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감독 작전 지시 26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18.3.26

▲ 박기원 감독 작전 지시 26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18.3.26 ⓒ 연합뉴스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1차전에서도 정규 리그 우승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까지 끌고 가면서 명승부를 펼친 대한항공이 2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26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챔피언 결정전 남자부 2차전에서 원정 팀 대한항공이 홈 팀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5-19, 26-24, 26-24)로 꺾고 1차전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대한항공의 2차전 승리로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은 최소 4차전까지 열리게 됐다.

1차전에 10개 이상의 범실로 울상을 지었던 가스파리니(31득점)가 완벽하게 날아올랐고, 곽승석 또한 13득점으로 팀의 시리즈 첫 승에 기여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1차전과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두 세트 연속 듀스 접전, 침착했던 대한항공이 웃었다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을 몰아붙였다. 13-13에서 가스파리니의 백어택으로 리드를 잡은 이후 가스파리니의 오픈 공격, 정지석의 퀵오픈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 아웃을 가져갔다. 격차가 벌어지는 사이 대한항공이 20득점 고지를 먼저 밟았고, 결국 25-19로 1세트를 끝냈다.

1세트와 달리 2세트는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대한항공이 두 점 차로 앞서던 24-22에서 현대캐피탈이 내리 두 점을 따내면서 듀스 접전을 만들었다. 그 때, 역전을 눈앞에 둔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범실에 발목이 잡혔다. 그 이후 곽승석의 서브가 코트에 꽂히면서 26-24로 대한항공이 승리했다.

벼랑 끝으로 몰린 현대캐피탈은 공격적으로 3세트에 임했다. 3세트 초반 문성민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분위기를 전환했고, 한때 현대캐피탈이 19-13까지 앞서나가기도 했다. 홈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극적인 대역전극을 꿈꿨다. 대한항공이 승부를 뒤집기 어려운 점수 차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19-13에서 박주형의 서브범실부터 세 점이 연속으로 나왔다. 20득점을 먼저 달성한 팀은 현대캐피탈이지만 곽승석와 가스파리니를 주축으로 한 점 차까지 추격, 24-23에서 가스파리니가 퀵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곧바로 곽승석의 득점으로 역전까지 만들었고, 가스파리니가 매치포인트를 장식하면서 2세트와 동일한 스코어로 3세트를 마무리했다.

가스파리니는 60%가 넘는 공격 성공률을 선보이며 팀 승리에 앞장섰고, 13득점(서브에이스 세 개 포함)을 기록한 곽승석의 성공률도 무려 90.91%에 달했다. 반면 문성민이 15득점에 머물렀고, 안드레아스 또한 9득점에 그쳤다. 현대캐피탈의 원동력인 블로킹도 세 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균형 맞춘 대한항공, 챔프전 우승 가능성 열어두었다

"승기 잡았다" 26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2세트 듀스 접전 끝에 승리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코치진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18.3.26

▲ "승기 잡았다" 26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7-2018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2세트 듀스 접전 끝에 승리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코치진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18.3.26 ⓒ 연합뉴스


대한항공의 승리로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천안에서의 일정을 마친 두 팀은 이제 인천 계양체육관으로 이동해 28일과 30일에 각각 3차전, 4차전을 치른다. 최소 두 경기 이상을 치러야 하는 만큼 3차전을 승리하는 팀이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이 날 승리를 거둔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선수들이 당황하지 않고 편안하게 경기를 시작한 게 잘 된 것 같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3차전에서도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인천에서 끝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5차전까지 대비하면서도 4차전에서 끝내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홈에서 1승을 거두는 데에 만족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곽승석과 정지석의 안정된 리시브 라인을 언급하면서 상대의 디펜스가 강했음을 인정했다. 쉽게 말해서 의도했던대로 대한항공을 흔들지 못하면서 경기를 원활하게 풀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원정에서 2차전까지 패배했다면 다소 침체된 분위기로 홈에 돌아왔을 수도 있으나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2차전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박 감독의 바람대로 4차전에서 끝낼지도 모른다. 박기원 감독도, 최태웅 감독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3차전은 28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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