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팀 일본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물리치며 파란을 일으켰다.

▲ 일본 대표팀 일본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물리치며 파란을 일으켰다. ⓒ 피파홈페이지


트릭은 없었다. 결국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었다. 일본은 전통의 패싱 플레이 '스시타카'를 앞세워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격침했다.

일본은 19일 오후 9시(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에 위치한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콜롬비아를 2-1로 물리쳤다.

이로써 일본은 남미국가를 이긴 아시아 최초의 팀으로 기록됐다. 그리고 월드컵 통산 5승으로 한국과 동률을 이뤘다. 아시아 팀 가운데 최다승이다.

'감독 교체' 일본, 전통의 스시타카 회귀

일본의 이번 러시아 월드컵 전망은 매우 어두웠다. 대회 개막 2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고, 니시노 아키라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사령탑으로 선임한 것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이 피지컬과 터프한 압박을 강조했다면 니시노 감독은 세밀한 숏패스 게임을 추구한다. 점유율과 패스를 기본으로 하는 일본 특유의 축구 전술이다.

니시노 감독은 짧은 시간 동안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전통의 스시타카를 구현하기 위해 할릴호지치 감독으로부터 외면받은 혼다 게이스케, 카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 등 노장들을 재차 불러들였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가나,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했다. 하지만 파라과이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러시아에 입성했다.

변수로 작용한 카를로스 산체스 퇴장

일본은 4년 전 콜롬비아에게 1-4로 대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 첫 상대가 콜롬비아였다. 일본은 전반 초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최전방 공격수 오사코 유아가 다빈손 산체스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내며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았고, 이어 루즈볼을 가가와 신지가 슈팅으로 연결한 공이 카를로스 산체스에게 걸렸다. 하지만 고의적인 핸드볼 파울로 인해 페널티킥과 퇴장이 동시에 선언됐다.

일본은 가가와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이른 시간 수적인 우세를 떠안은 일본은 더욱 유리한 위치에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반전은 의외로 일본이 고전하는 양상이었다. 콜롬비아는 4-2-3-1에서 카를로스 산체스의 퇴장으로 4-2-3의 변화를 꾀했다. 전반 중반에는 후안 콰드라도를 빼고, 바리오스를 투입하며 일본에 응수했다.

콜롬비아는 빠른 역습과 뛰어난 개인기로 일본 수비를 공략했고, 전반 39분에는 킨테로의 재치있는 프리킥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일본-콜롬비아 스시타카를 추구한 일본이 오사코 유야의 결승골로 콜롬비아를 물리쳤다.

▲ 일본-콜롬비아 스시타카를 추구한 일본이 오사코 유야의 결승골로 콜롬비아를 물리쳤다. ⓒ 피파홈페이지


'탈아시아급' 탄탄한 기본기-패싱 플레이

이날 일본은 고질적인 마무리 슈팅과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슈팅을 위한 기초 작업, 패스의 정확도만큼은 확실히 뛰어났다.

후반 10분 이후 볼 점유율을 높이면서 숏패스를 통해 콜롬비아의 체력을 소진했다. 상대의 빈 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했고, 패스 앤 무브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콜롬비아 수비를 흔들었다. 일본은 후반 28분 세트피스에서 오사코 유아의 헤더골로 승리를 챙겼다. 

스시타카를 구현할 수 있는 스쿼드는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 일본은 하세베 마코토(프랑크푸르트), 시바사키 가쿠(헤타페), 이누이 다카시(레알 베티스),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하라구치 겐키(하노버), 오사코 유아(브레멘) 등 3선부터 최전방까지 모두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다.

눈에 띄게 족적을 남긴 활약상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탈아시아급의 스쿼드임에는 분명하다. 수비진도 요시다 마야(사우스햄턴)을 중심으로 사카이 히로키(마르세유), 나가토모 유토(갈라타사라이) 등 유럽 무대 경험이 풍부하다.

'장점 극대화' 일본, 트릭만 강조한 한국과는 달랐다

일본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축구 스타일을 고수했고,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제압했다. 감독 교체 2개월 만에 대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승리할 자격은 충분했다. 전반 3분 콜롬비아의 퇴장을 단순히 운으로 치부할 수 없었다. 퇴장에 앞서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냈기에 가능했다.

반면 한국은 1년 동안 신태용 감독 체제로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했다. 지난 18일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신태용 감독은 전략을 숨기는 데 급급한 것 같았다. 심지어 이에 관해 트릭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작 다른 F조 상대 팀들은 크게 개의치 않은 듯이 보였다.

심지어 한 번도 가동하지 않은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고, 실전 경기에서 호흡을 맞추지 않은 손흥민-김신욱-황희찬 스리톱을 내세웠다. 심지어 한국 스타일에 맞지 않는 롱패스를 북유럽의 스웨덴을 상대로 구사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드러난 한일 양국의 행보는 크게 엇갈렸다. 한국은 조별리그 탈락이 유력한 반면 일본은 통산 세 번째로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일본 콜롬비아 월드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