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그동안 만든 작품들 중에는 매력적인 삽입곡들로 영화팬들을 사로잡은 경우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뮤지컬 형식을 빌어 이를 애니메이션 형태로 표현하기 위해선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노래가 반드시 필요했던 것. 

세월이 지나 21세기 들어서는 과거만큼 두드러진 주제곡을 찾기 힘들어졌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노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1937년 디즈니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 이래 지난 76년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삽입곡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 포카혼타스 사운드트랙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 포카혼타스 사운드트랙 ⓒ 유니버설뮤직


◆ 'When You Wish Upon A Star'(웬 유 위시 어폰 어 스타 )

디즈니의 두번째 장편 <피노키오>(1940)에 삽입된 노래로 극 중 베짱이 지미니 크리켓의 목소리를 맡은 클리프 에드워즈가 처음 녹음한 바 있으며, 빌 에반스, 맨하탄 트랜스퍼 등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의 리메이크로 재해석되기도 한 스탠다드 재즈 명곡이다.

이 곡은 후일 디즈니를 상징하는 테마곡으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과거 일요일 아침 국내 TV를 통해 방영되던 디즈니 프로그램의 오프닝을 장식하면서 국내에서도 친숙해진 바 있다.  한편 '웬 유 위시 어폰 어 스타'는 미국 영화학회(AFI) 선정 '영화 역사상 최고의 노래 100곡' 중 7위에 올랐는데 이는 디즈니 작품 중 최고 순위에 해당된다.

◆ 'Someday My Prince Will Come'(썸데이 마이 프린스 윌 컴)

1937년 제작된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삽입된 곡으로 극중 백설공주의 목소리를 맡은 아드리아나 카셀로티가 처음 부른 스탠다드 팝의 고전. 역시 AFI 선정 최고의 노래 100곡 중 19위에 올랐으며 마일스 데이비스, 데이브 브루벡, 챗 베이커 등 내노라 하는 재즈 명인들에 의해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하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 'Under The Sea'(언더 더 씨)

이른바 디즈니의 암흑기를 마감한 걸작 <인어공주>(1989)에 수록된 경쾌한 곡으로 알란 멘킨(작곡)-하워드 애쉬먼(작사) 콤비의 역량이 빛을 발한 명곡 중 하나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지역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칼립소 음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만들어진 노래로 극 중 바닷가재 세바스찬의 테마곡으로 쓰여 인기를 얻었고, 그해 아카데미 어워드 주제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Beauty and the Beast'(뷰티 앤 더 비스트)

1991년 제작된 뮤지컬 판타지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동명 타이틀 곡. 극 중에선 미스 포츠(안젤라 랜스베리 목소리)가 불렀고 엔딩 부분에선 팝 가수 피보 브라이슨과 셀린 디온의 듀엇 버전이 사용되어 빌보드 Hot 100 싱글 차트 9위까지 오르는 인기를 얻었다. 디즈니 삽입곡 답게 '당연히!' 아카데미 어워드 주제가상도 수상. 한편 작사가 애쉬먼은 영화 개봉 7개월 전인 1991년 3월 에이즈에 의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 'A Whole New World'(어 호울 뉴 월드)

애쉬먼의 사망으로 인해 디즈니는 새로운 작사가를 물색하게 되는데 이때 선택된 인물이 바로 팀 라이스였다. '뮤지컬 히트 제조기'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함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캣츠>등의 노랫말을 써온 그의 발탁은 결국 <알라딘>, <라이온 킹>의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A Whole New World'는 극 중에선 레아 살롱가(<미스 사이공>)과 브래드 케인의 버전이 사용되었고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피보 브라이슨, 레지나 벨의 듀엣 버전이 싱글로 발표되어 디즈니 삽입곡으론 사상 최초(이자 마지막)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편 디즈니는 이무렵 각국 언어로 사운드트랙을 제작하는 이른바 '로컬화 전략'을 구사하게 되는데 한국어 버전에선 뮤지컬 스타 남경주, 이정화가 참여한 '아름다운 세상'으로 녹음되었다.

◆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

'써클 오브 라이프'와 함께 디즈니 최고의 히트작 <라이온 킹>에 삽입되어 역시 영화와 마찬가지로 전세계 주요 차트 순위 1위에 오르는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아카데미 어워드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이곡이 수록된 사운드트랙은 미국에서만 1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작사는 전작 <알라딘>에 이어 팀 라이스가 담당했지만, 그동안 음악을 맡은 알란 멘킨 대신 엘튼 존(삽입곡 작곡), 한스 짐머 (스코어 작곡)의 2원화된 체제로 작업이 진행되어 다소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의 대성공을 거뒀다.

◆ 'Colors Of The Wind'(컬러스 오브 더 윈드)

북아메리카 원주민 여인을 소재로 영상으로 옮긴 <포카혼타스>에선 멋진 발라드 곡 '컬러스 오브 더 윈드'가 인기를 얻었다. 극 중에선 주인공 포카혼타스의 목소리를 맡은 주디 쿤이 불렀고  지금은 TV시리즈의 주연급 배우로 활동중인 바네사 윌리엄스가 부른 엔딩 버전이 싱글로 공개되어 빌보드 Hot 100 차트 4위까지 올랐다.

<라이온 킹> 제작에는 불참했던 알란 멘킨이 다시 돌아와 작곡을 맡았고 뮤지컬 <피핀>, <갓스펠>, <위키드>를 만든 스티븐 슈워츠가 처음 디즈니 작업에 참여, 멋진 노랫말을 만들었다. 이곡 역시 아카데미 어워드 주제가상을 받았다. (멘킨의 통산 4번째 수상)

덧붙이는 글 기자의 개인블로그 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포카혼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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