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두산과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다. '단군더비'라고 불리는 두 팀의 한국시리즈는 오늘 광주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판 4선승제로 치러진다.

특히 시리즈 첫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두산은 1차전 선발투수로 니퍼트를, KIA는 헥터를 예고하며 시리즈 첫 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두 팀 나름대로 첫 경기를 가져가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1차전 선발투수 니퍼트와 헥터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

1차전 선발투수 니퍼트와 헥터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 ⓒ 두산 베어스, KIA 타이거즈


PO에서 부진했던 판타스틱4, 니퍼트 호투로 분위기 전환해야 하는 두산

두산은 플레이오프 네 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승을 단 한 차례도 거두지 못했다. 승리한 세 경기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뽑아내며 타격의 힘으로 NC를 제압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기는 했지만 이는 두산이 남긴 과제였다.

'정규시즌 1위' KIA는 NC보다 훨씬 탄탄한 선발진을 갖춘 팀이다. 기본적으로 헥터와 양현종, 팻딘까지 안정감 있는 3선발로 두산을 상대할 수 있다. 임기영이 1, 2차전에서는 불펜으로 대기하되 4차전 선발로 낙점된 만큼 KIA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네 명의 투수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게 됐다.

만약 선발 싸움에서 KIA에게 밀린다면 타자들이 아무리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더라도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뽐냈던 타격의 힘으로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다. 시리즈 내내 감독이 원하는대로 경기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선발 야구가 필요하다.

1차전 선발로 나서는 니퍼트는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타선을 상대로 5.1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9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뒤이어 선발로 등판한 장원준과 보우덴, 유희관도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며 6이닝 이상을 채운 투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단기전에서는 결과만큼 중요한 게 없다. 하지만 시리즈를 시작하는 경기인 만큼 1차전 선발 투수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만약 니퍼트가 플레이오프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위용을 되찾는다면 다른 선발 투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또 다시 부진한다면 플레이오프의 좋지 않은 흐름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

여기에 두산은 시리즈를 원정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원정 2경기에서 최소 1승 이상을 거두고 잠실로 돌아와야 조금이나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여전히 두산팬들은 '니느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

홈에서 기선제압 원하는 KIA

현재 KIA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불펜으로, 한때 1위 자리를 두산에게 내줄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정규시즌 우승 이후 3주간 재정비할 시간을 가지기는 했지만, 정규시즌에서 나타난 불안함을 완전히 지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홈에서 시리즈를 시작하는 KIA의 1차전과 2차전 선발투수는 헥터와 양현종이다. 불안한 불펜에도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결국 원투펀치의 활약이었다. 이들이 이번에도 팀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란히 선발로 등판하게 됐다.

특히 1차전 선발 헥터는 최대한 길게 던져야 한다. 올시즌 두산전 5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ERA 4.06을 기록하며 준수한 편이었으나 가장 최근에 두산을 만났던 지난 달 22일 경기에서는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 6탈삼진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헥터가 최소 6이닝 이상 소화하는 것이지만, 반대로 최악의 시나리오는 헥터가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불펜을 가동하는 시점이 빨라질 뿐만 아니라 잔여 경기에서 마운드를 운영하는 데 있어 적잖은 영향을 주게 된다.

헥터가 잘 던져야 양현종이 탄력을 받는다. 웬만하면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승리하고 잠실로 이동하길 원하는 KIA로선 헥터의 호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KIA의 소망은 이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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