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시민기자들의 리뷰나 주장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물론 그 어떤 반론도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가수 강타가 MBC <나 혼자 산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타의 출연은 방영 전부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강타가 <나 혼자 산다>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인국이 완전 하차가 아니라 잠정 하차인 마당에 새로운 인물을 굳이 넣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많았다.

강타는 5일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강타는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할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른 출연자와 마찬가지로 연예인이고 혼자 산다. 시청률도 상승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강타보다는 김제동이 이 프로그램에 어울린다는 목소리를 낸다. 왜 강타는 이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걸까.

 <나 혼자 산다>에 첫 출연한 강타

<나 혼자 산다>에 첫 출연한 강타 ⓒ MBC


강타는 첫 회에서 자신의 집이 전세라는 것을 고백하며 초라한 자취 생활을 공개했다. 라면을 끓여 끼니를 해결하는 그에게 '삼성동 꽃거지'라는 캐릭터도 부여되었다. 시종일관 수더분하고 평범한 모습을 강조하며 혼자 사는 남성의 애환을 그리려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은 여전히 그의 출연에 못마땅한 시선을 던진다. 그것은 강타가 <나 혼자 산다>의 출연자들과는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멤버들은 모두 독특한 캐릭터가 있다. 노홍철은 말할 것도 없고 예능에서 드문 얼굴인 이성재나 김광규마저 각각 기러기 아빠나 노총각 캐릭터를 갖고 있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서인국은 지저분한 방을 공개하며 노홍철, 데프콘 등과 대비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혼자 사는 남자의 '애환'을 가진, 불쌍한 캐릭터를 표현했다. 그것이 의도되었던 그렇지 않든 간에 그들에 대한 동정심이 느껴지는 순간 그들은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혼자 사는 남자의 고민과 아픔이 웃음 속에서 차근차근 설명되는 과정은 상당히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시청자는 그들의 진실된 모습을 보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들이 점점 더 불쌍해질수록 흥미도 증가한다. 

김제동은 이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남자로 여겨진다. 그는 노총각인데다가 시청자의 동정심을 자극할 여지가 많은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하늘에 떠 있는 스타가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는 친근함. 시청자는 그것을 화면에서 보길 원한다.

 <나 혼자 산다>에 고정 멤버로 합류한 강타와 일회성으로 출연했던 김제동

<나 혼자 산다>에 고정 멤버로 합류한 강타와 일회성으로 출연했던 김제동 ⓒ MBC


그러나 강타의 이미지는 이들과 다르다. 그룹 H.O.T로 화려하게 데뷔한 것도 그렇지만, 이후의 스토리 역시 다른 H.O.T 멤버들과는 차별화된다. 강타는 현재 우리나라의 대형 연예 기획사 중 하나인 SM엔터테인먼트의 이사다. 그동안 그의 인생은 동정심이나 측은함보다는 성공적이고 화려하게 그려졌다. 그가 아무리 라면을 끓여 먹고 집이 전세라는 사실을 밝혀도 이미지 탓에 그의 행동은 진심 어리게 보이지 않는다. 설사 그것이 진실이라도.

물론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은 모두 일반인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나 혼자 산다>에서 시청자는 그런 연예인의 모습을 좇지 않는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그들이 보여주는 삶의 단면이다. 그래서 성공했지만 녹록지 않은 삶 때문에 힘들었거나 차라리 아직 예능에 익숙지 않은 신선한 얼굴이라면 시청자는 더 쉽게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강타는 어느 쪽에서도 속하지 않는다.

 단순한 꽃거지 콘셉트 이상의 강타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꽃거지 콘셉트 이상의 강타만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 MBC


강타는 이제부터 <나 혼자 산다>에서 스토리와 캐릭터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성재가 기러기 아빠의 단면을 조명했듯, 강타 역시 단순히 혼자 사는 남자가 아니라 혼자 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애환을 보여주어야 한다. 단순한 꽃거지 콘셉트로는 환영받기 힘들다.

시간이 지나고 강타의 모습이 익숙해 질 때쯤이면 논란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강타의 예능 출연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틀에 박힌 일상으로는 안 된다. 강타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는 것이다. 남들과 같을 수 없다면 차라리 그 다른 점에서 오는 '혼자 사는 남자'의 매력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강타 김제동 나 혼자 산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