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10일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10일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마침내 '천적' 대한항공을 꺾었다.

최태웅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1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대한항공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0-25 37-35 25-22 )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2위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과의 5차례 맞대결 끝에 첫 승리를 거뒀다. 또한 승점 52(16승 10패)로 1위 대한항공(승점 56)을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남자부 우승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반면에 전반기까지만 해도 굳건한 '1강 체제'를 이어가던 대한항공은 올 시즌 최다인 4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우승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현대캐피탈-대한항공, 미리보는 챔피언 결정전

출발은 대한항공이 좋았다. 1~2점 차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대한항공은 정한용의 오픈 공격과 정지석의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13-9로 달아났다.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아는 현대캐피탈도 이현승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동점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디펜딩 챔피언'답게 흔들리지 않고 김민재의 속공과 링컨 윌리엄스의 백어택으로 다시 점수를 벌리면서 25-20으로 1세트를 따냈다.

현대캐피탈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나선 2세트는 올 시즌 남자부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듀스로 돌입했으나, 경기는 쉽사리 끝나지 않았다. 두 팀 모두 승리를 향한 의지만큼이나 끈질기게 점수를 올렸으나, 힘이 떨어진 듯 범실도 잦았다. 

기나긴 듀스는 링컨의 서브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잡은 현대캐피탈이 오레올 까메호의 오픈 공격으로 마침표를 찍으며 힘겹게 2세트를 가져왔다. 37-35, 올 시즌 남자부 최다 득점 세트로 기록됐다.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3세트가 시작되자 3연속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대한항공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링컨을 빼고 임동혁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한 것이 효과를 발휘하며 세트 중반에는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박경민의 디그가 현대캐피탈을 다시 깨웠다. 현대캐피탈 공격수들은 박경민이 몸을 던져서 살려낸 공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다시 역전했고, 침착하게 4세트를 따내면서 세트 스코어를 뒤집었다. 

궁지에 올린 대한항공은 4세트부터 더 강력한 공격으로 나섰다. 그러나 현대캐피탈로 넘어간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기란 쉽지 않았다. 대한항공에 끌려가다가 세트 중반 최민호의 블로킹과 허수봉의 서브 에이스로 역전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의 막판 추격을 듀스 접전 끝에 따돌리며 승리했다.

현대캐피탈 이끄는 '코트의 빛' 전광인
 
 현대캐피탈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

현대캐피탈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 ⓒ KOVO

 
이날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이 팀 내 최다인 22점을 올렸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20점을 올리고 궂은일도 도맡은 전광인의 활약이 가장 값졌다. 

프로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전광인은 올 시즌 허수봉과 오레올이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고 있다. 공격도 잘해야 하고,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까지 해야 하다. 

그러나 전광인은 이 까다로운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허수봉, 오레올과 '삼각편대'로 활약하며 공격을 이끌고 있는 데다가 리시브와 디그는 현대캐피탈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처럼 서브가 강한 팀과 맞붙으면 전광인은 코트에서 가장 바쁜 선수가 된다. 이날도 몸을 날려 상대의 서브를 받아내고, 공격에서도 승부처마다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면서 현대캐피탈의 승리를 이끌었다.  

어느덧 스타 공격수를 넘어 한 팀의 리더로서 책임감이 남다른 전광인이 현대캐피탈의 전성기를 다시 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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