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코 린도어(좌)-호세 라미레즈(우)

프란시스코 린도어(좌)-호세 라미레즈(우) ⓒ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근 한 달 간 승리만 존재했던 도시에 참 오랜만에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위대한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클리블랜드는 16일 오전 8시 10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와의 홈경기에서 4-3으로 패배하면서 역사적인 연승 기록 행진을 22에서 마무리지었다.

전날 제이 브루스의 10회말 끝내기로 극적으로 연승기록을 22로 늘린 클리블랜드는 후반기 9승 1패 3.03의 트레버 바우어를 선발로 냈다. 이에 맞선 캔자스시티는 제이슨 바르가스를 선발로 내보냈다.

출발은 클리블랜드가 좋았다. 1회말 2루타로 출루한 리드오프 린도어를 홈으로 손쉽게 불러들인 클리블랜드는 1-1로 맞선 3회말 호세 라미레즈의 투런포로 리드를 되찾았다. 올해 한층 더 날카로워진 라미레즈는 최근 10경기 .474 .523 1.158 6홈런 11타점의 불방망이로 팀 연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오늘도 홈런으로 또한번 매서운 타격감을 입증했다.

상대 선발 바르가스에게 득점을 뽑는데 성공했지만 변수가 생겼다. 후반기 명품 피칭을 이어오던 트레버 바우어가 오늘 경기에선 좋은 흐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미 1회 선취점 이후 2회에 바로 피홈런으로 동점을 허용한 바우어는 득점이 나온 직후인 4회말 브랜든 모스에게 또 피홈런을 허용하며 한 점을 허용했다.

결국 바우어는 5회와 6회마저도 불안했고 6회를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됐다. 캔자스시티의 5회초-6회초 공격을 주도한 선수는 로렌조 케인이었다. 이미 첫 두 타석 볼넷과 안타가 있던 케인은 5회 중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다음 타자 에릭 호스머의 2루타 때 동점 주자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6회에도 들어선 케인은 바뀐 투수 스미스를 상대로 2사 1,2루 상황에서 유격수 옆을 통과하는 적시타로 역전 타점까지 직접 올렸다.

클리블랜드 타선은 4회부터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했다. 주자는 매 이닝 내보냈지만 후속타는 없었다. 두 개의 볼넷으로 가장 좋았던 상황인 7회말 1사 1,2루 찬스에서는 오스틴 잭슨이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9회에도 선두타자 출루는 있었지만 어제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가는 2루타를 쳤던 린도어가 삼진으로 힘없이 물러나며 이날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내주고 오랜만에 패배의 쓴잔을 받게 됐다. 무승부를 포함하지 않은 연승으로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연승 기록을 세웠고 무승부까지 포함한 1916년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6연승에 도전했던 클리블랜드의 기록은 22에서 아쉽게 중단됐다.

일단 연승 기록은 마침내 중단되긴 했지만, 좌절만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당장 앞으로 이어질 캔자스시티와의 2경기에서 이날 역전패의 충격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팀 분위기가 일순간 가라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수단 가운데 연승 중단에 대한 '허망감'이 감도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할 클리블랜드다. 연승기록도 기록이지만 시즌을 좋은 분위기 속에 마무리 짓는 것이 가을야구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8월 막바지부터 지금까지 가장 뜨거웠던 클리블랜드의 연승 여정은 마침내 이날 끝이 났지만, 이제 매직넘버가 1밖에 남지 않은 클리블랜드의 목표는 지구우승, 더 나아가 더 높은 곳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과연 이날까지 이어온 22연승의 좋은 기억은 향후 클리블랜드 선수단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가는데 좋은 추진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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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연승 기록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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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에서 일어난 팩트에 양념쳐서 가공하는 일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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