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빅스톰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 펠리페와 서재덕, 전광인 등 팀을 이끄는 주포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올핸 예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던 한국전력이 봄배구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0-25, 22-25, 25-21, 25-22, 15-12)로 패배했다.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그치면서 3위 대한항공과 승점 차는 10점으로 벌어졌다.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한 한국전력의 순위는 여전히 5위에 머물러 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가능성마저 희미해졌다.

연이은 부상에 시름했던 한국전력, 상위권 유지 어려웠다

 22일 대한항공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마저 희미해졌다.

22일 대한항공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패배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마저 희미해졌다. ⓒ 한국배구연맹(KOVO)


한국전력은 지난해 KOVO컵 정상에 올랐다. 1년 전 컵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2년 연속 KOVO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바로티보다 더 기량이 뛰어난 펠리페를 영입하면서 팀 공격이 전체적으로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았고, 전광인-서재덕 두 선수의 활약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지난 시즌 강팀들과의 맞대결에서도 선전한 한국전력의 정규시즌 최종 순위는 3위였다. 봄배구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것이다. 비록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완패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을 엿본 시즌이었다.

그러나 한국전력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시즌 초 팀의 주전 세터였던 강민웅이 대퇴부 근육 파열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한 데 이어 서재덕마저 무릎 부상으로 완벽하게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전광인과 펠리페에게 가중되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부상 선수들의 이탈 속에서 안우재, 이재목 등 젊은 선수들을 발견한 것은 나름대로의 성과였으나 이들이 한 시즌 동안 팀을 지탱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서재덕이 돌아오기는 했지만 100%의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어렵고, 전광인-펠리페는 점점 지쳐간다.

전반기까지 잘 버틴 한국전력은 5라운드 6경기에서 2승 4패, 6라운드 2경기에서 2패를 기록하며 후반기에 5할도 채 되지 않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남은 4경기에서 우리카드, 현대캐피탈, KB손해보험, 삼성화재를 만난다. 우리카드의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도 험난한 일정이다.

전광인-펠리페의 고군분투만으로는 어렵다

 전광인의 고군분투만으로는 다소 버겁다. 더 이상 대한항공과 맞대결이 없는 만큼 봄배구와 다소 거리가 멀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광인의 고군분투만으로는 다소 버겁다. 더 이상 대한항공과 맞대결이 없는 만큼 봄배구와 다소 거리가 멀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 한국배구연맹(KOVO)


전광인은 국내 최고의 레프트 중 한 명이고, 펠리페 또한 수준급 외국인 선수로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두 명의 활약만으로는 한국전력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없다.

팀 서브 부분 6위(130개), 속공 성공률 46.51%로 최하위에 그친다. 전광인 또는 펠리페가 해결해야 하는 공격 패턴이 단순하다보니 팀이 위기를 맞이했을 때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범실은 712개로 전체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 고비를 넘지 못한다.

22일 대한항공전도 마찬가지이다. 1세트와 2세트를 깔끔하게 가져오고도 승점 3점을 얻지 못했다. 펠리페(29득점), 전광인(16득점), 서재덕(10득점) 등 주전 공격수들의 분전에도 소용이 없었다. 대한항공(범실 40개)은 한국전력(24개)보다 훨씬 많은 범실을 기록해 스스로 자멸할 위기에서 겨우 빠져나왔다.

순위권에 있는 팀과의 마지막 맞대결에서 패배하면서 다 잡은 기회를 날렸다. 한국전력으로선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이 주춤하면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는 것을 바랄 수 있는데, 사실상 이는 현실이 되기 어려운 시나리오이다. 17일 OK저축은행전 패배로 인한 충격 못지않게 대한항공전 패배로 인한 충격도 크다.

지난 시즌에는 3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봄배구 초대장을 받았다면, 올시즌에는 봄배구를 그저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으나 한국전력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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