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내, 외야를 오갈 수 있는 FA 김주찬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KIA 타이거즈 구단은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자격을 얻은 김주찬과 계약기간 2+1년, 총액 27억 원(계약금 15억+연봉 4억)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 시즌이 끝나고 4년 50억 원에 롯데 자이언츠에서 KIA로 이적했던 김주찬은 38세 시즌을 앞두고 27억 원 짜리 두 번째 계약을 따내면서 안락한 선수 생활 말년(?)을 보장받게 됐다.

김주찬은 KIA 이적 후 부상으로 고생한 시즌도 있었지만 5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며 꾸준한 기량을 과시했다. 일단 경기에만 출전하면 누구보다 믿음직한 선수였던 셈이다. 김주찬은 이런 가치를 인정 받은 덕분에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제법 큰 규모의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 15일 김승회(두산 베어스)에 이어 김주찬마저 FA계약을 완료하면서 이제 겨울 FA시장에는 총 5명의 선수만 남게 됐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2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8회말 1사 1. 3루 상황 KIA 나지완의 3루 땅볼때 3루 주자 김주찬이 두산 수비 실수를 틈타 홈에서 세이프 되자 환호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2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8회말 1사 1. 3루 상황 KIA 나지완의 3루 땅볼때 3루 주자 김주찬이 두산 수비 실수를 틈타 홈에서 세이프 되자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KIA 이적 후 5년 연속 3할, 건강한 김주찬의 위엄

롯데 시절 꾸준하고 건강한 선수로 이름을 날리던 김주찬은 KIA 이적 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고전했다. 실제로 김주찬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동안 무려 155경기에 결장하며 '유리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일단 경기에 출전하면 3할 타율을 보장하는 검증된 선수지만 언제 부상으로 빠질지 알 수 없는 선수는 감독의 시즌 구상에 혼란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속 없는 FA의 대명사였던 김주찬은 2016 시즌을 통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130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346 177안타 23홈런 101타점 97득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것이다.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서 손색 없는 활약을 펼친 김주찬은 생애 처음으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화려했던 2016년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하지만 김주찬은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던 2017년 시즌 개막 후 두 달 동안 1할대 타율에 그치며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고 말았다. 겨울에 영입한 FA 최형우와 외국인 선수 로저 버나디나,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명기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KIA의 상승세를 주도한 가운데 김주찬의 부진은 김기태 감독의 큰 고민거리였다. 혹자는 37세의 김주찬이 기량 저하를 보이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성급하게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김주찬은 김주찬이었다. 6월 한 달 동안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타율을 부쩍 끌어올린 김주찬은 시즌이 끝날 무렵 타율 .309 136안타12홈런70타점78득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공격은 말할 것도 없고 수비에서도 1루수와 우익수,좌익수를 오가며 김기태 감독의 라인업 운용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

KIA는 듬직한 백업 외야수 김호령이 경찰야구단에 입대했지만 최형우와 버나디나, 이명기로 이어지는 주전들이 건재하고 나지완과 유재신, 그리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영욱까지 탄탄한 외야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김주찬은 작년 시즌과 마찬가지로 주로 1루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자리에 최원준이라는 유망주가 있긴 하지만 수년 간 기량이 검증된 선수인 만큼 당장 김주찬이 주전 자리를 위협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김주찬보다 5살 어리고 작년 시즌 더 높은 타율과 더 많은 홈런을 기록했던 SK와이번스의 정의윤은 4년 보장금액 17억 원짜리  FA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와 비교하면 2년 동안 23억 원이 보장된 김주찬의 계약이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주찬의 계약에 우승프리미엄이 붙어있다 해도 다른 팀 선수들은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다. 프로 스포츠에서 팀을 우승시키면 그만큼의 부가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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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김주찬 FA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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