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JTBC 예능 <최강야구>가 찾아낸 '야구 원석' 윤준호(동의대)와 류현인(단국대)이 마침내 프로 진출의 꿈을 이루는 데 성공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9월 19일 방송된 <최강야구> 15회에서는 윤준호와 류현인이 참여한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의 뒷이야기, 그리고 최강몬스터즈와 경남고의 2차전이 그려졌다.
 
지난 15일 개최된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얼굴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윤준호-류현인을 비롯하여 <최강야구>를 통해 이름을 알린 아마추어 유망주들이 다수 참가해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윤준호는 드래프트 행사에 공식 초청을 받아 멋진 수트를 입고 참석했고, 류현인은 숙소에서 TV로 드래프트를 지켜봤다. 박용택은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하여 꽃다발을 들고 드래프트장을 찾았고, <최강야구> 제작진도 함께 방송을 지켜보며 윤준호와 류현인을 응원했다.
 
김서현(서울고)이 1순위의 영광을 안으며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을 시작으로, 최강 몬스터즈와의 경기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윤영철(충암고, KIA 2순위), 신영우(경남고, NC 4순위) 등도 상위권에 지명받았다. 제작진은 드래프트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대단한 선수들과 경기를 했었구나"라며 새삼 감탄했다. 류현인은 "당연하다. 대한민국 고교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들만 모인 건데, 그래서 선배님들이 하기 싫어하는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윤준호와 류현인의 이름이 좀처럼 불리지 않자 선수들과 제작진은 서서히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다. 5라운드가 되어서 두산 베어스에서 윤준호의 이름을 호명했다. 지켜보던 제작진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박용택은 한걸음에 달려와 꽃다발을 전하며 축하했다. 유니폼과 모자를 건네받은 윤준호는 긴장이 풀린 듯 감정이 북받쳤는지 소리죽여 눈물을 흘렸다.
 
류현인은 그로부터 다시 한참 시간이 지나서 7라운드 10순위가 되어서야 KT 위즈의 지명을 받았다. 조마조마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제작진들 사이에서 일제히 탄성과 환호가 쏟아져나왔고 몇몇 작가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꿈을 향하여 달려온 15년의 간절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이뤄낸 감동에, 류현인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비로소 미소를 되찾았다.
 
그 순간 류현인에게 깜짝 손님이 찾아왔다. 류현인의 어머니가 꽃다발을 들고 아들을 축하하기 위하여 등장한 것. 애써 자제하고 있던 류현인은 어머니를 보자 끝내 참지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어머니는 자랑스러운 아들의 등을 토닥이며 "고생했다. 우리 아들"이라고 격려했고 모자는 부둥켜안고 한참동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어머니는 "<최강야구> 제작진과 선배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고마워했다.
 
이승엽 감독을 비롯하여 몬스터즈 선배들과 제작진들도 영상통화를 통하여 류현인과 윤준호의 프로 입성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프로로서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애정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로서 <최강야구>는 한경빈(한화)에 이어 류현인-윤준호까지 3명의 프로 선수를 배출해냈다. 은퇴한 유명 레전드 프로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리면서도, 한편으로 독립리그와 고교-대학의 아마추어 야구 유망주들을 조명하고 기회를 주려했던 <최강야구>의 기획의도가 빛을 발한 장면이라고 할수 있다.
 
이야기는 일주일 뒤,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몬스터즈와 경남고의 2차전으로 이어졌다. 하필 공교롭게도 경기 당일날은 몬스터즈가 콜드게임패의 굴욕을 당했던 충암고와의 2차전이 방송되는 날(8월 8일)이었다. 당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몬스터즈 선수들은 "통편집 안되냐", "오늘은 방송보기 싫다"며 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은 경남고과의 2차전을 앞두고 "우리가 2패를 당했는데 동의대-충암고 모두 2차전에서 패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단장인 장시원 PD는 "졌을 때 했던 것은 안 하겠다"며 오프닝을 찍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유희관은 "선수인 우리보다 징크스를 더 따진다"고 놀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몬스터즈는 선발 송승준이 경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어깨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변수에 직면했다. 몬스터즈의 성공으로 시작된 경기에서 경남고는 1회초 중견수 김정민의 연이은 호수비로 안타상 타구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어진 경남고의 공격에서는 이번엔 몬스터즈 중견수 이택근이 멋진 다이빙 캐치를 선보이며 장군멍군으로 응수했다.
 
2회초 무사 1, 2루의 찬스를 잡은 몬스터즈는 정성훈이 첫 번트 실패 이후 강공으로 전환하여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먼저 선취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몬스터즈는 정성훈이 도루에 실패하며 아웃됐지만 이홍구와 김문호가 연속 볼넷을 골라내며 찬스를 이어갔다. 전광열 경남고 감독은 선발 김우혁을 조기강판시키고 프로 지명이 확정된 에이스 신영우를 일찍 투입하는 강수를 선택했다.
 
1차전에서 150km/h대의 광속구로 몬스터즈 타선을 압도했던 신영우는, 2차전에서는 초반 몸이 풀리지 않았는지 정근우-최수현에게 각각 볼넷과 폭투로 밀어내기 실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어진 만루위기에서 '찬물택' 박용택을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대량실점 위기를 넘겼다.
 
몬스터즈는 3-0으로 앞서가며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듯했으나 이어진 2회말에서 최수현-정근우 등 내야수들의 연이은 실책과 도루 허용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출루시켰다. 설상가상 송승준의 어깨통증이 악화되며 구위가 정상이 아니었다. 경남고 타자들은 송승준의 공을 연이어 커트해내며 투구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송승준을 압박했다. 경남고는 7번 장수원의 내야 땅볼과 8번 배정운의 2타점 적시타로 결국 3-3 동점을 만들어냈다. 송승준은 9번타자 오상택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간신히 이닝을 마쳤다.
 
이후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양팀은 투수들의 호투로 추가점을 뽑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4회로 몬스터즈는 신영우가 내려가고 경남고의 세 번째 투수 권진혁을 상대로, 이홍구와 안타와 도루, 김문호의 볼넷으로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정근우가 병살성 내야땅볼을 때렸으나 경남고의 송구실책을 틈타 이홍구가 홈을 밟으며 다시 4-3으로 한발 앞서나갔다.

송승준은 어깨 통증으로 구속이 안나오는 상황에서도 팀에 대한 책임감으로 피칭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경남고가 직속선배인 송승준을 상대로 지역 연고팀 특유의 '마~' 응원('임마'를 뜻하는 영남식 방언으로 상대투수를 도발하는 야유)을 펼치자 이승엽 감독과 몬스터즈 선수들이 일제히 "20년 선배에게 마를 한다니?"라며 발끈하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송승준은 힘을 빼고 맞춰잡는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이면서 끝내 5이닝을 채우는 데 성공하여 선발승 자격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3안타를 내줬지만 볼넷은 하나도 없었고, 3실점은 모두 수비 실책으로 내준 점수였기에 송승준의 이날 자책점은 0이었다.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몬스터즈는 6회부터 오주원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2회 대량 득점 이후 7회까지 한 번도 주자를 2루까지 출루시키지 못했던 경남고는, 8회 들어 몬스터즈 최수현의 실책 등으로 2사 2, 3루라는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타석은 18세 이하 청소년 국가대표이자 4번타자인 김범석의 타순이었다. 오주원은 앞선 6회 타석에서 김범석에게 안타를 허용한 바 있다. 마운드에 오른 이승엽 감독은 신중하게 고의사구를 제안했으나, 오주원은 "괜찮을 것 같다. 해봐도 될 것 같다"며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승엽 감독은 그런 오주원의 의사를 존중해줬다. 오주원은 "실투로 안타를 내줬기에 그 선수한테 던지고 싶었다"며 프로 출신다운 승부욕을 드러냈다.

오주원은 2구째에 김범석을 외야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내며 설욕에 성공했다. 1점차의 살얼음 승부에서 안타 하나면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위기였음에도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고 믿어준 감독, 그리고 그 믿음에 결과로서 부응한 투수까지, 어쩌면 <최강야구>이기에 가능했던 낭만야구의 한 장면이었다.
 
몬스터즈는 4회 이후 추가득점에 계속해서 실패했다. 9회에는 상대 투수가 언더핸드인 김동현인 것으로 이승엽 감독이 깜짝 대타로 나서기도 했다. 대타로는 두 번째, 대주자까지 포함하면 선수로서 3번째 출전이었다.
 
이에 경남고는 곧바로 지난 1차전에서 이승엽을 잡아냈던 좌완 진석현을 다시 투입하는 맞불을 놨다. 이승엽은 신중한 승부 끝에 비록 안타나 홈런은 아니었지만 볼넷을 골라내며 몬스터즈에서의 첫 출루에 성공했다. 경남고는 다시 신민우를 투입했고 윤준호의 안타성 타구가 좌익수 오상태의 다이빙 호수비에 가로막히며 이승엽은 홈을 밟지는 못했다.
 
몬스터즈는 9회 마무리투수로 이대은을 투입했다.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이대은은 이날 경기에서 구속이 크게 올라온 모습을 보이며 파이어볼러의 위용을 회복했다. 이대은은 마지막 투구에서 몬스터즈 팀내 최고인 149km/h를 기록하며 대타 강도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마무리짓는 데 성공했다. 마음의 짐을 덜어낸 이대은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면서 살짝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전광열 감독은 "져서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 몬스터즈가 한국야구 발전에 많이 이바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팽팽한 투수전 끝에 4-3, 1점차 진땀승을 거둔 몬스터즈는 2차전 징크스를 털어내고 쾌조의 5연승을 내달렸다. 통산 전적은 10승 2패, 승률 8할 3푼 3리를 기록했다. 경기 MVP로는 선발승을 거둔 송승준이 역대 2번째로 선정됐다. 송승준은 "투수보다 저희 팀이 하나가 되어서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MVP는 팀 선수들을 대신해서 받은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방송말미에 장시원 PD는 깜짝 공지를 통하여 "이제 고등학교 레벨은 정리가 된 것 같다. 앞으로 더 강한 팀을 만날 것"이라고 예고하며 "내일 경기는 최초로 독립구단의 대결이다. 그리고 그 다음 상대는 U-18 청소년 야구대표팀"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몬스터즈 선수단은 일제히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것도 바로 관중들에 직관을 개방하는 첫 경기라는 것. 정근우는 "걔네들을 어떻게 이기냐"며 펄쩍 뛰었고, 유희관은 "하필 직관할 때 관중들 앞에서 망신주려는 거냐"며 분노했다.
 
방송은 다음주 예고편에서 시청자들의 요구를 고려하여 U-18 대표팀과의 맞대결을 먼저 편성했음을 공지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 속에서 몬스터즈가 이제껏 상대했던 고교 선수들의 올스타팀이라고 할수 있는 U-18 대표팀과 치열한 명승부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최강야구 신인드래프트 윤준호 류현인 오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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