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승을 안겨준 장혜지(21)-이기정(23·이상 경북체육회)이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장혜지-이기정은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예선 2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9엔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7-8로 패했다.

초반 4엔드까지 팽팽했던 양팀, 추격하며 기싸움 펼쳐

[올림픽] 조금만 더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장혜지와 이기정이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

▲ [올림픽] 조금만 더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장혜지와 이기정이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 ⓒ 연합뉴스


[올림픽] '가까이, 더 가까이'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장혜지가 스톤을 티라인에 안착시키고 있다.

▲ [올림픽] '가까이, 더 가까이'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장혜지가 스톤을 티라인에 안착시키고 있다. ⓒ 연합뉴스


장혜지-이기정은 파워플레이 카드를 완벽히 활용하고 동점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세계랭킹 3위인 중국을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연장에서도 이기정의 두 차례 투구가 빛나 승리가 눈앞에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장혜지의 투구가 중국의 스톤보다 하우스 중앙에서 멀리 멈추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말았다.

초반 4엔드까지 양 팀은 환상적인 투구와 테이크 오프로 팽팽한 대결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험 면에서 좀 더 노련한 중국의 왕루이-바더신이 결정적인 순간에 앞서 나가며 조금씩 밀리는 양상이 뚜렷했다. 1엔드에서 2점을 내준 후 2엔드에서 이기정의 더블 테이크 아웃을 두 차례나 성공하며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3엔드에서 다시 3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네 번째 스톤에서 뜻하지 않은 실수가 나왔다. 장혜지가 테이크 오프에 성공했지만 이기정의 차례에 투구해 던지면서 스톤 하나가 제거되는 페널티를 받고 말았다. 장혜지는 마지막 투구에서 다시 테이크 오프를 시도해 중국 스톤을 제거하고 동시에 자신들의 스톤을 하우스 안쪽으로 밀어 넣으며 중앙 자리를 선점했다. 하지만 중국도 테이크 오프를 시도해 한국의 스톤을 쳐냈고, 계측 결과 중국의 스톤이 더 가까워 3점의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올림픽] 2승을 향해서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믹스더블 예선 2차전에서 장혜지와 이기정이 스톤을 딜리버리 하고 있다.

▲ [올림픽] 2승을 향해서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믹스더블 예선 2차전에서 장혜지와 이기정이 스톤을 딜리버리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의 후공으로 진행된 4엔드에서 장혜지-이기정은 중국에 1점 스틸을 당했다. 네 번째 스톤을 앞두고 한국은 타임아웃을 신청했다. 타임아웃 후 이기정이 테이크 오프를 시도했고 장혜지의 마지막 투구도 하우스를 기준으로 중국의 스톤보다 멀리 위치하면서 다시 1점을 내줬다.

그러나 5엔드에서 승부의 추를 완전히 뒤집기 시작했다. 장혜지-이기정은 파워플레이로 경기의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왔다. 접전을 이어가던 도중 이기정의 네 번째 투구가 중국의 스톤을 쳐내고 하우스에 남았고, 다섯 번째 투구는 중국의 가드 뒤에 숨으며 하우스 정중앙 부근에 위치시켰다. 장혜지의 마지막 투구가 중국의 스톤을 완전히 밀어내면서 하우스 안에는 한국 스톤 네 개만 남아 한꺼번에 4득점을 획득했다.

한국이 추격해오자 중국도 6엔드가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파워플레이를 신청했다. 한국과 중국은 하우스 정중앙에 스톤을 연이어 붙여 나가며 대량득점과 실점 최소화에 기싸움을 펼쳤다. 결국 중국이 1득점을 올리는 데 그치며 역전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연장 접전, 한때 승리 보였지만... 아쉽게 패배

[올림픽] 승리를 향한 집념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장혜지가 스톤을 딜리버리 하고 있다.

▲ [올림픽] 승리를 향한 집념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장혜지가 스톤을 딜리버리 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엔드에서 한국은 동점을 만들어 냈다. 장혜지와 이기정이 나란히 투구한 두 개의 스톤이 모두 중국의 스톤을 조금씩 밀어내고 중앙에 위치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은 작전타임 끝에 한국 스톤을 밀어내고자 했지만, 오히려 한국 스톤에 이어 자신들의 스톤이 강하게 튕겨져 나가고 말았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장혜지의 투구가 빛났다. 장혜지의 마지막 스톤이 중국의 가드를 그대로 밀어내고 하우스에 있던 스톤들을 건드리며 결국 한국 스톤 두 개가 하우스에 남으며 7-7 동점을 만들어 냈다.    

운명의 8엔드에서 중국이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중국 바더신의 투구가 힘 조절에 실패해 스톤을 모두 제거한 나머지 그대로 하우스를 통과해 버리며 큰 실수가 나왔다. 이기정은 먼저 세워 놓은 가드 스톤 뒤에 자신의 스톤을 일직 선상에 놓았다. 중국은 다시 테이크오프를 시도해 이기정의 스톤을 제거했고, 장혜지의 마지막 투구가 중국을 스톤을 쳐냈다. 그런데 왕루이가 던진 마지막 스톤이 속도가 너무 빨랐던 나머지 한국 스톤과 자신들의 스톤이 모두 나가면서 하우스에 아무것도 남지 않고 연장에 들어가게 됐다.

그리고 연장 끝 접전에서 9엔드에서 극적인 역전을 만들어 냈다. 이기정의 두 차례가 투구가 결정적이었다. 이기정은 두 번째 투구에서 중국의 가드 스톤을 제거한 데 이어, 네 번째 스톤으로 하우스에 있던 중국 스톤을 완전히 밖으로 밀어내는 데 성공하며 승리가 보이는 듯했다.

[올림픽] '아쉬운 패배'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이기정, 장혜지가 7대8로 패한 뒤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올림픽] '아쉬운 패배'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이기정, 장혜지가 7대8로 패한 뒤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마지막 장혜지의 투구가 예상을 빗나갔다. 장혜지는 중국의 스톤을 살짝 밀어내고 정중앙에 위치하는 작전이 아닌, 투구가 그대로 하우스 중앙에 서는 작전을 택했다. 그러나 이 스톤이 중국의 스톤보다 하우스 중앙에서 더 멀리 서면서 결국 중국의 승리로 끝났다. 중요한 순간 경험에서의 차이를 드러내며 아쉬운 패배로 마무리됐다.

한국은 이날 오전에 진행된 핀란드전까지 더해 1승 1패로 경기를 마쳤다. 장혜지-이기정은 9일 오전 노르웨이와 예선 3차전을 진행한다.

[올림픽] '동점이다'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이기정이 7앤드에서 동점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 [올림픽] '동점이다'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이기정이 7앤드에서 동점을 만든 뒤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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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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