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언브로큰>의 한 장면

영화 <언브로큰>의 한 장면 ⓒ UPI 코리아


미국의 이탈리아 이민자 루이 잠페리니는 19살에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육상 유망주였습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때 공군으로서 참전했는데 전투기 추락 사고로 47일 동안태평양에서 표류를 합니다. 그리고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던 순간 적국인 일본 해군에게 구조가 되어 전쟁이 끝날 때까지 포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안젤리나 졸리 감독의 영화 <언브로큰>은 루이 잠페리니의 실화를 다룬 작품입니다. 루이 잠페리니는 생존의 과정에서 굶주림과 폭력 그리고 기약 없는 기다림 등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고통을 겪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끝내 생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 또한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영화는 경의를 가지고 루이 잠페리니의 삶을 그려냅니다.

주연을 맡은 잭 오코넬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잭 오코넬은 루이 잠페리니가 망망대해와 포로수용소에서 겪는 고통의 무게를 실감나게 표현해냅니다. 특히,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 앞에서 끊임없이 시험 받는 등장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의 연기에서 우리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신예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만듦새가 완벽한 작품은 아닙니다. 영화의 전개는 투박하고 후반부로 진행이 될수록 극적 긴장감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태평양에서 표류를 하던 전반부에 비해 포로수용소 생활을 하는 후반부 사이에서 나타나는 온도 차이가 그 예입니다. 그러나 배우의 연기가 탁월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생을 포기하지 않는 자세라는 주제의 명확함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루이 잠페리니에게 헌정된 영화로서(그는 2014년 여름에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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