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박세웅, 박진형이 선발됐다. 이번 대표팀에는 승선하지 못했지만 김원중과 윤성빈, 김유영, 구승민처럼 롯데가 기대를 걸고 있는 젊은 투수들이 줄줄이 1군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조원우 감독이 부임한 이후 꾸준히 진행해 온 투수진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이다.

젊어지는 투수진에 비해 야수-포수진은 점점 늙어가고 있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선발라인업을 기준으로 롯데 야수들의 평균 연령은 32.2세. 가장 어린 선수가 90년생 신본기였다. 4차전이 끝난 후 손아섭이 "선발 라인업에서 내가 두 번째로 어리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인을 잃은 롯데의 안방은 누가 차지하게 될까

주인을 잃은 롯데의 안방은 누가 차지하게 될까 ⓒ 롯데자이언츠


답보상태의 야수-포수진 세대교체

이번 오프시즌 롯데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손아섭, 강민호와의 FA 계약이었다. 하지만 강민호는 삼성으로 이적했고 손아섭과의 협상은 진척에 관한 소식이 없다. 그러나 두 선수의 거취보다 더 큰 문제는 주력 선수들과의 계약에 실패할 경우 대체할 만한 젊은 선수들이 없다는 것이다.

내야의 경우 황재균이 알을 깨고 나온 이후 뚜렷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다. 이대호의 해외 진출 이후 제대로 된 주전을 키워내지 못한 1루 사정을 보면 롯데의 내야 세대교체가 얼마나 더디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다. 외야의 경우도 로이스터 감독 시절 발탁된 전준우와 손아섭 이후 주전급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 전준우가 입대한 후에는 용병으로 외야를 채웠고 좌익수의 주인도 찾지 못해 골치였다. 강민호가 떠난 포수의 경우 안중열, 김준태, 나종덕 등이 번갈아 마스크를 썼지만 뚜렷한 두각을 나타낸 선수는 아직 없다.

잠재적 후보군은

그렇다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야의 경우 이번에 군 입대를 결정한 김민수와 1차 지명한 한동희가 대표적인 후보다. 김민수의 경우 1군에서는 타율이 0.176에 그쳤지만 퓨처스에서는 0.275의 타율에 11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동희의 경우 고교 때 0.440의 고타율과 4홈런 19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타격 재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롯데기 부산 중고교 야구대회에서 사직야구장 좌측담장을 훌쩍 넘겨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내야 세대교체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한동희

내야 세대교체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한동희 ⓒ 롯데자이언츠


외야 세대교체의 대표적인 후보는 나경민이다. 근성과 열정을 갖춘 나경민은 빠른 발과 주루센스가 장점이다. 이번 시즌 주로 대주자로만 출전하고도 20도루를 기록했다. 아직 타격 능력이 아쉽지만 타격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퓨처스에서 0.354의 타율에 32도루를 성공시킨 김재유도 주목해볼 만한 외야자원이다. 비록 1군에 콜업될 때마다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재능이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비어 있는 안방을 차지할 포수로는 안중열, 김준태, 나종덕 등이 거론된다. 이 중 재활 중인 안중열과 군복무 중인 김준태보다 나종덕이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186cm 97kg의 좋은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는 나종덕은 내년 더 많은 경험을 한다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감함이 필요할 때

이러한 세대교체는 감독이 마음먹는다고 해서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주전을 꿰차고 있는 많은 선수들도 처음부터 맹활약한 것은 아니었다. 손아섭, 이대호, 강민호도 정상급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1군에서의 경험이 절대적이었다. 만약 로이스터 감독이 어린 손광민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손아섭은 없었을 것이다.

좋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생기면 과감하게 기용해서 충분한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세대교체의 방법이다. 흔히 화수분 야구로 부러움을 사는 구단들은 역량을 갖춘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직전 시즌에 좋은 활약을 펼친 베테랑도 신인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고통 없이 세대교체는 이루어질 수 없다. 이제 롯데도 새로운 야수-포수들에게 과감하게 기회를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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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김철희
롯데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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