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월드컵에 참가하는 국가들이 결전지인 카타르로 향하는 가운데, 선수들 못지않게 이 순간을 기다려온 이들이 있다. 바로 방송사들이다.

월드컵 중계권을 보유한 지상파 3사(MBC, KBS, SBS)의 목표는 똑같다.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과거만 해도 선수 혹은 국민들의 감정에 이입해 중계를 하더라도 호응을 얻곤 했지만 최근의 추세는 그렇지 않다.

특히 2010년대 이후 시청자들의 평가가 냉정해졌다. 스마트폰의 발달 및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 등으로 축구와 관련한 정보를 더 많이,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감정적인 중계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재미도 재미이지만 '전문성' 없이는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이번 월드컵을 준비한 지상파 3사 모두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현역 축구선수에게 해설위원 자리를 맡기는가 하면, 대형 유튜브 채널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월드컵을 기다려온 지상파 3사의 '불꽃 튀는' 경쟁이 시작된다.

월드컵을 기다려온 지상파 3사의 '불꽃 튀는' 경쟁이 시작된다. ⓒ 유준상

 
'현역'의 힘을 믿는 KBS와 SBS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서 활약 중인 구자철은 KBS서 마이크를 잡는다. KBS는 구자철이 직전 월드컵이었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그라운드를 누빈 점, 또한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서 경기를 소화해봤다는 점에서 그에게 매력을 느꼈다.

또한 국내로 돌아오기 전에는 2년 넘게 카타르 리그(알 가라파, 알 코르)서 뛰었던 구자철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기에 카타르 현지의 분위기나 날씨 등에 대해서도 시청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줄 것으로 보인다.

SBS는 이승우(수원 FC)와 함께한다. 3개 방송사 해설위원 가운데 가장 젊은 해설위원이다. 이승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국가대표 경험도 있고 올 시즌 K리그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던 선수다.

비록 벤투호 승선에는 실패했으나 해외 리그 경험 등 선수 출신으로서의 장점을 발휘할 자리가 마련됐다. 또한 '선수' 이승우 입장에서도 해설위원으로 월드컵을 지켜보며 좀 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해외축구서 들었던 그 목소리, 월드컵에서도 그대로

2022-2023시즌 해외축구 팬들과 호흡하고 있는 해설위원들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 훗스퍼의 경기를 맡고 있는 장지현, 한준희 해설위원이 각각 SBS, KBS서 알찬 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10년 넘게 몸 담았던 SBS가 아닌 MBC와 손을 잡았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는 안정환, 서형욱 해설위원의 몫이 되겠지만 그 이외의 주요 경기서 박문성 해설위원의 전문성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비선수 출신'이지만 해설 능력은 이미 팬들 사이서 검증이 끝난 임형철, 황덕연 해설위원은 KBS의 부름을 받았다. 수없이 많은 해외 리그 경기를 해설했던 이들이기에 KBS는 전문성에 있어서 그 어느 방송사에게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MZ세대 겨냥한 유튜브 채널과 협업도 눈에 띄어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KBS는 한 발 더 나아가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유튜브 채널과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이자 6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이스타TV'이 그 주인공이다.

'이스타TV'는 평소 국내외 축구 소식을 전하는 동시에 재미까지 챙긴 콘텐츠를 제작하며 축구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임형철, 황덕연 해설위원도 해당 채널에 고정으로 출연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중이다. '이스타TV'는 중계에 투입되는 두 명의 해설위원 이외에도 카타르 현장에서, 또 국내서 KBS와 협업한 영상을 업로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축구 전문 유튜브 채널, '달수네라이브'는 MBC와 동행한다. 박문성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로, 박 위원을 포함한 주요 출연진과 MBC 김나진 아나운서가 출연한 유튜브 콘텐츠가 올라오며 협업의 시작을 알렸다. MBC는 MCN 기업 '샌드박스 네트워크'와도 협업해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를 활용한 온라인 응원전을 진행한다.

동하계 올림픽과 더불어 방송사들이 가장 놓칠 수 없는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왔지만 월드컵이 끝날 즈음이면 시청자들의 성적표를 받아야 하는 지상파 3사 중에서 어느 곳이 웃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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