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시즌 KIA 타이거즈의 명운을 결정지은 단 1경기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한국시리즈 2차전이 선택될 것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두산 베어스의 기세는 매서웠다. 중심 타선의 홈런포를 앞세워 정규 시즌 1위 KIA에 5-3으로 승리했다. 두산 타선은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 마운드를 초토화시킨 힘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승부의 흐름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KIA 에이스 양현종이 9이닝 122구 4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달성한 1-0 완봉승을 기점으로 두산 방망이는 급격히 식어갔다. 이날 승리한 KIA는 여세를 몰아 4연승으로 통산 11번째 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KIA의 1년 농사를 좌지우지한 한국시리즈 2차전의 숨은 수훈 선수는 선발 출전한 포수 한승택이었다. 그는 이날 경기가 한국시리즈 데뷔전이었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고 양현종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0-0 동점이던 7회말 1사 1루에서 한승택은 대타 김주형으로 교체되었다. 하지만 한승택이 마스크를 쓰고 있던 7이닝 동안 양현종은 무려 9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이 같은 흐름이 경기 종료 시점까지 지속된 끝에 KIA는 극적인 1-0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KIA는 통합 우승을 완성하며 올 시즌을 마감했지만 한승택의 2017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16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 25인 엔트리에 포함되었다. 대표팀은 전원 24세 이하(1993년 1월 1일 이후 출생) 혹은 프로 입단 3년차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되었다.

당초 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나이와 무관하게 3명까지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로 포수를 고려했었다. 하지만 고심 끝에 와일드카드 없이 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포수는 KBO리그에서 가장 육성하기 어려운 포지션의 야수다.

대표팀 포수 엔트리는 한승택과 장승현(두산)으로 구성되었다. 장승현은 2013년 4라운드 36순위로 두산에 입단했지만 아직 1군에 데뷔하지 못했다. 그는 2017년 퓨처스리그에서는 타율 0.260 1홈런 12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40을 기록했다.     

▲ KIA 한승택 프로 통산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주전 포수로는 1군 무대에서 경험을 갖춘 한승택이 유력하다. 그는 2017년 정규시즌에서 타율 0.229에 홈런 없이 6타점 OPS 0.566을 기록했다. 두드러진 성적은 아니지만 2013년 1군 데뷔 이래 매해 타율(2013년 0.030, 2016년 0.179)이 상승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한승택의 인사이드 워크는 젊은 포수답지 않게 침착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승택의 과제는 대표팀 투수진을 뒷받침하며 일본과 대만과 겨뤄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다. 서로 대결한 경험이 없는 가운데 펼쳐지는 단기전이라 매 경기 투수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양현종과의 찰떡궁합과 같은 안정적 리드가 요구된다.

대표팀 승선을 통한 큰 경기 경험이 한승택 개인에게는 성장의 엄청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KIA에서 백업 포수에 머물고 있는 그로서는 큰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해 소속팀 주전 포수를 노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한승택이 대표팀 우승과 기량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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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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