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 1무와 2승 2무의 성적으로 올시즌 K리그1에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FC 서울과 울산 현대가 2일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에서 울산이 승리를 거뒀다. 울산은 2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하나 원큐 K리그 1 2019' 4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2-1의 승리를 거뒀다.
 
 2019년 4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 울산 현대의 김도훈 감독

2019년 4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 울산 현대의 김도훈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로써 울산은 3승 2무의 성적으로 서울을 승점 1점차로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섰고 서울은 지난 4경기 동안 이어오던 무패 행진과 무실점 행진이 함께 마감되면서 불과 3일 만에 선두 자리를 울산에 내줬다.

또한 2015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K리그 감독 생활을 시작한 김도훈 감독은 이제까지 최용수 감독과의 대결에서 1무 4패(리그, FA컵 포함)를 기록했다. 김도훈 감독은 이번 경기로 6경기 만에 최용수 감독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2019년 4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 FC 서울 최용수 감독의 모습.

2019년 4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 FC 서울 최용수 감독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보다 한 수 위 모습 보여준 울산

이 경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울산이 서울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증명했다. 지난 겨울 야심차게 전력 보강을 하며 올 시즌 기대를 갖게 만들었던 울산은 리그 무패 행진에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무패 가도를 달렸다. 울산은 서울과의 경기 전까지 올 시즌 공식경기에서 3승 3무의 성적을 거두며 전력보강의 결실을 맺어가고 있었다.

이에 반해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알리바예프와 페시치를 영입하며 용병진을 정리했지만 전체적인 팀의 완성도가 완벽하게 구축되었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최용수 감독도 지난 4경기 무실점을 두고 "하늘이 도와주고 있다"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주한 두 팀의 경기에서 울산이 한 수 위의 전력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3백으로 나선 서울을 상대한 울산은 박정인을 선발로 내세워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를 통해 울산은 측면싸움에서 2대1의 수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동시에 공격수인 주니오에게 집중될 수 있는 수비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2019년 4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 울산의 믹스 선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4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 울산의 믹스 선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리고 이 전략의 효과는 전반 14분 만에 나왔다. 박정인이 수비와의 볼다툼에서 볼을 끝까지 지키며 김보경에게 내줬고 측면을 파고들던 김보경은 크로스를 올렸다. 이 볼을 김인성이 슈팅으로 연결시키지 못했지만 김인성은 이내 볼을 간수하며 뒤에서 달려들던 믹스에게 내줬고 믹스가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에는 울산의 수비가 돋보였다. 블투이스와 윤영선 센터백 듀오가 후방을 사수했다면 그 앞선에선 신진호-믹스의 중원 콤비가 서울의 공격전개를 무력화했다. 울산의 전체적인 노련미가 서울 선수들보다 한 수 앞선 모습이었다. 서울의 공격이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오면 블투이스-윤영선의 센터백 조합에 박동진과 윤주태는 슈팅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미드필드에선 신진호-믹스 콤비에 막히며 정현철, 고요한, 알리바예프 중원 조합은 힘을 쓰지 못했다.
 
 2019년 4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 FC 서울 알리바예프 선수의 모습.

2019년 4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 현대와 FC 서울의 경기. FC 서울 알리바예프 선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볼 전개는 측면 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FC 서울이 중원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다 보니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려 해도 풀어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측면에 투입되었던 김한길, 윤종규 조합이 지난 4경기와는 달리 위협적인 모습을 만들지 못하면서 서울의 공격은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다.

로테이션 실패, 선수들의 무거운 몸놀림

울산을 상대한 서울은 지난 상주전과 달리 선발라인업 3자리에 변화를 줬다. 박주영, 페시치가 선발로 나섰던 공격진에는 윤주태와 박동진이, 고광민이 나섰던 왼쪽 윙백에는 김한길이 나서며 빡빡한 일정에 로테이션을 가동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최용수 감독의 의도는 수비를 탄탄하게 갖춰 울산의 공격을 막은 다음 박주영, 페시치등을 투입해 승부를 던지려는 걸로 보였다. 하지만 FC 서울이 전반 14분에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계획이 틀어지고 말았다.

또한 로테이션 가동으로 투입했던 3명의 활약도 아쉬웠다. 고광민을 대신해 투입된 김한길은 전반 45분 동안 공격이나 수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아웃됐다. 공격진에 투입된 윤주태와 박동진 역시 울산의 수비에 막히면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여기에 전체적인 선수들의 몸놀림도 무거운 모습이었다. 이전 4경기에서 선발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았던 서울은 서두에 언급한 3명의 선수 외엔 5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전한 선수들로 경기에 임했다. 그런 탓에 지난 상주전 이후 사흘 만에 치르는 울산과의 경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울산이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측면 전환과 공격으로 서울의 수비를 공략하다 보니 서울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공수 전환 속도와 같은 속도 싸움에서 밀리는 양상을 초래했고 서울의 경기력은 이전의 4경기보다 하락된 모습을 보여줬다.

용병술로 재미 본 최용수 감독, 이번에는 아쉽게도...

지난 상주와의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재미를 봤던 최용수 감독은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허를 찔렸다. 상주와의 경기에선 후반 20분 교체투입한 하대성이 투입 7분 만에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정원진을 투입하는 변수가 있었는데, 당시 정원진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리며 '전화위복'이 되었던 바 있다.

그리고 사흘 뒤 열린 울산전, 0-1로 뒤지던 후반 21분 서울의 이웅희가 동료인 김원균과의 볼 쟁탈 상황에서 서로 부딪히며 부상을 입어 교체아웃되었다. 득점이 필요했던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을 투입하면서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는데 문제는 이 포메이션이 최용수 감독 부임 후 새로이 판을 짜는 서울의 입장에선 완벽하게 다져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4백으로 전환 이후 공격 쪽에 무게가 실린 서울은 수비로의 전환속도에 문제를 드러냈고 울산의 역습에 몇 차례 위기를 노출하기도 했다. 더구나 3백 포메이션에서와 달리 4백에선 센터백의 숫자가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되니 울산의 원톱인 주니오에게 그만큼 기회가 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기에 충분했다. 결국 박주영 투입후 6분 뒤인 후반 28분 세트피스상황에서 신진호가 올린 크로스가 반대 쪽에서 자유롭게 위치해 있던 주니오가 골로 연결시키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렇게 스코어가 0-2로 벌어지면서 승부가 기울어진 서울은 경기 막판 박주영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동점을 만들기엔 턱없이 시간이 부족했다. 그렇게 하늘이 도와던 서울의 무실점 행진은 5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그러면서 FC 서울은 올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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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FC서울 울산현대 최용수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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