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FC서울 윤일록과 수원 삼성 이종성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 FC서울 윤일록과 수원 삼성 이종성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디펜딩 챔피언' FC 서울이 수원 삼성과 벌인 '슈퍼매치' 개막전에서 승리와 함께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서울은 5일 오후 3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라운드 수원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은 수원에서 이적한 이상호의 동점골로 후반전 분위기를 압도했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수원은 전반전 압도적인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후반전에는 기세를 이어 가지 못하면서 승리를 놓쳤다.

FC 서울, 계속되는 수비 불안

서울은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K리그 공식 데뷔전을 치른 수원 김민우가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잡아낸 뒤, 재빠르게 슈팅을 가져가면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로서는 너무나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중앙 수비수 김근환이 김민우를 막고 있었지만, 김민우가 돌아서며 슈팅을 가져가는 과정에서 아무런 방해도 하지 못했다.

전반 18분에는 염기훈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서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서울 오스마르가 볼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면서, 염기훈의 위협적인 슈팅까지 이어졌다. 전반 25분에도 서울 수비진의 실수는 계속됐다. 서울 진영에서 오스마르가 뒤로 넘겨준 패스를 김근환이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고, 이 볼을 조나탄에게 뺏기며 유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내줬다. 다행히 실점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연속되는 수비 실수는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전반 36분에는 염기훈의 날카로운 크로스와 조나탄의 위협적인 슈팅이 나왔다. 페널티박스 안쪽의 조나탄이 볼을 잡고, 슈팅하는 과정까지 서울 선수들은 아무런 방해도 하지 못했다. 만약 염기훈의 크로스가 조나탄의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졌다면, 서울의 골망은 흔들렸을 가능성이 크다.

FC 서울, 여전히 아드리아노가 그립다

떠나간 이에게 미련을 두지 않으려 해도 그게 잘 되질 않는다. 서울의 2017년 3경기를 지켜보면서, 아드리아노와 다카하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이날 서울의 최전방을 책임진 데얀은 여전히 활발히 움직였고, 동료 선수들을 활용하는 이타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그러나 스트라이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득점이다. 데얀은 후반 1분 수원 이정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신화용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아냈지만, 슈팅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데얀의 스피드가 뒤에서 따라온 이정수를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데얀은 이날 단 한 차례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전방에서 완전히 고립됐고, 연계에 신경 썼지만, 역습의 속도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다. 무엇보다 37살이 된 데얀의 신체적 한계를 드러낸 장면이 많았다.

서울이 전반과 달리 후반전에 압도적인 경기 내용을 보였음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이유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전설적인 선수라 해도 세월은 거스를 수가 없는 법이다. 서울이 4위권 진입이 목표라면 상관없지만,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아드리아노 수준의 선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카하기도 그립다

서울은 후반전에 수원을 압도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투입된 주세종과 이석현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전반전에 볼 수 없었던 압박과 전진 패스를 가능하게 했다. 상대와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게 됐고, 전방으로 한 번에 길게 넘겨주는 패스가 아닌 짧은 패스로도 공격이 가능해졌다.

전반전 가장 큰 문제였던 수비도 어느 정도 안정됐다. 수비형 미드필드로 나섰던 오스마르가 중앙 수비로 갔고, 주세종이 수비형 미드필드로 가면서 불안감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주세종이 상대의 전진 패스를 여러 차례 끊어내면서, 수원에 전반전과같이 좋은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은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서울은 수원 진영에서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었지만, 막상 슈팅 기회까지 가져가는 장면은 많지 않았다. 해결사 아드리아노와 더불어 다카하기가 그리워질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후반전 서울을 구해낸 주세종과 이석현이 아주 훌륭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카하기의 '창의성'까지 갖추지는 못했다.

서울에는 드넓은 시야와 공간을 찾아내는 능력,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패스가 필요하다. 측면에서 크로스에 의한 공격을 고집한다면, 수비하는 상대 입장에서는 이보다 고마울 수가 없다.

물론 2017시즌 K리그 클래식은 이제 개막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 서울이 2017년 치러진 3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큰 불안감 안겼다. 그만큼 떠나간 아드리아노와 다카하기를 더 이상 떠올리지 않게 할 수 있느냐가 서울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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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VS 수원 삼성 슈퍼매치 2017 K리그 공식 개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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