신대, 황태+양미리 세트 등을 나눠 가지면서 무사히 오전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젊은이(?) 논쟁으로 웃음꽃 피운 멤버들의 입담
 
 지난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주요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주요 장면' ⓒ SBS

 
이날 <런닝맨> 내용의 백미는 낮잠과 레크레이션으로 할애된 시간 동안 진행된 멤버들의 쉴 틈 없는 수다였다. 늘 그래왔듯이 판만 깔리기 시작하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마냥 온갖 입담이 끊이지 않는 <런닝맨> 답게 의식의 흐름대로 쏟아진 입담이 웃음을 유발시킨다. 

회식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자 "(하하) 네가 하자고 그러고선 안 하잖아", "얼른 날짜 잡자" 등의 의견을 제시하던 중 송지효의 "왜 하하 오빠가 껴야 돼? 우리 젊은이들끼리 껴아지" 말 한마디가 모든 멤버들을 빵 터지게 만든다. 최소 30대 후반~40대 이상을 넘긴 <런닝맨> 인적 구성을 고려할 때 이 발언은 화면 속 출연진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까지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송지효가 우연찮게 던진 "우리 젊은이들" 발언에 갑론을박이 벌어지자 이 상황을 곰곰히 지켜보던 유재석이 간단하게 정리하고 나섰다. "그냥 이렇게 얘기할게. 지금 <불타는 청춘>이야!" 어느덧 4050세대의 감성에 가까워지는 '가짜 젊은이들'(?)의 수다 덕분에 MT라는 촬영 주제에 걸맞는 재미와 웃음을 쉴틈 없이 내뿜었다.  

밖으로 나가자 더욱 올라간 멤버들의 텐션
 
 지난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주요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SBS '런닝맨'의 주요 장면' ⓒ SBS

 
사실 지난주 <런닝맨> 방영분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영화배우 견자단의 신작 홍보에 맞췄던 내용이 방송상 고작 30분 정도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상당 부분이 주인공 없이 멤버들과 또 다른 초대손님 장혁의 몸풀기 게임으로 채워지면서 "속았다"라는 쓴소리도 들렸다. 

이를 만회하듯이 또 한번 겨울 야외로 나간 <런닝맨>은 앞선 촬영분의 기억을 곧바로 지우면서 본연의 웃음 만들기에 돌입했다. 재래 시장에선 상인들과 격의 없는 대화와 딴길로 새는 멤버들 특유의 행동으로 재미를 키운다. 그 후 숙소로 돌아와선 특유의 엇박자 호흡 속 대환장 수준의 식사 만들기가 확실하게 분량을 확보하는 등 멤버들은 예능 고수들 다운 본연의 자세로 돌아온다.  

한 달여 만에 비슷한 소재의 반복이라는 단점은 존재했지만 게스트 없이 7명만으로도 확실하게 볼거리와 웃음거리를 만드는 등 이번 '겨울 MT'편 역시 '런닝맨이 떴다' 레이스에 견줄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우연찮게 등장한 '젊은이'라는 한 단어 만으로도 수십분의 분량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멤버들의 속내도 살짝 파악할 수 있는 이중 삼중의 효과도 얻었다. 

​치밀하게 잘 짜여진 기획과는 살짝 거리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도 확실한 재미를 마련한 건 결과적으로 출연진들의 좋은 호흡에 힘입은 바 크다. 이런 것이야말로 바로 버라이어티 예능의 표본이면서 참맛 아니겠는가?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런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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