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한 장면.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의 한 장면. 칸에 갈 정도의 '재미'는 보장한다. ⓒ CJ엔터테인먼트


"(극 중 임시완과의 관계를) 사랑이라고 이야기했다. '브로맨스'보다 좀 더 진전된 관계가 아니었나 싶다." (설경구)

"그 사랑에 부응하도록 하겠다." (임시완)

"나는 처음부터 '로미오와 줄리엣'의 관계로 생각했고 계속 멜로로 접근했다. 오로지 감정이 쌓이고 파괴되고 그런 것에 집중했다." (변성현 감독)

"설경구 선배님을 사랑하는 걸 (이번 영화의) 키워드로 삼았다." (김희원)

난데없는 사랑 고백이 이어졌다. 2일 오후 서울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기자회견에서 배우들과 감독은 너나할 것 없이 상대편 배우를 사랑해야 했다고, 사랑했다고 고백했다. <불한당>을 보면 이 말이 괜한 너스레가 아님을 알게 된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임시완, 새로 발굴된 브로맨스  배우 설경구와 임시완이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은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재호(설경구 분)가 더 잃을 것이 없어 불한당이 된 현수(임시완 분)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면서, 의리와 의심이 폭발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됐다. 18일 개봉.

▲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임시완, 새로 발굴된 브로맨스 배우 설경구와 임시완이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은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재호(설경구 분)가 더 잃을 것이 없어 불한당이 된 현수(임시완 분)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면서, 의리와 의심이 폭발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됐다. 18일 개봉. ⓒ 이정민


영화 <불한당>은 한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장르로 정립된 범죄 액션 느와르물이다. 서로 속고 속이고 의심하고 의심당하는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면서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사랑이 들어갈 틈이 있을까? 서로를 이용하고 속이는 과정에서 이들은 인간적인 감정에 사로잡힌다.

모든 걸 다 갖기 위해 범죄 조직의 1인자가 되려는 재호(설경구)와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현수(임시완)가 만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간다는 <불한당>의 서사가 진부해도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인간의 마음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이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극 중 인물들의 마음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영화는 어느새 결말에 도달해있다.

칸에 진출한 이유

익히 알려진 것처럼 영화 <불한당>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영화 <악녀>와 함께 칸에서 상영된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영화를 초청해 상영하는 자리로 일찍이 <달콤한 인생>(2005) <추격자>(2008) <표적>(2014) <오피스>(2015) <부산행>(2016)이 칸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 부분에서 상영된 바 있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변성현 감독 변성현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은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재호(설경구 분)가 더 잃을 것이 없어 불한당이 된 현수(임시완 분)에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면서, 의리와 의심이 폭발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됐다. 5월 개봉 예정.

▲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변성현 감독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우들은 칸 영화제를 간다고 밝혔다. 단 임시완은 "가고자 하는 의지는 확고하지만 다른 작품을 하고 있고 국방의 의무를 진 탓에 보류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설경구는 가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 이정민


다른 여타의 범죄 영화들과 달리 <불한당>이 칸에 간 이유가 있을까? 한국에 범람하는 장르의 영화지만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의 차별점을 "스타일에 두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변성현 감독과 만나 이 영화가 한국에 많은 범죄 액션 영화와 다른 게 뭐냐고 물었다고 한다.

"내 필모 중 가장 스타일리쉬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배우 설경구의 말처럼 <불한당>은 다양한 카메라 워크와 시점 이동 등의 기술이 결합해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 <4등>의 조형래 촬영 감독이 합류해 만들어진 장면들은 영화를 '감상'의 대상으로 느끼게 한다. 이 지점에서 <불한당>은 같은 장르의 다른 영화와 분명한 차별점을 획득한다. 특히 교도소 전경을 샅샅이 훑으면서 인물들 간의 권력 관계를 롱테이크로 담은 교도소 장면은 영화의 백미.

전혜진 캐릭터의 새 지평


생애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 참석하게 된 배우 임시완은 지금까지 연기하던 모습들과 달리 이 영화에서 거칠고 '가진 것 없어 용감한' 현수 역을 실감나게 연기한다. 배우가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하나씩 넓혀 가는 걸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건 충분히 흥미로운 일이다.

이름을 가진 여성이 한 명 밖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백델 테스트(성평등테스트)에 통과하기 요원한 영화이나 전혜진이 맡은 캐릭터 천인숙 팀장은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들 앞에 선다. 전혜진은 자칫 진부해질 수도 있는 냉철한 상사 역할을 스스로의 기량으로 돌파해낸다. 천인숙 팀장의 캐릭터에 집중해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한 줄 평: 장르 차별화에 성공. 단 스포는 피해야….
별점: ★★★☆ (3.5/5) 

영화 <불한당> 관련 정보
각본/감독: 변성현
출연: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 이경영
러닝타임: 120분
관람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제작: CJ 엔터테인먼트, 폴룩스(주)바른손
제공/배급: CJ 엔터테인먼트
개봉: 2017년 5월 18일


불한당 설경구 임시완 김희원 전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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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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