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챌린지리그 개막전에서 FC 원더우먼이 FC 아나콘다를 4대 1로 꺾고 첫 승을 거뒀다. 지난 27일 방영된 <골때녀> 챌린지리그 1차전으로 진행된 두 팀의 대결에서 당초 대규모 인원 변동으로 인한 조직력 약세를 우려했던 원더우먼이 첫 경기부터 승리를 따내면서 일약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두 명의 공격수를 전방에 내세운 원더우먼은 전반전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꾸준히 공격 주도권을 확보한 덕분에 후반전에만 무려 4골을 몰아 넣으며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반면 절치부심 끝에 첫 승 도전에 나섰던 원더우먼은 상대의 파상 공세에 밀린 데다 번번히 슛팅이 골대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선취점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의 주도권은 원더우먼이 주로 쥐고 있었다. 신입 멤버 키썸과 김가영이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여러 차례 교란 시키는 등 재빠르게 흐름을 가져왔다. 특히 키썸은 스피드와 힘을 바탕으로 아나콘다의 수비벽을 뚫으면서 좋은 기회를 수시로 만들어내는가 하면 한박자 빠른 움직임으로 수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선제골 허용한 원더우먼... 키썸, 홍자, 김가영 연속 득점으로 대역전극
 
 지난 2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트라우마로 어려움을 겪었던 아나콘다는 의외의 선수가 공격의 물꼬를 텄다. 주축 멤버 윤태진이 발목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해 계속 밀리는 분위기에 놓였다. 이때 박은영이 역습 상황에서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원더우먼의 골망을 가르는 데 성공했다.

기습 실점을 당해 분위기가 가라 앉을 법도 했지만 원더우먼은 기죽지 않고 계속 상대 문전을 위협했고 기어코 키썸이 후반전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앞선 시즌2에서 역전패의 경험을 지닌 아나콘다는 킥력이 좋은 골키퍼 노윤주를 프리킥과 킥인 상황에 활용하며 좋은 득점 기회를 마련했지만 골대를 맞거나 살짝 비켜나는 불운을 겪었다. 오히려 동점의 균형을 먼저 깬 팀은 원더우먼이었다.  

아나콘다 골문을 향해 찬 키썸의 슛팅을 홍자가 중간에서 끊어 찬 덕분에 골키퍼 노윤주의 수비를 피해 추가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원더우먼의 맹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종종 포물선을 그리는 높은 킥으로 골키퍼의 후방을 수시로 공략했던 키썸의 공격이 결국 세 번째 골로 완성되었다.  

​여기에 김가영의 버저비터 급 마무리 골까지 만들어지며 원더우먼은 챌린지리그 개막전 4대 1 승리와 동시에 단숨에 1위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시즌2 주력 선수 상당수의 하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수월하게 경기를 이끌어간 건 결과적으로 새 인물의 등장이 큰 몫을 차지했다.

정신력 싸움에서 무너진 아나콘다
 
 지난 2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전반전 주도권을 내주긴 했지만 선취골을 얻으면서 의기양양했던 아나콘다는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전 아쉬운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동점을 내준 이후 급격하게 무너진 경기를 다수 겪었던 시즌2 리그전의 악몽이 챌린지리그 개막전을 맞아 되살아난 것이다. 첫 골을 넣었을 때의 기세가 동점 허용 직후 한순간의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현영민 감독은 급히 작전 타임을 요청하며 분위기 전환을 도모한다.  

"한 번도 못 이겼잖아요 우리... 좋은 기회 잡았잖아요. 그러면 후반전에 들어와서 약속된 걸 해줘야하는데..."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왔는데... 지고 나서 또 울고 할 거예요?"


​현 감독의 따끔한 지적은 정확했다. 1대 1 동점이 된 이후 플레이가 한순간에 위축이 되면서 곧바로 아나콘다는 연이어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앞선 시즌 때의 쓰라린 경험이 트라우마 마냥 작용하면서 끝내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만 것이다. 이날 아나콘다의 패배는 기량적 측면 외에도 정신력 싸움의 열세가 결국 경기 결과로 드러난 셈이었다.  

​"또 지면 어쩌나" 같은 마음 가짐을 털어내는 것이 이 팀에겐 가장 시급히 극복해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반면 원더우먼으로선 기술적인 측면에선 전임 주전 선수들에 비해 투박한 편이었지만 체력과 주력 등에서 이를 만회한 키썸과 김가영 등이 첫 출장에 대한 부담감 없이 경기에 임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양 팀의 희비는 결국 여기서 갈리게 된 셈이다. 

새 인물 가세로 변화 폭 커진 <골때녀> 챌린지리그
 
 지난 2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7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한편 이번 챌린지리그 기존 팀들에겐 큰 폭의 선수 변화가 발생했다. 지난 시즌2 리그전에서 당시 4연승을 달리던 개벤져스를 꺾는 등 이변을 연출했던 FC 원더우먼은 팀 공격을 주도했던 송소희를 비롯해서 주명, 황소윤, 치타가 개인 활동 등이 겹치면서 부득이 하차를 하게 되었다.  

이들을 대신한 새 멤버로 래퍼 키썸, 트로트 가수 홍자, 그리고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합류했다. 이들의 개막전 맞상대였던 아나콘다에선 기존 신아영, 오정연, 최은경 등이 각각 임신과 부상 치료 등으로 인해 빠진 반면 차해리, 김다영 아나운서가 보강되었다.  

​관심을 모은 원더우먼의 신임 감독으로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 출신의 오범석이 선임되었다. K리그 포항을 비롯해서 울산, 수원, 강원 등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일본, 러시아, 중국 등 해외리그를 경험한 오범석은 지난해 포항에서 은퇴를 했던, 골때녀 감독 중에선 가장 최근까지 그라운드를 누빈 인물이기도 하다.  이밖에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였던 관록의 수비수 김태영이 신생팀 FC 발라드림, 최성용이 FC 탑걸의 새 감독으로 이번 시즌 호흡을 맞추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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