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방영된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싱어게인>, <슈퍼밴드>, <팬텀싱어> 등 지난 10년 사이 각종 음악 예능을 성공시킨 JTBC가 이번엔 조금 다른 포맷의 프로그램을 하나 선보였다.  

14일 첫 방영된 <뜨거운 씽어즈>는 배우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중심으로 한 새 음악 예능이다. 기존 JTBC 음악 예능이 경연, 오디션 위주로 진행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뜨거운 씽어즈>는 초보자 또는 실력자 여부에 구애 받지 않고 그저 노래하는 게 좋아서, 다른 도전을 하고 싶어서 용기를 낸 중견 연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설명이 필요없는 명배우 김영옥, 나문희 선생을 필두로 우현, 김광규, 서이숙, 이종혁 등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에서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아직 TV 화면 속 모습이 낯선 배우들이 한 팀으로 꾸려졌다. 이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려질 예정이다. <뜨거운 씽어즈> 첫회는 참가자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된 상견례를 시작으로 멤버들의 능력치를 확인하는 무대 순으로 꾸며졌다.  

이 프로그램의 첫 출발을 보고 일부 시청자들은 2010년 당시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떠올리기도 한다. 2년에 걸쳐 '남격 합창단', '청춘 합창단'를 결성하고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 바 있기에 과연 JTBC <뜨거운 씽어즈>가 나름의 차별성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MC 전현무의 단원 합류... 쟁쟁한 실력자 배우 대거 참여
 
 지난 14일 방영된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뜨거운 씽어즈>에 누가 참여하는지는 첫 상견례 장소에 참석하고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전현무의 등장에 노장 배우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바쁜데) 이걸 할 시간이 있냐?","MC로 출연하는거냐"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저도 단원으로 참가하려고 왔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전현무는 "제가 노래만 하면 사람들이 비웃는다"라며 이번엔 직접 참가하는 입장에서 제대로 노래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드러냈다.

​김광규, 이종혁, 장현성, 이병준처럼 음원을 내거나 뮤지컬 및 음악 영화 출연으로 나름의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모처럼 선후배 사이의 반가운 만남이 이어졌다. 작품 속 강한 카리스마 내뿜던 서이숙, 박준면 등의 배우들도 이곳에선 평범한 동료이자 친구들이었다.  

​의외의 출연자도 눈길을 끌었다. 줄곳 연극만 하다가 TV에 등장한 지 얼마 안 되는 배우 우미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이정재 주변 인물로 뒤늦게 주목받은 배우 이서환 등은 첫 예능 출연이 어색한 듯 긴장한 모습도 감지됐다. 하지만 이내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전체 출연진 나이 총합 990살의 <뜨거운 씽어즈> 단원들은 금세 한 팀의 일원이 됐다. 

기교 없지만, 진심 담은 목소리의 울림​
 
 지난 14일 방영된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여타 음악 예능처럼 합격, 불합격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기량, 실력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멤버들은 미리 준비한 솔로곡으로 무대 위에 올랐다. TV, 영화 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 오랜 무대 경험을 지닌 관록의 배우들도 본인의 능력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자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날 <뜨거운 씽어즈>에서 가장 감동적었던 부분은 노배우 나문희, 김영옥이 노래를 부른 순간이었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연기자로서 맹활약 중인 그들의 노래는 여느 가수의 그것 이상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울림을 전했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한다고 했어요." (나문희) 
"합창단에 들고 싶어 욕심내 여기까지 왔습니다."(김영옥)​


노장 배우들의 참가 이유는 평범했지만 각각 들려준 '나의 옛날 이야기'(조덕배 원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임형주 원곡)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투박하고 어눌한 창법이지만 진심을 담은 목소리가 얼마나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적절한 웃음와 감동의 조화 vs 기존 합창 예능 그림자 지우기
 
 지난 14일 방영된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JTBC '뜨거운 씽어즈'의 한 장면. ⓒ JTBC

 
<뜨거운 씽어즈> 첫회만 놓고 보면 웃음과 감동이 각자의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모양새였다. 김광규-이종혁-장현성 등의 티격태격 케미와 더불어 김영옥-나문희 등 어르신들의 예측 불허 입담까지 등장하면서 예능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살짝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12년전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성공 그림자가 장애물처럼 존재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뜨거운 씽어즈>가 자신만의 색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배우들이 들려준 감동의 목소리를 뒷받침해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성공적인 첫 회를 만들어낸 만큼 지금의 기세를 이어갈 뒷심에 성패가 달려 있지 않을까.

일단 <뜨거운 씽어즈>가 기분 좋은 출발을 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뜨거운씽어즈 김영옥 나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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