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첫 한국 영화 <브로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강동원은 "감독님 영화가 좋으니까요"라며 함께 하게 된 이유를 짧고도 명료하게 말했다. 

<브로커>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를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이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강동원은 버려진 아기를 돈을 받고 판매하는 브로커 동수 역을 맡아 송강호(상현 역), 이지은(소영 역)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브로커>의 동수 역 강동원 배우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송강호 선배, 상 받을 거라 예상했다"
 
먼저, 이번에 칸에 입성한 소감을 묻자 "너무 바빠서 놀 시간이 하나도 없었다"라며 아쉬워한 강동원. 그는 영화 <브로커>가 지난달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올라 칸을 찾은 바 있다.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선배가 받을 거라고 저는 예상하고 있었다"라며 "가장 먼저 일어서서 박수쳤다"라고 말했다.

극중 동수가 보육원 출신인 만큼, 강동원은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거나 지낸 적 있는 이들을 사전에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이 입양을 가고 싶어 한다더라. 나이가 들면 입양이 잘 안 되는 것도 알고 있더라"라며 "차가 보육원 쪽으로 지나가면 막 쫓아가 자기 데리러 오는 줄 알고 그러고"라고 전했다. 

"연세가 좀 있으신 보육원 출신 분에게 '어머니는 안 보고 싶으냐'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 감정도 없어져 버렸다'라면서 '그런데 죽기 전에 한 번만 봤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 그 두 개를 동수의 베이스 감정으로 가지고 갔었다."

동수는 브로커라는 불법적인 일을 하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인간적이고 정이 깊다. 이런 언밸런스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 질문에 강동원은 "동수는 '아이는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그 일을 하는 거고, 그래서 동수 입장에서는 (브로커 일을) 좋은 의미로 한 거라서 그런 어려움은 없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시스템이란 게 완벽할 순 없으니까, 동수는 이를 테면 직거래를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처음엔 동수가 소영이를 부정적으로 보다가 점점 이해를 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는 기점이 있었을까. 이 질문에 강동원은 세차장 신을 언급하며 "그 신에서 다들 웃으면서 가족처럼 되어서 어둠을 뚫고 웃으면서 나오잖나. 연출적으로는 그 신이 기점인 것 같다"라고 해석했다.

"이젠 여유 생겼다"
 
<브로커> 촬영장에서 편안하게 연기했다는 강동원. 그는 "어릴 때는 제 연기하기 바빴다. 백 억, 이백 억짜리 영화의 주인공이니까 책임감과 중압감이 막중하잖나. 여유가 없었는데 지금은 여유가 많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예전에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이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많은 걸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여유가 생기게 된 것 같다고. 

부모 자식 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인만큼, 그에게 실제로 강동원은 어떤 아들인지 물었다. 이에 강동원은 "나쁘지 않은 아들"이라면서 "다만 너무 바빠서 시간을 함께 많이 못 보내드리는 게 아쉽다. 그래도 나이가 드니까 애정표현을 가끔 한다. 예전에는 그런 걸 전혀 못 했었는데"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화인으로서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 이 질문에 그는 "계속 배우로서 열심히 할 거고, 잘할 거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좋은 것들을 계발해서 만들어갈 것"이라고 답하며 "드디어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하게 된 시대가 왔으니까 글로벌한 것들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놉시스를 써서 작가분들과 같이 작업하기도 할 건데, 그래도 배우 일이 우선이다. 나머지가 메인이 될 순 없다. 그래도 프로듀싱은 이제 어느 정도 가능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진행하고 있는 게 있기도 하고." 

끝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연기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그에게 자신만의 원동력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강동원은 "원래 제 성향이 가만히 있는 걸 되게 싫어하고,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서 "오래 쉬면 초조해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