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식스맨 프로젝트' 최종 후보에서 탈락한 사람들 중에서 네티즌들이 가장 아쉬움을 표한 이는 유병재였다.

'재능은 있지만 연줄이 없어서 번번히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하는 보통 청년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의견에서부터, '케이블에서 마음껏 뽐낸 끼를 <무한도전>에서는 쟁쟁한 경쟁자들에게 기가 눌러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안타까웠다'는 반응까지. 비록 <무한도전> 식스맨에서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유병재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하나다.

 지난 10일 첫 방영한 tvN <초인시대> 한 장면

지난 10일 첫 방영한 tvN <초인시대> 한 장면 ⓒ CJ E&M


그런 유병재가 방송인이면서도 동시에 작가인 자신의 독특한 정체성을 살려 지난 10일 첫 방영한 tvN <초인시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범하기 그지 없었던 취업 준비생 유병재(유병재 분)가 어느날 갑자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이 생겼다는 것이 첫 회의 주요 내용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초능력이 생긴 이후에도 유병재가 느끼는 현실의 체감은 전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초능력이 생기면 취업도 잘 될 줄 알았고,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던 짝사랑도 이뤄질 줄 알았다. 하지만 몇 시간 전으로 되돌아가 과거 자신을 무시했던 사람들에게 통쾌한 한 방은 날릴 수 있어도 여전히 취업의 문턱을 넘는 것은 역부족이요, 짝사랑은 실패로 마무리된다. 거기에다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모습으로 주위 사람들을 경악하게 하기까지 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좋은 직장에 들어가려면, '슈퍼맨'이 되어야하는 사회. 하지만 초능력이 생기기 이전 병재는 그저 평범한 학생일 뿐이요, 심지어 가난하다. 운좋게 초능력이 생겼다고 하나, 병재는 전혀 기쁘지 않다. 그가 죽자사자 매달리는 취업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니까 말이다.

 10일 첫 방송된 tvN <초인시대>의 한 장면

10일 첫 방송된 tvN <초인시대>의 한 장면 ⓒ CJ E&M


하도 취업 문턱서 미끄러진 탓에 병재는 스스로를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시작한 <초인시대>는 따뜻한 시선으로 병재를 다독인다. 그렇다고 마냥 '아프니까 청춘이다' 식으로 어설픈 위로를 던져주는 것은 아니다. '젊은 날 고생은 사서도 한다'며 이 시대 청년들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사회에게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환자다"라는 말로 따끔한 일침을 아끼지 않는다.

비록 곧 개봉하는 영화 <어벤져스2>처럼 멋진 히어로는 없지만 힘겨워하는 청년 구직자들을 대신해 할 말도 하고, 그들의 울분을 잠시나마 덜어줄 수 있는 현실 맞춤형 초인의 등장. 시대의 아픔과 고통을 병맛 웃음으로 승화시킬 <초인시대>의 다음 회가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권진경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neodol.tistory.com), 미디어스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초인시대 유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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