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FC불나방이 홍수아의 행운 깃든 2골 맹활약에 힘입어 FC아나콘다를 꺾고 <골 때리는 그녀들> 시즌3 챌린지리그 첫 승을 거뒀다.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선 챌린지리그 두 번째 경기인 불나방 대 아나콘다의 맞대결이 열려 연이은 골 공방전 속에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불나방이 4 대 2 역전승을 일궈냈다.  

​<골때녀> 원년 리그 챔피언에서 시즌2 슈퍼리그 하위권에 머문 끝에 챌린지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던 불나방은 새로 호흡을 맞춘 현영민 감독, 승강전부터 참가하게 된 홍수아와 박가령, 그리고 이날 첫 출전한 강소연 등 대폭적인 인력 교체가 이뤄졌다.  

​공교롭게도 현영민 감독은 1년 넘게 지도했던 아나콘다와 경기장에서 맞붙게 된 운명의 장난 같은 시합이 펼쳐졌다.  개인 8연패 vs. 팀 8연패 끊기가 당면 과제였던 현 감독 대 아나콘다는 결과적으론 현 감독의 연패 탈출로 귀결되었다. 후반 중반까지 2 대 2 팽팽한 접전이 허물어진 건 단 한 번의 수비 실수, 그리고 행운 때문이었다. 

8연패를 끊어라... 포지션, 전술 변화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지난주 방송에서 소개된 것처럼 2부리그 격인 챌린지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물게 되는 1팀은 차기 시즌에 출전할 수 없는 페널티가 부여된다. 슈퍼리그에서 강등된 불나방 뿐만 아니라 창단 이래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8연패팀' 아나콘다로선 비상등이 켜진 셈이었다. 새롭게 불나방을 담당하게 된 현영민 감독 또한 개인 8연패 중인 셈이어서 이 두 팀의 맞대결은 본의 아니게 '8연패 탈출'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양 감독 모두 기존 두 팀의 선수 구성이 달라진 만큼 포지션, 전술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아나콘다를 맡게 된 조재진 감독은 기존 골키퍼였던 노윤주를 최전방 공격수로 전진배치시키고 그 자리는 복귀한 오정연에 맡겼다. 주로 공격 비중이 높았던 윤태진을 수비에 치중시키면서 때론 역습을 도모했다. 또한 차해리, 주시은 등도 공격 참여 빈도를 높이기 위해 체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한 달 후 열리는 경기 준비에 임했다.  

​현영민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불나방도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미드필더 혹은 공격 비중이 높았던 박선영을 후방에 두고 체력이 좋은 홍수아, 박가령을 앞단에 배치했다. 운동량이 많은 강소영을 그 사이에 두고 상대팀과의 몸싸움 등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행운의 결승골... 불나방 막판 뒤집기​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아나콘다의 파상 공세 속에서 선제골을 넣은 건 불나방 송은영이었다. 전반 4분 홍수아가 흘려 보낸 공을 중앙선 근처에서 길게 차 넣은 것이 상대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뚫고 골로 연결된 것이다. 하지만 첫 골의 기쁨은 불과 1분 만의 동점골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졌다.  주시은의 킥인을 윤태진이 오른발 터닝슛으로 연결시켜 아나콘다는 1 대 1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후반전 경기의 흐름은 아나콘다의 차지였다. 강소연의 반칙으로 얻은 기회에서 윤태진이 중거리 프리킥을 성공시켜 2 대 1로 한발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불나방의 대반격이 펼쳐졌다. 막판 3분을 남겨두고 무려 3골을 연달아 성공시킨 것이다. 주시은의 핸들링 반칙으로 발생한 페널티킥을 박선영이 침착하게 넣으며 2 대 2 동점을 만든 아나콘다는 이날 경기의 수훈갑 홍수아가 연달아 행운 섞인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아나콘다 GK 오정연이 자기팀 선수에게 내준 공을 홍수아가 가로채며 그대로 길게 찬 것이 골키퍼 키를 넘겨 골로 연결된 것이었다.  3 대 2 역전에 성공한 불나방, 그리고 홍수아에겐 또 한 번 운이 찾아왔다. 코너킥으로 문전에 띄운 공이 혼전 상황 속 박가령의 발을 거쳐 홍수아의 안면을 맞은 후 그대로 골 망을 가른 것이었다. 아나콘다로선 다 잡았던 대어를 막판 또다시 놓쳤고 결국 경기는 4 대 2 불나방의 역전승으로 종료되고 말았다.

머나먼 1승의 길... 엇갈린 희비​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양팀 모두 새 감독+새 멤버 구성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에 따른 경기 운영 역시 대폭 달라졌다. 이렇다보니 전체적인 조직력, 호흡 측면에선 손발이 잘 맞지 않는 경우도 목격되었다. 슈퍼리그 대비 투박한 경기 진행이 이뤄졌지만 대신 대량 득점이 나오면서 또 다른 재미를 생산해냈다. 이날 경기를 치른 두 팀에겐 그 누구보다도 1승이 절박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나콘다는 최하위팀 페널티 부여 이전에 단 한 번도 1승을 챙겨보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쉼없이 뛰는 체력전으로 승부를 걸었다. 불나방 역시 첫 대회 우승팀의 자존심 지키기와 더불어 새 감독의 첫 승을 위해 날아오는 공도 피하지 않는 등 투지를 불태웠다. 결과적으론 행운의 신은 불나방의 손을 들어준 것과 다름 없었다. 코미디 영화 같은 데서나 볼 법한 기상천외한 득점이 연달아 터지면서 불나방, 그리고 골맛을 본 홍수아로선 최고의 순간을 맛볼 수 있었다.   

"감독님을 위한 경기였어요."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불나방 주장 박선영은 이렇게 언급했다. 현영민 감독이 그동안 8연패를 경험했는데 팀을 바꾸고도 패하게 된다면 감독에겐 맡는 팀 마다 패한다는 꼬리표가 붙을까봐 선수들은 "무조건 이 경기 이긴다"라는 각오로 임했다는 것이었다.  ​

반면 아쉽게 승리의 문턱에서 또 다시 주저 앉은 아나콘다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동안 팀원들 바뀌면서 우리는 하나다! 똘똘 뭉쳐있다라는 느낌을 받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 비로소 하나임을 느꼈다"(윤태진)라는 말처럼 아나콘다는 도합 아홉 번째 패배였지만 이전과는 다른 결속력을 마련했고 다음 경기에 대한 가능성도 마련했다.  비록 승패의 희비는 엇갈렸지만 이들에겐 아직 두 번의 경기가 더 남아있다. 끝날 때까진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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