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작문에 필요한 필수 문법이 여기 다 모였다. 재미있는 미국드라마도 보고 명장면 속에 숨어 있는 살아 있는 문법에도 곁눈질 할 수 있는 시간. 매력적인 캐릭터, 탁월한 작법, 멋진 주제에 감명 받았다면 벅찬 마음을 영어로 표현해봅시다. <기자 주> [편집자말]
 미국드라마 <빅뱅이론>의 쉘든(짐 파슨스 분)

미국드라마 <빅뱅이론>의 쉘든(짐 파슨스 분) ⓒ 미국 CBS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괴짜 과학자 쉘든(짐 파슨스 분)을 중심으로 개성만점 과학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사건 등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미국드라마 <빅뱅이론>은 현재 인기몰이 중이다. 그 중 쉘든은 어디로 튈지 모르기에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쉘든에게는 독특한 면이 있다. 자신이 수세에 몰렸다 하면 어떻게 하든 '복수'를 한다는 점. 그런데 그 방식은 무시무시하기보다는 귀엽고 깜찍하다. 쉘든이 워낙 순수하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서 그러려니 생각이 들지만 가끔은 복수를 하는 도중에 보이는 그의 지적 수준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만큼 예술에 대한 조예도 깊고 지식 수준도 꽤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기 때문. 때론 그가 복수한답시고 하는 행동은 초딩이나 할 법한 순수한 장난으로 모성본능을 자극하기도 하니 아이러니하다. 이 정도면 <빅뱅이론> 재미의 대부분은 쉘든에게 빚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쉘든과 에이미(메임 비알릭 분)는 단짝친구 같이 친한 연인이다. 그들은 취미를 공유하고 지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내는 중이다. 이번에도 쉘든은 자신이 좋아하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1편 <레이더스-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Raiders of the Lost Ark)>(1981)를 그녀에게 보여 주며 자신이 아끼는 것에 대한 기쁨을 함께 나누려 한다.

그런데 에이미가 그만 실수를 했다. 바로 이야기의 허점을 짚어낸 것. 그것은 바로 영화에서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가 있으나 없으나 사건은 시작되고 끝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아니 오히려 주인공 때문에 바로 일이 해결될 것을 더욱 꼬이게 만든 점을 짚어낸 것.

그저 지나가듯 말하는 에이미의 한마디에 무너지는 쉘든.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아니지. 쉘든은 곧 일어나 복수를 꿈꾼다. 바로 에이미가 아끼는 소설, 비디오, 카툰 할 것 없이 이야기 허점을 찾아내려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을 거쳐 연재만화 <마마듀크(Marmaduke)> <가필드(Garfield)>에 이르기까지 눈을 부릅뜨고 칼날을 들이대며 이리저리 허점을 파헤쳐보지만 실패하고 마는 쉘든.

 쉘든과 에이미가 함께 <초원의 집>을 시청하는 모습

쉘든과 에이미가 함께 <초원의 집>을 시청하는 모습 ⓒ 미국CBS


그러다 어느 날 에이미에게 그녀가 아끼는 TV시리즈 <초원의 집(Little House on the Prairie)>을 함께 볼 것을 권유한다. 아니, 드디어 쉘든은 <초원의 집>에서 허점을 찾아냈나 보다.

이런 일을 전혀 알 길 없는 에이미는 쉘든과 함께 쇼파에 다정히 앉아 초원의 집을 시청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건 뭐 비디오를 시청하는 건지, 비디오를 비평하려 왔는지, 처음 시작부터 10초 간격으로 비디오를 비평하며 에이미를 괴롭히는데...

You see that cabin there? (저 통나무집 보이지?)
I read they were illegally squatting on Indian land. (내가 읽었는데, 인디언 땅에 불법으로 무단 점유하고 있는 거야.)

Personally, I think what we did to the Native Americans was wrong, but this is your favorite show, not mine. (개인적으로 그들이 인디언들한테 잘못했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것은 네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니까)

Oh, look at little Laura Ingalls, eating that peanut butter sandwich. (오! 작은 '로라 잉갈'(등장인물) 봐봐.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먹고 있네.)
Peanut butter?! (땅콩버터?!)
That's strange, since peanut butter wasn't introduced until the early 1900s, If I knew this show was about time travel, I would have watched it. (이상하네. 땅콩버터는 1900년도 초반까지 없었는데, 이 프로가 시간여행에 대한 것인 줄 진작 알았더라면, 내가 진작에 봤을 텐데 말야.)

 [English! English!]
수동태 편

쉘든이 에이미를 골려 주려고 공부를 많이 했네요. TV시리즈 <초원의 집> 배경은 1870년대 미국 서부로 당시에는 땅콩버터가 없었다고 말하면서 작품에 허점이 있다고 다음과 같이 에이미를 공격했습니다.

That's strange, since peanut butter wasn't introduced until the early 1900s.

그런데 문장을 보아하니 평소 봐왔던 형태와 너무 다르네요. 보통 주어에는 사람이 오는데 여기에는 땅콩버터 즉, 사물이 주어로 나왔어요. 이렇게 쓰인 이유는 누가 소개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언제 땅콩버터가 소개되었느냐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랍니다.

'~한 행위를 당하게 됨'을 나타내는게 수동태죠. 이 문장에서 생략된 것은 (by people)입니다. 사람들에 의해 땅콩버터는 1900년초 이후에 소개된 거죠. 하지만 사람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땅콩버터가 언제 소개되었느냐가 더 중요하므로 수동태(be+p.p)를 써 표현한 것입니다.

쉘든 말대로 1900년초까지 땅콩버터는 소개되지도 않았는데 1870년대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그린 <초원의 집>에서 어떻게 땅콩버터가 나오느냐 딴지를 걸 수 있는 것이지요.

쉘든 말대로라면 수동태(be+p.p)
이용해 이렇게 말해볼 수 있어요.
Peanut butter was introduced after the early 1900s.


맙소사, 에이미는 이내 쉘든의 다친 마음을 알아채고 자기도 모르게 그에게 상처준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하지만 사과는 사과고, 쉘든은 준비해온 모든 것을 에이미에게 다 쏟아 붓는다. 그 중 다음과 같이 <가필드>에 대한 비평도 포함되어 있다.

But not as good as I'm going to when I tell you that your precious Garfield has no reason to hate Mondays.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가필드가 월요일을 싫어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를 안 할 정도는 아냐.)

He's a cat. He doesn't have a job. (걔는 고양이라고! 직업도 없고.(그래서 월요일을 싫어할 이유가 없어))

작품에 대해 이러저러한 해프닝을 보며 다시 한 번 작품을 써내는 것에 대한 작가의 고충이 느껴진다. 어떤 작품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면 그 작품은 그 자체로 훌륭한 법. 작품을 공들여 허점없이 만드는 것도 작가가 지향해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만 말이다.

작은 허점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상까지 방해하는 것은 잔인하다. 쉘든은 순수하기에 한마디 말로 환상을  깨부신 것에 대한 상실감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니 인디아나 존스에 대한 평에 대해 It was very entertaining despite the glaring story problem. (흥미진진한 영화였어. 너무나 눈에 띄는 이야기 오류만 빼면.)와 같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쉘든처럼 반박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무작정 비판만 하기보다는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주인공이 꼭 똑똑하고 훌륭할 필요는 없다고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SNS,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쉘든 빅뱅이론 7시즌 에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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