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2사 1루, 한화 이성열이 좌월 투런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 기뻐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2사 1루, 한화 이성열이 좌월 투런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가 홈런군단 SK를 상대로 홈런쇼를 펼치며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한용덕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4방을 포함해 장단11안타를 터트리며 7-5로 승리했다. 2,3위 대결로 주목을 받은 주말 시리즈 첫 경기에서 홈런포를 주고 받은 끝에 SK를 꺾은 한화는 5일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35승26패).

선발 김재영이 5.2이닝 5실점으로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긴 가운데 최강 마무리 정우람은 9회 3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21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강경학이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3안타2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송광민도 7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승부처마다 SK선발 앙헬 산체스로부터 알토란 같은 홈런 2방을 터트린 이성열은 이날도 한화의 '간판타자'다운 활약을 이어갔다.

시즌 중 트레이드만 세 번 겪은 저니맨

순천 효천고 시절 장타력과 의외의 빠른 발을 가진 포수로 이름을 날리던 이성열은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전체3순위)로 LG트윈스에 지명됐다. LG는 이미 조인성이라는 주전 포수가 있음에도 이성열에게 2억7000만원의 많은 계약금을 안겼다. 하지만 뛰어난 장타력을 가진 여느 유망주들처럼 이성열 역시 힘에 비해 정확성이 떨어졌고 떨어지는 변화구에도 약점을 보였다. 게다가 포수로서의 수비 능력도 프로에서 통할 수준이 아니었다.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1군에서 1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이성열은 2005년 외야수로 변신해 9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성열은 더 이상 발전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1군과 2군을 오가는 그저 그런 유망주에 머무르고 말았다. 결국 불펜 보강을 원한 LG와 포수 충원이 필요한 두산 베어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이성열은 2008년 6월 두산으로 이적했다. 당시만 해도 트레이드의 핵심은 이성열이 아닌 투수 이재영과 포수 최승환이었다.

이성열은 이적 3년째이던 2010년 두산의 주전 우익수로 활약하며 타율 .263 24홈런86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성열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011년7홈런으로 주춤했고 2012년7월 오재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성열은 2013 시즌 6월 초까지 홈런 선두 다툼을 벌일 정도로 좋은 페이스를 보였지만 팔꿈치 부상 후 흔들리며 시즌 18홈런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2014년에도 14홈런을 기록하며 FA 자격을 얻은 이성열은 원소속팀 넥센과 계약금 없이 2년 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외야와 지명타자 자리가 꽉 찬 넥센에서 이성열은 마땅한 자리가 없었고 이성열은 2015년 4월 또 한 번의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프로 입단 후 벌써 3번째 겪는 트레이드지만 LG, 두산, 넥센 등 서울팀에서만 활약하던 이성열이 서울 밖으로 나가게 된 것은 한화가 처음이다.

이성열은 한화 이적 후 첫 시즌 타율 .250 9홈런36타점에 그쳤지만 2016년 86경기에서 타율 .288 10홈런29타점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81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307 21홈런65타점으로 2010년을 능가하는 생애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시즌 한화 타선에서 이성열보다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한신 타이거즈,37개) 밖에 없었다.

안경 장착하고 타격에 눈 뜬 이성열

2014 시즌이 끝난 후 넥센과 FA계약을 맺었던 이성열은 올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FA자격을 얻는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FA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프로 선수라면 자연스럽게 의식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던 이성열은 3월14일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 조상우의 투구에 맞아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다.

4월8일 조금 늦게 시즌을 시작한 이성열은 KT위즈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3안타1홈런5타점3득점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이성열은 4월이 끝날 때까지 더 이상의 홈런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컨디션을 회복한 5월부터는 제라드 호잉, 송광민과 함께 본격적으로 한화 타선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4월까지 17경기에서 타율 .286 1홈런10타점5득점에 그쳤던 이성열은 5월 이후에 열린 32경기에서 타율 .369(122타수45안타) 10홈런26타점25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김태균이 종아리 근육부상으로 이탈한 후에는 꾸준히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실제로 이성열은 올 시즌 .343의 타율(9위)로 호잉(.329)과 송광민(.310), 이용규(.302)를 능가하는 팀 내 최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성열은 8일 SK전에서도 2-1로 앞선 3회말 공격에서 SK선발 산체스의 5구째를 받아 쳐 대전구장 백스크린을 때리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이성열은 4-3으로 추격을 허용한 5회에도 산체스의 시속 148km짜리 강속구를 밀어 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연타석 홈런을 작렬했다. 2개의 홈런 모두 경기의 흐름을 한화 쪽으로 가져 오는 영양가 만점의 홈런이었다.

입단 초기 눈이 좋지 않았던 이성열은 라식 수술을 받으며 한 동안 안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난시교정을 위해 다시 안경을 쓰기 시작했고 공교롭게도 안경을 쓴 후 이성열의 성적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앞으로도 이성열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이성열에게 안경은 '만년 유망주'였던 그에게 새롭게 야구에 눈을 뜨는 계기를 만들어 준 고마운 존재로 남을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한화 이글스 이성열 안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