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작문에 필요한 필수 문법이 여기 다 모였다. 재미있는 미국드라마도 보고 명장면 속에 숨어 있는 살아 있는 문법에도 곁눈질 할 수 있는 시간. 매력적인 캐릭터, 탁월한 작법, 멋진 주제에 감명 받았다면 벅찬 마음을 영어로 표현해봅시다. <기자 주> [편집자말]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한번 내뱉은 말은 돌고 돌아 어디로 갈지 모른다. 특히 누군가에 대해 험담을 하는 순간, 그 말이 욕하는 대상에게도 전달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상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말을 LTE 급으로 빠르게 전달하는 방법이 있었으니, 그것은 괴짜 과학자 쉘든(짐 파슨스 분)을 축으로 개성 만점 과학자들의 좌충우돌을 보여주는 미국드라마 <빅뱅이론7> 에피소드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루도 조용하게 지내는 일이 없는 쉘든이 또 사고를 쳤다. 바로 하워드(사이먼 헬버그 분)가 아내 베르나데트(멜리사 라우치 분)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각색해 베르나데트에게 전달한 것. 당사자야 황당 그 자체겠지만 시청자는 그저 재밌다.

 입 싼 쉘든 때문에 부부싸움 중인 하워드와 베르나데트

입 싼 쉘든 때문에 부부싸움 중인 하워드와 베르나데트 ⓒ CBS


쉘든의 여자친구 에이미(메임 비알릭 분)는 쉘든의 직장에서 새로운 프로젝트 맡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특별히 나쁠 게 없던 쉘든은 그런 그녀를 지지한다.

그런데 하워드의 말 한마디에 쉘든은 갑자기 에이미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밥 먹는 게 부담스러워진다. 바로 집에서도 보는 아내 베르나데트를 직장에서까지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이 말은 쉘든에 의해 왜곡되어 베르나데트에게 전달된다.

다음 상황은 이런 말이 어떻게 한 사람의 기분을 망치는 지, 더 나아가 베르나데트와 하워드 부부의 평온했던 삶을 어떻게 어지럽히는지 잘 보여준다.

쉘든 : "But that was before Howard explained to me how awful it would be if he had to work with his significant other. (그런데 하워드가 설명해 주더라. 중요한 사람이랑 같이 일하는 게 얼마나 끔찍한지 말야.)"


베르나데트 : "He said what? (뭐라고?)"

쒤든 : "Now, don't be insulted. (나쁘게 생각하지 마.) He just thinks too much of you would be mind-numbingly tedious. (하워드는 널 너무 많이 만나는 게 싫증난다는 거니까)"


베르나데트 : "Excuse me, I need to have a chat with my husband. (실례할게. 난 남편이랑 대화가 필요해서~.)"

쉘든 : "Yeah, well, now, well... keep it short. (그래 알았어. 빨리 끝내.)"

 [English! English!]
'to 부정사'를 목적어로 취하는 동사 need 편

쉘든이 큰 일을 저질렀다. 하워드가 무심코 뱉은 말을 곧장 그의 부인 베르나데트에게 옮긴 것. '너무 자주 보면 질릴 수도 있다'는 말을 옮기다니. 그 말을 듣자마자 베르나데트가 흥분해서 다음 말을 내뱉는 것을 보니 상처 제대로 받은 듯하다.

Excuse me, I need to have a chat with my husband.

이것은  I(주어)+ need(동사) + 목적어 + 전치사구로 요약될 수 있는데
이렇듯 "to+원형동사"(명사)를 목적어로 갖는 동사는 한정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need이다.

need를 이용해 사고뭉치 쉘든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다.

Sheldon, you need to think before speaking.

이후 쉘든은 베르나데트와 하워드가 오해를 푸는 과정에도 참견해 일을 더 꼬이게 한다. 다음은 쉘든이 저지른 일을 수습하느라 정신없는 하워드와 그에게 울분을 터트리며 묻는 베르나데트의 대화 사이에 사실을 정확하게 규명해 전달하겠다는 사명을 지닌 쉘든의 행동이 곁들여져 웃겨버린 장면이다.

하워드 : "No, no, listen to me. Sheldon misunderstood. (아냐 들어봐. 쉘든이 오해한 거야.) What I meant was, if we worked together, there'd be too much of me for you, not the other way around. (내가 말한 건, 우리가 함께 일하면, 널 향한 내 마음이 너무 많아진다고, 다른 뜻이 아냐.)"

쉘든 : "Howard, if you're going to lie to your wife, don't start the sentence with "Sheldon misunderstood." (하워드, 거짓말 할거면, "쉘든이 오해했다"라는 말로 시작하면 안 되지.) That's a dead giveaway.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

베르나데트 : "Well? (그래서?)"

하워드 : "Okay, fine. (알았어.) I did say that, and I think it's true. I think if we worked together and lived together, we'd get sick of each other. (그 말을 했고 그렇게 생각해. 우리가 일도 같이 하고 살기도 같이 살면, 서로에게 싫증이 날 거야.)"

쉘든 : "Yeah, but to be fair, he only said the part about him getting sick of you. (사실대로 말하면, 서로가 아니라 쟤가 싫증날 거라고만 말했어.)"

어쨌거나 에이미는 쉘든의 직장에 입성해 일하고 예상과 다르게 쉘든은 에이미와 함께 일한 사람들이 못내 신경 쓰인다. 호호거리며 밥을 먹는 에이미의 모습도 신경 쓰이고, 급기야 실험 중인 에이미의 방에도 불쑥 들어간다. 직장에서는 함께하지 말자는 그의 의지는 어디로 갔는지.

 에이미가 보고 싶어 그녀의 실험실에 온 쉘든

에이미가 보고 싶어 그녀의 실험실에 온 쉘든 ⓒ CBS


사랑과 재채기는 숨길 수가 없다던데 하워드와 베르나데트 부부에게는 폭탄만 던져두고 정작 자신은 에이미와 함께 회사에 있는 형상이라니... 그러니 사람은 모름지기 확언하면 안된다. 뒤에 무슨 일이 펼쳐질 줄 알고. 세상은 이렇듯 예상치 못한 사건의 연속이라는 점이 재밌다.

대화를 통해 하워드와 베르나데트의 관계는 좀 더 깊어질 테고, 쉘든 역시 에이미를 향한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으니 두 커플에게 아주 나쁜 해프닝은 아니었을 듯싶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SNS, 블로그(http://blog.daum.net/journal02, http://blog.naver.com/journal02)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빅뱅이론7 에피소드5 쉘든 에이미 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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