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시티의 감독 클라우디오 라니에니와 주장 웨스 모건이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가 끝난 후, 영국 프리미어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레스터 시티의 감독 클라우디오 라니에니와 주장 웨스 모건이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가 끝난 후, 영국 프리미어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 연합뉴스/EPA


관중석의 홈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축제 분위기였다. 경기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꽤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선수들은 훌륭한 경기력을 자랑하며 완승을 이끌었고, 3만2140명 홈팬은 마음을 모아 응원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구단 창단 후 132년 만에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그들은 그렇게 기념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이끄는 레스터 시티 FC가 한국 시각으로 8일 오전 1시 30분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에버턴 FC와의 홈 경기에서 간판 골잡이 제이미 바디가 2골을 몰아넣는 맹활약을 펼친 끝에 3-1로 완승을 하고 우승 세리머니의 품격을 높여주었다.

제이미 바디, 득점왕 자리도 노린다

 지난 7일(현지시각), 레스터 시티가 에버턴 FC를 상대로 3-0으로 승리한 후, 영국 킹 파워 스타디움 밖에서 레스터의 서포터들이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첼시와 토트넘이 비기면서, 레스터는 창단 후 첫 영국 프리미어 리그 왕관을 쓰게 됐다.

지난 7일(현지시각), 레스터 시티가 에버턴 FC를 상대로 3-0으로 승리한 후, 영국 킹 파워 스타디움 밖에서 레스터의 서포터들이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첼시와 토트넘이 비기면서, 레스터는 창단 후 첫 영국 프리미어 리그 왕관을 쓰게 됐다. ⓒ 연합뉴스/EPA


지난 3일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던 토트넘 홋스퍼 FC가 첼시 FC와의 맞대결에서 이기지 못하고 2-2로 비겨버렸다. 덕분에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감격스러운 우승이 확정된 레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홈팬들 앞에서 뛰는 마지막 공식 경기를 더욱 영광스럽게 장식했다.

경기 시작 후 5분 만에 레스터 시티의 선취골이 터졌다. 그 주인공은 역시 제이미 바디였다. 오른쪽 옆줄 던지기 공격 기회에서 마레즈의 스로인을 받은 앤디 킹이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이 공을 제이미 바디가 달려들며 오른발 하프 발리 슛으로 차 넣었다.

제미이 바디는 이 선취골도 모자라 65분에 에버턴 수비수 페닝턴의 반칙으로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오른발로 직접 차 추가 골까지 성공시켰다. 이로써 제이미 바디는 리그 24호 골 고지에 올라 득점 랭킹 선두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25골)을 바짝 따라붙게 되었다. 이미 우승팀이 가려진 상황에서 마지막 라운드에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막바지 득점왕 타이틀 경쟁을 지켜보는 재미가 더해진 셈이다.

남은 경기 일정상 1골 뒤지고 있는 제이미 바디가 유리한 것은 아니다. 토트넘 홋스퍼는 2경기를 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38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동시에 열리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제이미 바디는 또 다른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스터 시티의 38라운드 마지막 일정은 오는 15일 오후 11시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첼시 FC와 원정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끝난다.

사실 제이미 바디는 해트트릭까지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다. 70분에 에버턴의 깁슨이 결정적인 반칙을 저지르며 두 번째 페널티킥을 헌납했기 때문이다. 역시 11m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주인공은 제이미 바디였다. 하지만 바디의 오른발 인스텝 킥은 너무 힘이 들어가서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갓 파더 '라니에리'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 에버턴의 대결에서 레스터가 승리한 후, 레스터 감독 클라우디오 라니에리가 프리미어 리그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 에버턴의 대결에서 레스터가 승리한 후, 레스터 감독 클라우디오 라니에리가 프리미어 리그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 연합뉴스/EPA


레스터 시티는 제이미 바디의 멀티 골 이외에도 앤디 킹의 추가 골이자 이 경기 결승 골이 33분에 이어지며 홈팬들에게 우승 감격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도록 실천했다.

골키퍼로 뛴 카스퍼 슈마이켈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전설적인 골키퍼였던 아버지 페터 슈마이켈의 대를 이어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자격을 충분히 입증하는 활약을 펼쳤다. 88분에 케빈 미랄라스에게 만회 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그 전인 58분 로멜루 루카쿠의 가까운 거리 헤더 슛과 74분 브라이언 오비에도의 왼발 중거리 슛도 결코 쉽지 않았다. 슈마이켈은 몸을 날려 두 번의 위기를 모두 쳐냈다.

이로써 레스터 시티는 23승 11무 3패(80점, 67득점 35실점)의 성적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었다. 특히, 그들은 홈 경기를 통해 승점을 42점(12승 6무 1패, 35득점 18실점)이나 따내며 우승 시나리오를 완벽하게 만들었다. 홈 경기 승점 획득률이 가장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 홈 경기에서 단 1패만 기록할 정도로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며 가장 많은 승점을 쓸어모은 것이다.

경기 종료 후 시상식에 걸어 나온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오른팔을 들어 수많은 홈팬을 골고루 가리키며 중앙 무대의 우승 트로피가 팬들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팬들을 우선 생각하는 감독의 인품이 또 한 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더 뜻깊은 순간은 대망의 트로피 전달 순간이었다. 레스터 시티 구단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우승 트로피를 실제로 전달하는 주인공으로 레스터 시티의 오래된 팬을 찾았다. 축구팬들에게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팀이었지만, 132년이라는 창단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구단은 1949년부터 2015년까지 구단의 시즌 티켓을 보유하고 있던 97살의 할머니 글래디스 케니 여사를 찾았다. 건강상의 이유로 그의 손자 스티브 워시가 트로피 수여 임무를 대신 맡았다. 스티브 워시는 감격의 우승 트로피에 짧게 입맞춤한 뒤 주장 웨스 모건에게 힘차게 전달했고 킹 파워 스타디움에는 가장 큰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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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결과(8일 오전 1시 30분, 킹 파워 스타디움-레스터 시티)

★ 레스터 시티 FC 3-1 에버턴 FC [득점 : 제이미 바디(5분,도움-앤디 킹), 앤디 킹(33분), 제이미 바디(65분,PK) / 케빈 미랄라스(88분)]

◇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 승점 및 승률 비교
레스터 시티 총 승점 80점 / 홈 경기 승점 42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2.5%
토트넘 홋스퍼 총 승점 70점 / 홈 경기 승점 36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1.4%
아스널 총 승점 67점 / 홈 경기 승점 37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5.2%
맨체스터 시티 총 승점 64점 / 홈 경기 승점 37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7.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총 승점 63점 / 홈 경기 승점 38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60.3%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총 승점 59점 / 홈 경기 승점 31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2.5%
사우스햄튼 총 승점 57점 / 홈 경기 승점 33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7.9%
리버풀 총 승점 55점 / 홈 경기 승점 28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0.9%
첼시 총 승점 48점 / 홈 경기 승점 23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47.9%
스토크 시티 총 승점 48점 / 홈 경기 승점 25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2.1%
스완지 시티 총 승점 46점 / 홈 경기 승점 29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63%
에버턴 총 승점 44점 / 홈 경기 승점 20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45.4%
왓포드 총 승점 44점 / 홈 경기 승점 23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2.2%
크리스탈 팰리스 총 승점 42점 / 홈 경기 승점 21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0%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총 승점 42점 / 홈 경기 승점 22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52.4%
AFC 본머스 총 승점 42점 / 홈 경기 승점 20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47.6%
선덜랜드 총 승점 35점 / 홈 경기 승점 21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60%
뉴캐슬 유나이티드 총 승점 34점 / 홈 경기 승점 25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73.5%
노리치 시티 총 승점 31점 / 홈 경기 승점 20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64.5%
애스턴 빌라 총 승점 17점 / 홈 경기 승점 11점 / 홈 경기 승점 비율 64.7%
축구 레스터 시티 우승 프리미어리그 제이미 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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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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