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을 끝내고 달콤한 휴식기에 들어간 KBO리그는 최근 시상식이 한창이다. 탁월한 기록으로 올 시즌을 뜨겁게 달군 선수들에게 상을 주며 격려하는 자리다. 하지만 좋은 기록이 있다면 그 대척점엔 불명예뿐인 기록들도 있다. 선수들로서는 숨기고 싶은 기록이다.

 딸의 심장병 치료를 위해 재계약을 포기한 린드블럼

딸의 심장병 치료를 위해 재계약을 포기한 린드블럼 ⓒ 롯데 자이언츠


2016시즌 규정 이닝을 채운 17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지 않은 투수는 '린동원'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던 린드블럼(롯데)이다.

그는 올 시즌 5.2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15시즌 리그 최다인 210이닝 소화의 여파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올 시즌 10승 13패로 부진했던 린드블럼은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딸의 치료를 위해 롯데와 재계약을 포기했다는 메시지를 남겼으며,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빚은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소속팀 피츠버그와 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시즌 최다 패전 공동 1위 5인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시즌 최다 패전 공동 1위 5인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린드블럼의 13패는 리그 최다 패전 기록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박종훈(SK), 지크(KIA), 밴와트, 피어밴드(아래 kt)도 최다 패전 공동 1위인 13패를 기록했다. 린드블럼과 더불어 피어밴드는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되었지만 지크와 밴와트는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에 KBO리그와 작별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재계약에 성공한 LG 소사

재계약에 성공한 LG 소사 ⓒ LG 트윈스


최다 피안타 1위는 258개의 안타를 허용한 소사(LG)다. 그는 규정 이닝을 달성한 17명의 투수 중 피안타율도 0.319로 가장 높다. 121실점도 리그 최다 기록.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진가를 발휘한 소사는 LG와의 재계약에 성공해 KBO리그에서 6년째, LG에서 3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이닝 소화 능력과 함께 가을 잔치의 호투가 재계약의 디딤돌이 되었다.

'홈런 공장장' 피홈런 1위는 역시 린드블럼으로 28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하이 패스트볼의 위력이 작년만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8개의 피홈런 중 20개를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얻어맞았다. 홈 관중 앞에서 실망스러운 순간을 자주 노출했다는 의미이다.

 SK 잠수함 투수 박종훈

SK 잠수함 투수 박종훈 ⓒ SK 와이번스


박종훈은 91개의 볼넷과 23개의 사구로 해당 부문 최다를 기록했다. 리그 최다 패전 공동 1위의 원인을 엿볼 수 있다. 그가 강속구를 앞세우는 파이어볼러가 아니라 언더핸드 투수인 점을 감안하면 최다 볼넷 허용은 의외의 기록이다. 박종훈이 선발투수로 생존하기 위해 풀어야 할 지상 과제는 제구력 보완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린드블럼, 소사, 박종훈은 이렇게 투수 부문 불명예 기록 3관왕에 올랐다.

규정 이닝을 달성한 17명의 투수 중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가 가장 좋지 않은 투수는 지크로 1.68을 기록했다. 일단 지크가 등판하면 출루 허용이 많아 야수들은 피곤한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KIA가 지크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주된 이유 중 하나다.

 리그 최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롯데 셋업맨 윤길현

리그 최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롯데 셋업맨 윤길현 ⓒ 롯데 자이언츠


블론 세이브를 가장 많이 기록한 투수는 김세현(넥센)과 윤길현(롯데)으로 각각 8개를 기록했다. 김세현은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을 보내며 36세이브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최다 블론 세이브가 아쉽긴 하지만 올 시즌 공헌도를 감안하면 크게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윤길현은 4년 38억 원의 FA 계약을 맺은 이적 첫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다. 7승 2세이브 16홀드를 기록했지만 7패 평균자책점 6.00으로 좋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0.304,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는 0.857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윤길현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윤길현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셋업맨 윤길현의 잦은 블론 세이브는 마무리 손승락으로 향하는 롯데의 승리 공식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잉투자의 대표적인 사례인 윤길현의 부진은 롯데가 올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에 나서지 않는 주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최다 폭투 1위는 류제국, 코플랜드(LG), 장현식(NC)으로 나란히 13개를 기록했다. LG 토종 에이스 류제국은 폭투 13개 중 11개가 1회부터 3회에 집중되었다. 경기 초반에 취약한 징크스를 폭투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플랜드는 4월 말 뒤늦게 LG에 합류했지만, 부진을 반복하다 7월 초 퇴출당하였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고작 4경기에만 등판했던 NC 영건 장현식의 많은 폭투에서는 성장통을 느낄 수 있다.

최다 보크 1위는 플란데(삼성)로 4개를 기록했다. 그가 웹스터의 대체 선수로 7월 말에야 KBO리그에 데뷔했음을 고려하면 의외다. 영입 당시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플란데 역시 시즌 후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었다.

[기록 참고: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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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필진 / 정리: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상시모집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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