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KBO리그 FA 시장도 사실상 끝물이다. 28일 한화 이글스는 내부 FA 투수 안영명과 2년 총액 12억 원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황재균과 김현수를 포함해 20명의 FA 선수 중 18명이 계약을 했고 최준석과 이우민, 2명이 미계약 상태다.

 미계약 상태인 FA 최준석과 이우민 (사진: 롯데 자이언츠)

미계약 상태인 FA 최준석과 이우민 (사진: 롯데 자이언츠)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올 FA 시장은 '부익부 빈익빈'을 넘어서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대형 FA 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준척급 FA 선수들은 혹한기를 방불케 하는 냉대에 시달렸다. 

총액 80억을 넘어서는 '대박'을 터뜨린 선수는 5명이다. FA 민병헌과 강민호가 각각 총액 80억 원에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유턴파' 황재균은 총액 88억 원에 kt 위즈, 김현수는 총액 115억 원에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FA 대어 중 손아섭만이 총액 98억 원에 롯데에 잔류했다.

대형 FA는 5명 중 4명이 이적이 성사되어 그야말로 '자유 계약'이라는 FA 제도 본연의 뜻에 부합했다. 이들은 구단을 상대로 '갑'의 지위를 누렸다.

반면 나머지 15명의 준척급 FA 선수들은 구단을 상대로 대부분 '을'에 불과했다. 보상금 및 보상 선수의 부담으로 인해 FA 자격으로 타 팀으로 이적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유일한 이적 사례인 채태인은 원 소속 구단 넥센 히어로즈가 보상금을 포기한 채 사인 앤 트레이드를 선택했기에 롯데로의 이적이 가능했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한 채태인

사인 앤 트레이드로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한 채태인 ⓒ 넥센 히어로즈


아직껏 미 계약 상태인 최준석과 이우민의 경우 롯데 구단은 무상 트레이드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을 영입하겠다는 팀은 28일까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준척급 FA에 대한 타 구단의 영입 의사가 거의 없는 시장 분위기 속에서 원 소속 구단은 계약을 늦추며 선수를 압박했다. 국가 대표 출신 정근우의 경우 1월 24일에야 한화와 잔류 계약을 맺었다.

2+1년 총액 35억 원의 계약 규모는 선수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평이다. 하지만 정근우가 한화 구단과 계약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었다. FA 계약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준척급 FA 선수들의 심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FA 신청을 유예한 한화 이용규

FA 신청을 유예한 한화 이용규 ⓒ 한화 이글스


이 와중에 주목받는 것은 이용규(한화)의 선택이다. 2017시즌 부상으로 5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에 홈런 없이 12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650에 그친 이용규는 FA 자격을 취득하고도 신청을 포기했다. 2018시즌 제대로 된 기량을 선보인 뒤 FA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는다는 각오다.

FA를 미룬 이용규의 판단은 슬기로웠다. 하지만 준척급 FA에 대한 시장의 냉대는 2018시즌 종료 뒤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FA 등급제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과연 올 시즌 종료 후까지 고작 10개월 남은 상황에서 새로운 제도 도입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만일 현재의 FA 제도가 유지될 경우 올 시즌 종료 후에는 준척급 FA 선수들이 대거 FA 신청을 포기할 공산이 크다. 타 팀은 물론 원 소속 구단마저 준척급 FA를 냉대하는 현실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FA 시장이 '부익부 빈익빈'을 넘어 '대어 독식'으로 귀결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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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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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FA 최준석 이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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