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선수들과 KBO리그 선수들이 함께 뛰는 모습을 대한민국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6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KBO와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오는 11월 부산, 서울에서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 친선전 4경기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행사는 KBO리그 출범 40주년과 MLB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펼쳐진다. 이벤트 경기는 11월 11일(금)~12일(토) 부산 사직야구장, 11월 14일(월)~15일(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경씩 치러질 예정이다. KBO 한국시리즈, MLB 월드시리즈가 모두 끝난 이후로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MLB 월드 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 공식 로고

MLB 월드 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 공식 로고 ⓒ KBO(한국야구위원회)


무려 100년 만에 한국 오는 MLB 선수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같은 국제대회 및 친선전으로 메이저리그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고 195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한국을 들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올스타 자격으로 한국을 찾는 것은 1922년 일제강점기 이후 무려 100년 만이다.

당시 케이시 스텡걸을 비롯한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조선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에서 아시아 투어를 소화했던 바가 있다. 이후 한동안 한국야구와 미국야구가 직접적으로 교류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 국내 야구팬들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려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야만 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땅을 밟게 됐다. KBO는 "국내 야구팬들에게 최고의 야구 축제를 선사하기 위해 KBO와 MLB 정상급 스타 선수들이 참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양측은 선수들이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양국의 교류 확대 및 야구의 국제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단순히 올해 경기를 치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KBO와 MLB가 손을 맞잡고 꾸준히 교류의 기회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아직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의 구체적인 경기 대진 및 시간, 참가 선수단, 입장권 판매 등과 같은 세부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며 다음달 중으로 개최될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개된다.
 
 2019년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당시 만원관중으로 들어찼던 서울 고척스카이돔

2019년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당시 만원관중으로 들어찼던 서울 고척스카이돔 ⓒ 유준상


KBO, MLB 모두에게 필요했던 행사

KBO, MLB 사무국 모두 이번 행사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KBO 입장에서는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타 국과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허구연 총재 부임 이후 좀 더 탄력이 붙었다. 허 총재가 미국에 직접 방문해 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를 만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좀 더 나아가 KBO리그 팀들이 미국에서 경기를 여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KBO다. KBO리그 미국 현지 개막전 추진 등으로 해외 팬들에게도 KBO리그의 매력을 알리겠다는 생각이다. 허 총재가 취임 첫해 바쁘게 움직이지 않았다면 이번 행사도 성사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싶은 건 MLB 사무국도 다르지 않다. MLB는 줄곧 '야구의 세계화'를 외쳐왔고 더 많은 글로벌 팬을 끌어들이고 싶었다. 4년 만에 돌아오는 '런던 시리즈' 개최 등에 노력을 기울인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MLB로선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등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만큼 지금이 한국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다음 달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서 열리는 '홈런더비 X'에 이어 '코리아 시리즈'까지 올해 하반기에만 월드투어 행사가 국내서 두 개나 열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내서 많은 경기나 행사가 열리길 바랐던 야구팬들에게는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반가울 따름이다. 양 측의 협력 관계가 지속돼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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