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1회말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1회말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넥센이 NC를 상대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두며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11일 통합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9안타를 때리며 2-1로 승리했다. 7번 지명 타자로 출전한 김웅빈은 7회 NC의 선발 에릭 해커로부터 솔로 홈런을 작렬하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김웅빈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 후반 기존의 마무리 투수 김세현과 셋업맨 이보근의 순서를 바꾸는, 다소 이색적인 전술을 펼쳤다. 그리고 자리를 바꾼 김세현과 이보근은 나란히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넥센의 승리를 지켜냈다. 하지만 역시 이날 넥센 마운드의 주인공은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4승째를 챙긴 '영웅들의 에이스' 신재영이었다.

1군 데뷔조차 못하던 무명 투수, 전역 후 깜짝 15승 

초등학교 시절 전국에서 유명세를 탈 정도로 촉망 받던 타자 유망주였던 신재영은 중학교 진학 후 생각보다 성장이 더뎌 사이드암 투수로 전향했다. 대전고 시절 팀을 청룡기 4강으로 이끌며 한화 이글스의 1차 지명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끝내 프로 지명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단국대에서 기량을 끌어 올리며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전체69순위)로 신생구단 NC에 지명됐다.

프로 첫 해 퓨처스리그에서도 4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한 신재영은 2013년 4월 18일 넥센과 NC의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하지만 당시 트레이드의 중심은 신재영이 아닌 노장 송신영(한화 이글스)이었고 신재영은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한 채 퓨처스리그에서만 5승4패8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했다(이 정도 성적이면 한 번쯤 올릴 법도 했을 텐데).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1군 데뷔조차 해보지 못한 신재영은 2013 시즌이 끝나고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경찰야구단에서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활약한 신재영은 2015년 선발 투수로서 10승을 올리며 북부리그 다승왕에 올랐다. 하지만 신재영은 넥센이 전략적으로 키우는 유망주가 아니었고 평균자책점도 5.74로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그리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2016년 KBO리그 최저 연봉(2700만원)을 받고 시즌을 맞은 신재영은 작년 시즌을 통해 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신예로 떠올랐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30.2이닝 동안 단 하나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은 신재영은 30경기에 출전해 168.2이닝을 던지며 15승7패3.90이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올렸다. 리그 전체에서도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7위에 해당하는 매우 뛰어난 성적이었다.

2009년 13승을 올린 이현승(두산 베어스)이 이후 무려 6년 동안 토종 10승 투수가 없었던 넥센은 신재영이라는 믿음직한 토종 에이스를 발굴했다. 그것도 프로 입단 후 4년 동안 1군 등판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던 무명 투수였기에 신재영의 등장은 더욱 반갑고 극적이었다. 신재영은 작년 시즌 KBO리그 신인왕에 오르며 20대 후반의 나이에 뒤늦은 성공시대를 활짝 열었다.

2년 차 징크스는커녕 관록 붙은 투구로 QS 행진

 지난 4월 2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6회말 2사 1루에서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이 한화 3번 타자 하주석을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시키고 있다.

지난 4월 2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한화와 넥센 히어로즈 경기. 6회말 2사 1루에서 넥센 선발투수 신재영이 한화 3번 타자 하주석을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시키고 있다. ⓒ 연합뉴스


넥센은 1군 데뷔 시즌에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신재영에게 무려 307%가 인상된 1억1000만원의 연봉을 안겼다. 넥센에 새로 부임한 장정석 감독도 올 시즌 신재영을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함께 선발 트리오로 배치했다. 하지만 신재영은 시범경기에서 2경기에 등판해 1패 7.27로 부진하며 팬들을 걱정시켰다. 신재영에게도 '2년 차 징크스'라는 듣기 싫은 이야기가 속속 들리기도 했다.

억대 연봉 투수로서, 그리고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서 부담이 한층 커졌지만 정작 시즌이 개막하자 신재영은 흔들리지 않고 금방 자신의 투구리듬을 되찾았다. 시즌 첫 등판에서 6.1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 투수가 된 신재영은 올 시즌 등판한 7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영웅들의 토종 에이스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특히 경기당 6.2이닝을 책임지는 뛰어난 이닝 소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11일 NC전에서도 신재영의 안정된 투구는 단연 돋보였다. NC의 에이스 해커와 에이스 맞대결을 벌인 신재영은 7이닝을 투구하며 6피안타1볼넷5탈삼진1실점 호투로 NC의 강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신재영은 올 시즌 7경기에서 2.5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작년 시즌 초반 7경기 평균자책점이 3.24였으니 신재영은 리그에 파란을 일으켰던 작년 시즌보다 오히려 나아진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사실 신재영은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이 시속 135km 내외에 머물 정도로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작년 시즌 168.2이닝을 던지면서 단21개의 볼넷을 내줬을 정도로 뛰어난 제구력을 자랑한다. 신재영은 올 시즌에도 46.1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을 단 3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신재영은 올 시즌에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리고 있다.

한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와이번스전에서는 두산의 선발 장원준이 9이닝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7-0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달렸다. 통산 115번째 승리를 완봉으로 장식한 장원준은 개인 통산 5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앞선 4번은 모두 롯데 자이언츠 시절에 기록한 것으로 두산 이적 후에는 세 시즌 만에 기록한 첫 완봉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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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넥센 히어로즈 신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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